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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청소년 성교육, 등하굣길 안전 문제…5가지 이슈 함께 풀어봐요

지난달 21일 첫 발걸음을 뗀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기대와 설렘 가득했던 첫 만남을 앞서 소개해드렸죠. 이후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두 번째, 세 번째 워크숍을 갖고 어떤 문제를 함께 풀어갈지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슈와 주제에 따라 팀 구성도 새로 했어요. 주제를 선정하고 문제를 정의해가는 과정에서 열띤 토론도 벌어졌답니다. 토요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집을 나섰지만 강의장에서만큼은 눈빛이 살아났던 참가자들. 이들 사이에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워크숍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로의 별명을 기억하는 게임을 하며 조금 더 가까워졌다.

워크숍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로의 별명을 기억하는 게임을 하며 조금 더 가까워졌다.

두 번째 워크숍이 열린 건 지난달 28일이었어요. 일주일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 중앙일보 서소문 사옥에 모였습니다. 이날은 윤신혁 일산대진고 교사(철학·윤리)가 길잡이가 돼주었어요. 윤 교사는 “독서와 진로, 논술 교육을 통합해서 가르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부터 고민해왔는데,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가 바로 그 대안에 가장 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를 진정으로 가르칠 수 있는 건 나 자신이므로 늘 부족함을 깨닫고 배우며 채워가야 한다”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했어요.
 
참가자들은 일주일 동안 준비해온 공감 영상을 하나씩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대해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짧은 영상을 만들어오는 것이 지난주의 과제였거든요. 다른 사람들도 그 문제에 공감하고 동참하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를 점수로 나타내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기면 좋을까요?” 윤 교사의 물음에 여기저기서 대답이 튀어나왔습니다. “실현 가능성이요.” “실생활에서 우리가 겪는 문제인가 하는 거요.” “다수가 누릴 수 있는 공익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해요.” “참신성도요.” 윤 교사는 “모두 좋은 대답”이라고 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2회차 워크숍에서는 윤신혁 일산대진고 교사가 길잡이로 나섰다. 윤 교사는 "호수 전체에 물결이 퍼져나가려면 '돌을 어디에 던져야 하는가'라는 고민부터가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2회차 워크숍에서는 윤신혁 일산대진고 교사가 길잡이로 나섰다. 윤 교사는 "호수 전체에 물결이 퍼져나가려면 '돌을 어디에 던져야 하는가'라는 고민부터가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죠. 이미 해결이 됐다면 더는 ‘문제’가 아닙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열리지 않는 문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세상의 모든 문제는 새로운 방법, 창의적인 방법을 요구해요. 그렇다면 창의성은 무엇일까요? 저는 창의성을 심층성과 다각성, 독창성으로 구분해볼까 해요. 심층성은 빙산의 수면 아래 잠긴 부분까지 들여다보는 것이고, 다각성은 코끼리를 만지는 장님이 여러 각도로 둘러가며 다양하게 만져보는 것과 같아요. 독창성은 기존의 방법과 차별화되는 변별성이 있는가 하는 겁니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친구들의 영상을 살펴볼까요.” 
 
첫 번째 타자는 안산디자인문화고 팀이었습니다. 교실 안에서 일어난 문제를 보여주는 영화 속 한 장면과 방송 뉴스, 신문 기사 내용 등을 정리해 우리나라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짚는 영상을 준비해왔죠. 인성교육진흥법이라는 것이 제정됐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어 인성이 또 하나의 평가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영상 내용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이어졌어요. “실제로 경험하고 직접 공감한 문제인가요?”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대들거나 욕설을 사용하기도 하고 교과서도 꺼내놓지 않은 채 엎드려 자거나 떠드는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황들이 인성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학교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했을 때 공통으로 해주신 말씀도 학생들의 인성 문제였고요.”
 
청소년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제기한 안산디자인문화고 팀.

청소년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제기한 안산디자인문화고 팀.

수성고 팀은 버스를 이용하면서 느낀 불편한 점을 문제로 가져왔습니다. 내가 탈 버스가 아닌데 내 앞에 와서 서거나 정작 타야 할 버스는 정류장을 그냥 지나쳐가기도 한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버스가 정차하자마자 서로 타려고 뒤엉켜 무질서해지기도 하고요. 새치기하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우리는 청소년인데 과연 버스 시스템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참가자들의 질문에 수성고 팀은 “힘을 모아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면 가능할 것”이라면서 “시스템을 개선하면 사람들의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함께 고민해보자”고 호소했습니다. 
 
여강고 팀은 학교 앞 등하굣길의 불편함에 대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여강고 팀은 학교 앞 등하굣길의 불편함에 대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이어 여강고 팀은 여강고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너무 위험하다며 실제 학교 앞 도로와 통행로를 촬영해왔어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어두운 길을 걷다가 다친 친구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창덕여중 팀은 대중매체에 보이는 성 고정관념의 문제를, 원광고 팀은 학교 성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었어요. 청심국제중 팀은 비 오는 날 지하철에서 우산을 처리하기 곤란한 점과 운전 중 흡연의 위험성을 문제로 제기했고, 안양지역연합 팀은 학생들을 위한 안전교육이 부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세번째 워크숍 '공감지수를 높여라'  
참가자들이 평가한 ‘공감지수’는 세 번째 워크숍에서 공개됐어요. 하지만 점수가 중요한 건 아니겠죠.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보강이 필요한 부분을 점검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임세은 씨타임(C-time) 공동대표는 “영상을 만들면서 벌써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나 실행 단계를 고민한 팀들도 보이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해결책·아이디어보다 공감대 형성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어요. 참가자들은 내가 제시한 문제와 다른 팀의 문제들을 나란히 후보에 놓고 정말 해결하고 싶은 주제가 뭔지 결정했습니다. 그 결과 이번 프로젝트에서 함께 고민해볼 이슈는 다섯 가지로 좁혀졌어요. 바로 ▲청소년 인성교육(안양지역연합·안산디자인문화고) ▲버스정류장의 불편(수성고) ▲청소년 성교육(창덕여중·원광고) ▲등하굣길 안전(여강고) ▲지하철 내 우산 처리(청심국제중) 문제입니다. 
 
3회차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각자 해결하고 싶은 이슈와 그 이유를 적어봤다.

3회차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각자 해결하고 싶은 이슈와 그 이유를 적어봤다.

새로 구성된 팀들은 함께 모여 앉아 우선 하나의 문장으로 문제를 정의해봤어요. ‘등하굣길이 어두워서 위험해요’, ‘인성교육이 형식적이고 평가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요’와 같이 명료하고 단순한 문장으로 표현해보는 거죠. 그리고는 다음 단계인 ‘공감 플랜(plan)’을 짜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해당 이슈를 더 자세히 관찰하고 들여다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건데요.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며 문제를 파악해나가는 거예요. 이를 위해 문제 이슈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특징(WHO), 그들이 갖는 욕구와 겪고 있는 문제(WHAT), 이유·원인·해석(WHY)을 분석했습니다. 팀원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의견을 나누며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때론 열띤 토론도 했죠. 
 
문제 이슈를 더욱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WHO·WHAT·WHY'를 분석하는 것이 도움된다.

문제 이슈를 더욱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WHO·WHAT·WHY'를 분석하는 것이 도움된다.

임 대표는 이슈 분석에 유용한 ‘5 WHY’ 사고법을 참가자들에게 제시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진짜 원인을 들여다보기 위해 ‘왜?’라는 질문을 다섯 번에 걸쳐 던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고드는 거예요. 예를 들면, ‘교실 바닥이 지저분하다’는 문제에 대해 ‘왜 그럴까?’ 질문을 던져서 ‘학생들이 물을 많이 흘린다 -> 학생들이 물을 들고 이동을 많이 한다 -> 교실 정수기 앞에 마실 공간이 없다 -> 정수기가 교실 구석에 있다’와 같이 원인을 찾아가는 겁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문제 상황의 원인을 사람 중심으로 탓하거나 쳇바퀴 돌듯 생각이 흘러가선 안 된다는 점이에요. ‘학생들이 청소를 안 함 -> 선생님이 얘기를 안 함 -> 학생들도 얘기를 안 함 -> 선생님이 묻지 않음’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팀별로 해결하고자 하는 이슈에 관해 토론하고 생각을 나눴다.

팀별로 해결하고자 하는 이슈에 관해 토론하고 생각을 나눴다.

참가자들은 이날 세운 계획을 토대로 앞으로 2주 동안 문제를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질문을 하고 무엇을 알아올 것인지 열심히 고민해야겠죠. 실제로 관찰하고 인터뷰한 내용은 다음 워크숍에서 공유할 예정이에요. 각자 ‘인증샷’도 찍어오기로 약속했고요. 참가자들이 어떤 이야기들을 가지고 올지 벌써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네요. 
 
글·사진=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5 WHY’의 미국 제퍼슨 독립기념관 사례
문제 : 건물 외벽의 손상이 심해 해마다 큰 비용을 들여 새로 페인트칠을 해야 한다.  
1 WHY 왜 외벽의 부식이 심한지 생각해보니 비누 청소를 자주 하기 때문이었다.  
2 WHY 왜 비누 청소를 자주하는지 물어보니 비둘기 배설물이 많이 묻어서였다.  
3 WHY 왜 비둘기 배설물이 많은지 생각해보니 비둘기의 먹잇감인 거미가 많아서였다.  
4 WHY 왜 거미가 많은지 알아보니 불나방이 많아서였다.  
5 WHY 불나방이 많은 이유는 실내전등을 주변보다 일찍 켜기 때문이었다.  
결론 : 외벽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해법은 불나방의 활동시간인 오후 7시 이후에 실내전등을 켜는 것이다. 
 
(소년중앙)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2-3회차 워크숍 현장 (사진=최은혜 기자)

(소년중앙)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2-3회차 워크숍 현장 (사진=최은혜 기자)

(소년중앙)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2-3회차 워크숍 현장 (사진=최은혜 기자)

(소년중앙)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2-3회차 워크숍 현장 (사진=최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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