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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기 좋은 세상 만든다더니…속초시 출산장려금 중단 왜?

출산장려 이미지. 중앙포토

출산장려 이미지. 중앙포토

 
“저출산 시대 아이 낳기 좋은 세상 만들겠다며 만든 출산장려금을 중단하다니요….” 

속초시 최대 360만원 지원 출산장려금 2015년부터 중단
출산 장려금 없앤 후 지난해 신생아 전년비해 107명 줄어
속초시, "새로운 출산 장려정책 마련 중"
인천시 재정난 이유로 출산장려금 중단했지만 내년에 부활
해남군 지난해 합계출산률 2.42로 5년 연속 전국 최고 기록
전남 장흥군 출산장려금 넘어 결혼장려금 제도까지 도입해

 
강원도 속초시에 사는 김하나(32·여)씨의 얘기다. 그는 셋째 아이를 낳을 계획을 갖고 있지만, 자치단체가 주는 장려금이 없어 출산 시기를 고민 중이다. 
 
김씨는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출산장려금을 만들어 놓고 몇 년만 운영하다 없애면 어떡하냐”며 “출산장려금이 아이를 낳은 가정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속초시가 최대 360만원까지 지원하던 출산장려금 지원을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제12회 건강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 중앙포토

지난 7월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제12회 건강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 중앙포토

 
기록적인 저출산 시대에 늘려도 부족한 장려금을 없앤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과 실제 효과를 고려할 때 어쩔 수 없었다는 시의 주장이 맞선다. 이런 가운데 속초시는 새로운 출산장려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속초시는 2006년부터 출산장려금을 지원했다. 둘째 아이 출산 시 매월 10만원씩 1년간 120만원, 셋째 이상은 매월 10만원씩 3년간 360만원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2015년부터 슬그머니 없앴다. 출산율이 오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속초 지역 신생아 출생은 2010년 694명, 2012년 643명, 2014년 609명 등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시의 설명과 달리 일각에서는 출산장려금 지원 중단이 출산율 저하를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원이 중단된 2015년 신생아 출생은 644명이었지만 지난해엔 537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다. 
논란이 됐던 한국생산성본부 공모전에서 뽑힌 출산장려 포스터. ‘하나는 부족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누렇게 시든 외떡잎과 싱싱한 쌍떡잎 새싹을 대조적으로 배치했다. 금상을 줬다가 거센 비난에 취소했다.

논란이 됐던 한국생산성본부 공모전에서 뽑힌 출산장려 포스터. ‘하나는 부족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누렇게 시든 외떡잎과 싱싱한 쌍떡잎 새싹을 대조적으로 배치했다. 금상을 줬다가 거센 비난에 취소했다.

 
이런 가운데 속초시는 최근 새로운 출산장려책 마련에 나섰다. 속초시 관계자는 “현재 건강검진비와 출산준비금·산후조리비·출산장려금을 통합해 첫째 아이를 출산하면 50만원, 둘째 70만원, 셋째 이상은 1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례 개정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출산장려금을 없앤 지자체가 속초시만은 아니다. 2011년 출산장려금을 도입했던 인천시는 재정난 속에 지난해 지원을 중단했다. 인천시는 재정 상황이 나아지면서 내년부터 출산장려금을 부활시킬 예정이다. 
 
인천시는 내년 1월부터 아이를 낳은 모든 가정에 출산축하금으로 1명당 50만원을 지원한다.
 
속초나 인천처럼 출산장려금을 중단한 곳도 있지만, 현재 전국 상당수 지자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서 셋째 자녀를 낳으면 최대 1억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의원발의 조례 개정안이 부결됐다. [중앙포토]

경기 성남시에서 셋째 자녀를 낳으면 최대 1억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의원발의 조례 개정안이 부결됐다. [중앙포토]

 
기초단체 226곳 가운데 94%가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지난 8월 경기도 성남에서는 셋째 아이 이상 출산 가정에 1억원의 장려금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이 한 시의원의 조례 개정으로 추진됐지만, 재정 부담과 포퓰리즘 논란 끝에 무산되기도 했다. 
 
전남 장흥군은 지난 10월부터 혼인 신고를 하면 세 번에 걸쳐 최대 500만원을 주는 결혼장려금 제도까지 도입했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라는 점에서 착안한 정책이다.  
 
오종수 충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산장려금이 출산율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애를 날까 말까 고민하는 젊은 부부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첫 아이부터 과감하게 출산장려금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남 해남군은 출산장려금 지원이 출산 증가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해남군은 200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출산 정책 전담팀을 꾸린 이후 첫째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은 720만원을 분할 지원하고 있다. 
'출산장려 국민운동본부' 발족식. 중앙포토

'출산장려 국민운동본부' 발족식. 중앙포토

 
난임 부부를 위해 시술비 본인 부담금 지원, 셋째 이상 건강보험료 지원, 건강관리사 본인부담금 지원, 임신부 초음파 검진비 지원 등도 하고 있다. 이런 지원 속에 지난해 해남군의 합계 출산율은 2.42명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5년 연속 1위다.  
 
김연경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산장려금 지원 대상이나 금액이 자치단체 별로 일정하지 않고 형식적인 경우도 있다”며 “실제 지역민에 도움 되는 정책이 무엇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속초·인천·해남·성남=박진호·최모란·김호·김민욱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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