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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혼밥녀는 괜찮은데 혼밥남은 왜 복부비만? 도대체 뭘 먹길래

[단독] 부인 잔소리 덕?…'혼밥’ 남성 건강, 배우자 유무로 갈려
한 30대 직장인이 편의점에 마련된 1인 좌석에서 '혼밥'하고 있다. 외식과 패스트푸드, 간편식을 즐기는 혼밥 남성은 대사증후군 등 건강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한 30대 직장인이 편의점에 마련된 1인 좌석에서 '혼밥'하고 있다. 외식과 패스트푸드, 간편식을 즐기는 혼밥 남성은 대사증후군 등 건강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부서 회식 또는 혼자 식사. 부산에 사는 회사원 김 모(32) 씨의 평일 저녁 식사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온종일 회사 업무에 치이다 자취하는 원룸으로 퇴근할 때면 집 근처 편의점에 들르는 게 습관이 됐다. 진열대에서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도시락 등을 주로 집는다. 편의점 음식이 물리면 배달 음식점 번호를 찾는다. 혼자 ‘치맥’을 하거나 분식을 시켜먹곤 한다. 그는 "일일이 요리하거나 약속 잡는 게 귀찮기도 하고, 사 먹거나 배달시키는 게 더 싼 거 같아서 혼자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혼자 식사(혼밥)하는 남성의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우자가 없는 혼밥남은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 평상시 생활 습관과 식단 선택, 건강 관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대 일산병원 스마트헬스케어센터·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공동연구팀은 10일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 'Obesit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남녀 7725명을 분석한 결과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연구에 따르면 혼밥하는 식습관이 여성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 반면 남성은 복부 비만, 대사증후군 등 건강에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끼 이상 혼밥하는 남성은 전혀 혼밥하지 않는 남성보다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1.64배에 달했다. 대사증후군은 고혈당ㆍ고혈압ㆍ고지혈증ㆍ비만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복부 비만과 혈압 상승 위험도 같은 상황에서 각 1.45배, 1.31배 높게 나왔다.
 
  이는 혼밥남이 상대적으로 편의점 음식·패스트푸드 등 고칼로리 저영양식에 더 많이 노출돼있고, 밥을 굶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생활 습관이 불량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세 끼를 다 챙겨 먹는 비율은 혼밥을 전혀 않는 남성(88.9%)이 하루 2끼 이상 혼밥하는 남성(60.6%)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여성과 달리 남성은 상대적으로 치킨 등 배달음식이나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여성과 달리 남성은 상대적으로 치킨 등 배달음식이나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윤영숙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몸무게에 관심이 많아 샐러드 같은 저칼로리 식단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직접 음식을 요리해서 먹는 비율이 높다"면서 "반면 남성들은 건강 관리에 무관심해서 젊은 사람은 밖에서 패스프푸드를 사 먹고 나이 든 사람은 집에서 배달 음식, 간편식 등으로 때우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보다 흡연·음주도 많이 하기 때문에 비만이나 만성질환으로 연결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혼밥남의 대사증후군 위험은 특히 배우자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배우자가 없는 남성은 하루 2끼 이상 혼밥할 때 대사증후군 위험이 전혀 혼밥하지 않는 경우보다 3.02배로 훌쩍 뛰었다. 반면 배우자가 있는 남성은 하루 1끼 혼밥 시엔 1.06배, 하루 2끼 이상 혼밥 시 1.48배로 위험도가 완만하게 올라갔다. 같은 혼밥을 해도 혼자 사는 20~30대 미혼 남성이나 50~60대 사별·이혼 남성 등이 일반적인 기혼남보다 건강을 해칠 위험이 더 크다는 의미다.
배우자가 있는 남성은 혼밥을 하더라도 대사증후군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 올라갔다. 배우자가 건강 관리 등을 해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앙포토]

배우자가 있는 남성은 혼밥을 하더라도 대사증후군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 올라갔다. 배우자가 건강 관리 등을 해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앙포토]

  이는 배우자가 있으면 옆에서 건강 관리를 해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혼자 살면 별다른 관리 없이 음주·흡연을 즐기거나 식단엔 무관심하지만, 기혼 남성은 집밥을 먹는 경우가 많고 심리적 안정감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 3년 차인 '맞벌이' 남편 정 모(29) 씨는 "집에 혼자 먼저 퇴근해도 배달 음식을 시키기보단 미리 해놓은 밥과 반찬을 챙겨 먹는 편이다. 회사에서도 웬만하면 밥 종류로 먹으려고 노력한다“면서 ”와이프가 몸에 좋은 음식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국민의 9%가 세 끼를 모두 혼자 먹는(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혼밥족'은 점차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혼밥에 따른 건강 위험을 줄이려면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과 식단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윤 교수는 "젊은 청년층과 청소년들이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로 혼밥하면서 10~20년 후에는 더 큰 건강상 문제가 다가올 것으로 우려된다. 맛과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시중의 간편식 제품이 영양소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1인 전용 식사테이블. 혼밥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된 만큼 혼밥을 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영양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연합뉴스]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1인 전용 식사테이블. 혼밥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된 만큼 혼밥을 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영양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연합뉴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늘면서 혼밥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 이들의 건강을 챙기려면 함께 어울려서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균형 잡힌 식단을 선택하도록 정부가 충분한 영양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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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