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혁신도시 명암-가족 함께 온 직원은 행복, 따로 오면 불행?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에 세워진 '진주 혁신도시' 내 대표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전경. 송봉근 기자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에 세워진 '진주 혁신도시' 내 대표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전경. 송봉근 기자

지난 8일 오전 경남 창원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 방향으로 가다 문산IC를 빠져나오자 10~25층(높이 29.5~77.25m)의 대형 아파트 단지가 나타났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편도 3차선 도로를 따라 진주 시청 방향으로 좀 더 가자 왼쪽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해 각종 공공기관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 사이로 대형 쇼핑몰과 상가들이 각종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이었다. 멀리 남강변에 세워진 돔 형태의 진주 종합 경기장도 보였다.  
8일진주 혁신도시 조성으로 들어서고 있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모습. 송봉근 기자

8일진주 혁신도시 조성으로 들어서고 있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모습. 송봉근 기자

 

진주 혁신도시 지난 2007년 착공해 2015년 완공
논과 밭만 있던 시골이 대단위 아파트와 상가 들어서 신도시로 바뀌어
진주시 구도심 급격한 공동화 현상 커져 대책 마련 시급
공공기관 단신 부임자들 여전히 많아 주말과 휴일엔 텅빈 도시

지난 2007년 착공해 2015년 완공한 진주 혁신도시(409만3000㎡)의 현재 모습이다. 이곳은 원래 논과 밭(고추와 파프리카 등 비닐하우스와 배 등 과일 농사)이었는데 10여년 만에 이 같은 신도시로 바뀌었다. 10년째 이곳에서 산 김창우(49)씨는 “논과 밭밖에 없는 시골이었는데 10년 만에 대형 아파트 등 건물이 가득한 신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남동발전을 비롯해 11개 공공기관이 지난해 7월까지 이전을 완료했다.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청사 주변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단지(총 1만780세대, 현재 8200여 세대 분양 완료 2020년까지 나머지 세대 완공 예정)와 상가(20만3000㎡)도 조성됐다. 땅값도 크게 올랐다. 이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의 경우 ㎡당 600만 원대에서 분양돼 11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가 최근 1000만 원대에 거래가 되고 있다. 상가의 경우 ㎡당 500만~1000만 원대에 분양됐으나 2000만대까지 올랐다가 요즘은 거래가 뜸한 편이다. 
진주 혁신도시에 들어선 아파트와 상가 공공기관의 모습들. 송봉근 기자

진주 혁신도시에 들어선 아파트와 상가 공공기관의 모습들. 송봉근 기자

 
인구도 크게 늘었다. 원래 논밭이어서 주거인구가 거의 없었으나 지난 9월 기준 1만 5155명(전체 계획인구 3만8000명)으로 늘었다. 진주시 인구도 혁신도시 인구가 보태지면서 현재 35만2074명(2007년 33만3256명)이 됐다. 한국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지방세수도 크게 늘었다. 혁신도시 입주 초기인 2014년 35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220억원으로 늘었다. 진주시 조경섭 징수과장은 “지방세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도로 등 기반시설을 할 수 있는 예산 규모가 커져 시로서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이전이 장밋빛 결과만 낳은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은 진주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다. 진주 전체 인구는 늘었으나 과거 진주지역 상권 중심지였던 중앙동과 주거 밀집지역인 신안동 등 구도심의 인구수는 급격히 줄었다. 중앙동의 경우 2012년 1만5158명에서 올해 1만3117명으로 9%, 같은 기간 신안동도 1만5448명에서 1만3853명으로 역시 9% 정도 줄었다. 혁신도시인 충무공동 등 신도시 지역에 아파트를 비롯해 대형마트와 아울렛 등이 들어서면서 구도심 공동화를 부추긴 것이다. 구도심인 대안·봉래·수정·장대·옥동·상대동도 비슷한 상황이다. 구도심 최대 상권이던 진주교에서 평안동 갤러리백화점까지와 진양교에서 공단 로터리까지의 도로변에는 사무실 임대를 구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리는 등 빈 점포가 늘고 있다. 중앙시장 상인회 김종문(61) 사무국장은 “현재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신도시 쪽으로 인구가 유출되면서 이곳 상권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혁신도시에 유관기관까지 옮겨와 제대로 활성화되면 기존 구도심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월 경남 진주시 대안동에 위치한 진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했다. [사진 청와대제공]

문재인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월 경남 진주시 대안동에 위치한 진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했다. [사진 청와대제공]

 
 공공기관 직원 간에도 명암이 엇갈린다. 가족 전체가 주거지를 옮긴 직원들과 가족과 떨어져 혼자 내려온 직원들의 만족도 차이가 커서다. 실제 가족 단위로 내려온 직원들의 경우 서울보다 줄어든 출퇴근 시간(2~3시간에서 5~10분으로 줄어듦)과 서울 등 수도권보다 70~80% 싼 물가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한다. 진주 혁신도시의 11개 공공기관(전체 직원 3600여명) 중 가족 동반 이주율은 초창기 10%대에서 현재 30%대로 늘어났다.  
 
반면 혼자 내려온 직원들은 애로사항도 많다. 가족들과 떨어져 이산가족으로 생활하며 겪는 외로움이 가장 크다. 또 주말마다 서울 등 수도권 가족을 만나러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이 부분은 평소 업무적으로도 국회나 국토부 등 정부기관을 자주 상대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공통으로 겪는 문제기도 하다. 
 
진주 혁신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내에 있는 중앙관제센터 모습. 송봉근 기자

진주 혁신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내에 있는 중앙관제센터 모습. 송봉근 기자

진주 혁신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의 구내식당 모습. 송봉근 기자

진주 혁신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의 구내식당 모습. 송봉근 기자

공공기관 직원들이 주말과 휴일이면 수도권으로 다시 떠나다 보니 혁신도시가 텅 빈 느낌을 주기도 한단다. 상권도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이날 둘러본 상가는 1~2층을 제외하고는 빈 곳이 많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혁신도시 내 부동산 업계는 상가 공실률을 60~70%대로 보고 있다. 부동산을 하는 전모(56·여) 대표는 “한국주택공사 인근 중심상가는 그나마 1~2층이 분양돼 점심과 저녁때 반짝 영업을 하고 있지만, 롯데몰이나 탑 마트 주변 상권은 분양이 안 된 곳이 더 많다”며 “아직 아파트 입주도 다 안 되고 공공기관도 단신 부임자가 많고 공공기관과 연계된 협력업체 등도 이전을 안 해 상권이 살아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