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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의 시시각각] 김관진, 감방에 보내야 했나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김관진(68) 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김정은이 제일 싫어했던 사람이다. 김정일·김일성 시대를 포함해 김관진만큼 북한 지도자에게 스트레스를 줬던 장관은 없었다. 그런 김관진이 지난 주말 구속됐다. 김정은은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김관진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으로 수십 명이 전사해 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자 장관에 발탁됐다. 2년 전 노무현 정부의 종료와 함께 합참의장에서 물러나 민간인으로 있었다.
 

김정은이 제일 싫어한 국방장관
이명박 잡으려는 무리수 아닌가

백척간두, 전쟁 발발 위기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때 사람을 장관으로 썼다. 전·현 정부 통틀어 군심(軍心)을 일으켜 세우고 김정은의 군부와 싸워 이길 적임자라는 평판이 그를 다시 현역으로 불러들였다. 김관진이 국방장관에 올라 가장 먼저 한 일은 연평도에서 대대적인 포사격 훈련이었다. 연평도에서 당했으니 연평도에서 반격하겠다는 일대일 응징 정신이다.
 
미군은 연평도 사격 훈련을 반대했다. 북한을 자극할까 걱정했다. 김관진은 물러서지 않았다. “당하고도 가만히 있으면 적이 얕잡아 본다. 전쟁은 전쟁 의지로 막아야 한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가 이명박 대통령을 설득했다. “미군은 전시작전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평시작전 차원에서 사격훈련은 한국군의 고유권한이다. 포사격 훈련을 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북한 군부는 김관진의 기세에 눌려 포사격에 반응하지 않았다. 김관진은 북한 군부한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위험한 적장으로 인식됐다.
 
김관진이 장관에 부임하고 1년도 되기 전에 미국 국방부에선 ‘김관진 효과’라는 말이 나왔다. 북한이 공격할 경우 즉시 궤멸적 타격을 가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는 얘기다. 2013년 박근혜 정권이 자기 캠프에서 새 사람을 찾는 데 실패하자 김관진은 국방장관을 계속 맡았다. 북한 군부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사격장 표적지에 김관진을 등장시켰다. 군견으로 하여금 김관진의 모형을 물어뜯는 훈련을 시키는가 하면 암살단을 보냈다는 협박 편지와 전단을 서울 시내에 뿌렸다.
 
2015년 8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때 북한 목함지뢰 사건이 터지자 김관진은 대북 확성기 설치로 대응했다. 북쪽의 총격엔 수십 배로 응징했다. 결국 북한 군부로 하여금 지뢰 설치가 자신들의 행위임을 인정하고 유감 표명을 하게 만들었다. 김관진이 김정은에게 얼마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는지 평양정권 추종자인 이석기는 국회의원 시절 그를 장관직에서 쫓아내려고 아등바등했다. “김 장관은 ‘적의 숨통을 끊어 놔야 한다’든가 ‘개성공단 인질 억류 시 군사조치를 취하겠다’는 등 극단적 발언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비난에 앞장섰다.
 
김관진이 7년이란 긴 세월을 고위직인 국방장관·안보실장으로 지내면서 항상 모든 절차와 원칙을 지키며 살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 군부와 대결의식이 치열했던 그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죽기살기로 무산시키려는 집단을 종북·이적 세력으로 보고 단호한 댓글 대응을 지시했다고 해서 정치관여죄를 적용한 건 과했다. 또 국방장관으로서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을 ‘쥐박’이니 뭐니 비하하는 나꼼수 방송을 병사들이 듣지 말도록 했다고 해서 직권남용죄가 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허물로 35년 군인의 길만 갔던 4성 국방장관이 차디찬 감방에 들어가야 하나. 벌은 죄의 크기에 비례해야 정의가 된다. 정의가 지나치면 잔인해진다. 김관진을 감방에 보낸 진짜 이유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잡아넣기 위해서라면 정치보복, 표적수사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노병의 명예는 지켜져야 한다.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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