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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쇠도 씹을 10대 고교생, 학교급식 거부한 까닭

광주 A고의 급식 보이콧 운동의 기폭제가 된 이달 초 기숙사생 저녁 급식 사진. [사진 광주 A고 페이스북 캡처]

광주 A고의 급식 보이콧 운동의 기폭제가 된 이달 초 기숙사생 저녁 급식 사진. [사진 광주 A고 페이스북 캡처]

경기도 광주의 한 공립고등학교 학생들이 부실한 학교 급식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며 최근 중식 급식 거부 운동(보이콧)을 벌였다. 일부 학생들은 이틀간 집에서 도시락을 싸 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전교생이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측은 개선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경기 광주 A공립고, 일부 학생 점심 급식 보이콧
이달초 주먹밥, 핫도그 등 나온 저녁 급식 기폭제
그동안 급식 양 등 질 문제로 불만제기 있어와

2015년 경기도내 학교 급식 만족도 최하위 수준
지난해 광명 한 고교서도 급식 문제제기 후 개선
학부모단체 "학교 구성원 모두 머리 맞대 해결해야"

‘쇠(鐵)도 씹을 나이’라는 고교생들의 보이콧은 이달 초 이 학교가 기숙사생 150여명을 대상으로 제공한 저녁 급식이 기폭제가 됐다. 그동안에도 급식비보다 질이 떨어진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13일 광주 A고에 따르면 지난 2일 저녁으로 주먹밥·핫도그·갓김치·쌀과자·우유가 나왔다. 쌀과자는 시리얼처럼 우유에 말아 먹는 제품이다.
광주 A고에 붙은 대자보.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담겨 있다. [사진 광주A고 페이스북 캡처]

광주 A고에 붙은 대자보.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담겨 있다. [사진 광주A고 페이스북 캡처]

 
단가는 4500원짜리였다. 학교 측에서 밝힌 영양(에너지)량도 593.9kcal에 불과했다. 이 학교가 ‘학교급식 식재료 원산지 및 영양표시제’를 통해 권장하고 있는 섭취량 880.2kcal의 67.5% 수준이다. 핫도그는 식재료를 납품받아 조리실서 데우기만 한 반조리식품이다. 쌀과자는 가공식품이다.
 
저녁 급식을 포함해 이날 학생들이 섭취한 영양량은 1949.7kcal이다. 아침 급식(555.8kcal)·점심 급식(800kcal)이었다. 학생들이 급식을 부실하게 느끼는 이유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2640.6kcal다.
급식 보이콧이 있었던 광주 A고 전경. 김민욱 기자

급식 보이콧이 있었던 광주 A고 전경. 김민욱 기자

 
사정이 이렇자 이날 저녁 급식 사진은 광주 A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오늘 저녁 실화?’라는 제목과 함께 게시됐다. 354명이 공감하고, 342명이 댓글을 달았다. 이 학교 전교생은 1409명(지난해 3월 기준)이다.
 
댓글에는 “너 지금 나랑 장난하냐”, “전쟁 났냐”, “(저녁이) 간식보다 적네” 등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학부모는 “아이고 진짜 달랑 이거 먹음”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광주 A고 한 학생이 공개된 급식량과 실제 배식량과 차이가 있다며 올린 게시물. [사진 광주A고 페이스북 캡처]

광주 A고 한 학생이 공개된 급식량과 실제 배식량과 차이가 있다며 올린 게시물. [사진 광주A고 페이스북 캡처]

 

문제의 저녁이 제공된 다음 날인 3일 조식(790.8kcal)·중식(621.9kcal)·석식(817.6kcal) 역시 하루 권장 영양량에 못 미친다. 일부 학생은 문제가 된 저녁 급식 외 홈페이지에 공개된 급식 사진과 실제 배식량 간 차이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광주 A고에는 ‘급식이 기가 막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김모 군 외 학생 일동 명의로 “많은 개선 요구와 학생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는 급식으로 인해 불만이 증가해왔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찬성 78%를 근거로 지난 9일, 10일 이틀간 점심 보이콧을 진행했다. 응답자의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이콧 직전인 8일 오후 학교측에서 학생회측에 개선방안을 약속했지만, 일부 학생은 도시락을 싸 오며 급식 거부 운동을 벌였다. 
 
추가 보이콧 운동은 현재로써는 미정이라고 한다. 광주 A 교장은 “급식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도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결과 [자료 경기도교육청]

2015년도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결과 [자료 경기도교육청]

 
일선 학교의 급식 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5년도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결과,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지난해부터는 전국 교육청별 순위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번에 문제가 된 광주 A고 한 끼 급식 단가는 조식 4300원(250명·급식 인원 이하 같음), 중식 3800원(1430명), 석식 4500원(150명)이다. 올해 년도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기본방향 상 중학교의 경우 4270원(급식인원 100명 미만)~3520원(1001명 이상)으로 책정돼 있다. 무상급식을 하지 않는 고등학교는 기본방향에 제외돼 있다. 고등학교 급식은 수익자 부담이다.
급식단가 기준. [자료 경기도교육청]

급식단가 기준. [자료 경기도교육청]

 
학생·학부모 입장에서는 비싼 급식비를 내고도 급식이 부실하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이유다. 급식 보이콧을 슬기롭게 해결한 학교도 있다.
 
앞서 지난해 말 광명의 한 고교에서도 급식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붙었다. 학생들은 급식의 문제점을 꼼꼼히 정리한 뒤 급식개선을 위한 서명운동도 벌였다. 학교 소위원회 개최 이후 급식의 양도 많아지고, 급식메뉴도 다양해졌다고 한다. 학교 측에서는 급식비에 대한 투명·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 내역을 공개했다고 한다.
한 지자체의 급식 자료사진. [연합뉴스]

한 지자체의 급식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민애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경기지부장은 “학교 급식은 단순한 끼니해결이 아닌 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급식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려주고,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되는 메뉴도 개발해야 하는데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관계자는 “급식비에 식비 외에 조리종사자 임금, 시설 운영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식비를 일정 부분 확보해야 하는 제도, 예산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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