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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1대당 40만~60만원… 불법대출 일당 무더기 검거

대전에 사는 직장인 박모(34)씨는 급전이 필요했다.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박씨는 대부업체를 찾았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한 휴대전화 이용 불법대출 관련 물품.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한 휴대전화 이용 불법대출 관련 물품. 신진호 기자

 

신용불량자 명의로 개통 후 최신형 단말기 해외로 팔아넘겨
유통한 휴대전화만 6786대, 관련자 252명 적발해 형사 입건
유심 기기일련번호 복제한 뒤 3개월간 통화량 유지하는 수법

박씨는 대부업체에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1대당 40만~6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최대 4대까지 개통이 가능해 한 번에 160만~240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대부업체는 자신들과 거래하는 불법 휴대전화 도·소매업자에게 박씨를 소개했다. 박씨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고 휴대전화 1대를 개통하는 조건으로 60만원을 받았다. 박씨가 개통한 휴대전화는 아이폰으로 출고가만 110만원이 넘는 최신 기종이었다. 
 
도·소매업자인 이모(42)씨는 박씨의 명의를 휴대전화 대리점에 넘겨주고 전화를 개통했다. 대리점에서 받은 휴대전화 유심 IMEI(기기일련번호)는 노트북을 통해 복제한 뒤 구형 휴대전화에 끼워 넣었다. 이른바 ‘찌’라는 복제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이 방법을 통하면 불과 1~2분 이내에 1개의 전화번호에 두 대의 전화기가 만들어진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가 휴대전화 이용 불법대출 압수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가 휴대전화 이용 불법대출 압수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개통 과정을 거친 새 휴대전화는 다시 포장해 1대당 80만원을 받고 수출업자에게 넘겼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고속버스 화물을 이용, 서울과 수원·인천 등에 있는 수출업자에게 전달했다. 이런 수법으로 이씨 등 도·소매업자들이 팔아넘긴 휴대전화는 67986대에 달했다. 이들이 챙긴 수익만 15억원에 이른다.
 
이씨 등은 불법 개통 사실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3개월간 통화하도록 했다. 직원과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하루에 3~4통화씩 서로 주고받는 수법이었다. 3개월간 일정 수준의 통화량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통통신사에서 대리점에 지급하는 보조금과 장려금을 회수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씨 등은 휴대전화 불법 개통 사실이 드러나 이동통신 3사로부터 1억8000만원가량을 환수 조치당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휴대전화 불법유통 범죄 흐름도. [사진 대전경찰청]

휴대전화 불법유통 범죄 흐름도. [사진 대전경찰청]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목돈을 손에 쥔 박씨 등 가입자는 매달 단말기 할부금과 전화 요금을 납부해야 했다. 명의만 빌려준 게 아니라 요금납부 의무까지 떠안았기 때문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휴대전화 사용까지 정지당하게 된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의 명의를 빌려 고가의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공기계를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총책 정모(37)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에게 신용불량자를 알선한 대부업자 이씨 등 16명, 휴대전화 대리점주 최모(41) 등 20명,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박씨 등 207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한 휴대전화 이용 불법대출 관련 물품.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한 휴대전화 이용 불법대출 관련 물품. 신진호 기자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 백승호 팀장은 “급전이 필요한 고객의 명의를 빌려 고가의 스마트폰을 개통한 뒤 단말기를 해외로 팔아넘기는 지능적인 범죄”라며 “휴대전화 불법취득과 유통은 보이스 피싱 등 국민 생활과 안전에 큰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지속해서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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