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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백인의 것” 폴란드 독립기념일에 6만 명 극우 시위

지난 11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대규모 극우 집회가 열렸다. 극우 단체들이 폴란드 독립기념일을 맞아 조직한 집회였다. 
폴란드는 프러시아·오스트리아·러시아 제국에 의해 분할된 지 123년만인 1918년 11월 11일 독립국가로 재탄생했다.  

유럽 최대 규모의 극우 집회 열려
극우 법과정의당 집권한 뒤 득세

"순수한 혈통" 구호 난무하는데
국영TV “위대한 애국자” 극찬

외국인 혐오 범죄도 증가 추세
폴란드 극우파 정부는 방관만 ·

지난 1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극우 집회. 약 6만 명이 참가한 유럽 최대 규모였다. [AP=연합뉴스]

지난 1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극우 집회. 약 6만 명이 참가한 유럽 최대 규모였다. [AP=연합뉴스]

1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의 적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1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의 적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집회엔 현지 경찰 추산 약 6만 명이 참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극우 집회”라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장에선 극우 민족주의와 백인우월주의·이슬람포비아가 난무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폴란드 국기와 횃불을 흔들며 “유럽은 백인의 것” “조국의 적들에겐 죽음을” “순수한 혈통”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슬람 홀로코스트를 원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참가자 중엔 1930년대 폴란드의 극우 정치세력이었던 ‘팔란가(Falanga)’의 상징이 그려진 깃발을 든 이도 있었다.  
이들은 “우리는 신을 원한다(We Want God)”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기도 했다. 지난 7월 폴란드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용했던 고대 폴란드의 찬송가에서 빌어온 구호다.
 
참가자 대다수는 폴란드인이었지만, 유럽 각국의 극우주의자들도 가세했다. 그 중엔 영국의 극우단체 ‘영국수호동맹(EDL)’ 대표인 토미 로빈슨, 이탈리아 극우 정당인 ‘포르자 누오바(Forza Nuova·새로운 힘)’의 대표이자 자칭 파시스트인 로베르토 피오레 등 거물 극우 활동가도 포함됐다. 
가디언은 참가자 다수가 젊은 층이었지만, 가족 단위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례 없는 대규모 극우 집회가 열렸음에도 폴란드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오히려 국영 TVP 방송은 극우 시위를 “위대한 애국자들의 행진”으로 극찬했다. 방송은 “시위대는 폴란드를 사랑하는 보통의 애국 시민일 뿐 극단주의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마리우스 블라지자크 내무장관도 “아름다운 광경”이라며 “독립 기념일 행사에 수많은 폴란드인이 참가해 축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시위대를 옹호했다. 
11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극우 시위 참가자들이 폴란드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1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극우 시위 참가자들이 폴란드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극우 시위대는 횃불을 들고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구호를 외쳤다. [EPA=연합뉴스]

이날 극우 시위대는 횃불을 들고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구호를 외쳤다. [EPA=연합뉴스]

이날 바르샤바에선 극우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지만, 규모는 훨씬 작았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폴란드에선 공식 국가행사보다 극우파 집회가 주요 독립기념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2015년 극우 정당인 '법과정의당(Pis)’가 집권하면서 굳어진 추세이기도 하다. 
 
PiS는 집권을 위해 허위 사실로 중동·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켰다. 난민들이 콜레라 같은 전염병을 퍼뜨린다거나, 폴란드 여성을 공격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혐오를 유발했다.
집권 후엔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들어온 난민을 재배치하기 위해 각 회원국에 할당한 난민 수용을 거부하며 EU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반(反)무슬림·반(反)이민 정책을 내세운 PiS는 폴란드에 인종주의와 혐오를 만연하게 했다. 실제 유색인종에 대한 공격도 늘었지만 정부는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1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선 반(反) 파시스트 시위도 열렸지만 규모는 훨씬 작았다. [AP=연합뉴스]

1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선 반(反) 파시스트 시위도 열렸지만 규모는 훨씬 작았다. [AP=연합뉴스]

지난 8월 독일 도이치벨은 외국인을 향한 공격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폴란드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극우주의자들이 바르샤바 도심에서 대낮에 동양인에게 “폴란드를 떠나라”고 외치는가 하면, 소풍에 나선 무슬림 학생에게 침을 뱉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인 ‘차별과 제노포비아 모니터링 센터’에 따르면 매일 30~100건에 이르는 관련 신고가 접수된다. 경찰 통계에서도 혐오 범죄 급증 추세가 드러난다. 2010년 이후 차별과 제노포비아로 인한 범죄가 약 6배 늘었고, 지난해 발생 건수만 약 700건에 이른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폴란드가 독일·헝가리·체코·미국에 이어 5번째로 극우 활동가가 많은 국가라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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