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굿모닝 내셔널] “재수 안 하게 해주세요” 수능 앞두고 팔공산 갓바위 문전성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경북 경산시 팔공산 갓바위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법당에서 절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경북 경산시 팔공산 갓바위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법당에서 절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시는 갓바위 약사여래불께 기도를 올려 보세요.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당신의 소원은 꼭 이뤄질 것입니다.” 경북 경산시 와촌면의 팔공산 갓바위에 가면 볼 수 있는 문구다. 간절히 빌면 소원을 이뤄준다고 해서 수능 시험(11월16일)을 앞둔 11월이면 주말에만 전국 각지에서 1만여 명의 학부모가 몰린다.
 

해발 850m 관봉 아래의 석불 좌상
“한 가지 소원 꼭 이뤄준다” 입소문
11월 수능 시험 앞두고 주말에만
전국 각지서 학부모 1만여 명 몰려

팔공산 갓바위는 팔공산의 남쪽 봉우리인 해발 850m 관봉 아래 위치한 석불 좌상이다. 정식 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 높이 4m 불상의 머리에 두께 15㎝, 지름 180㎝의 넓적한 돌이 얹혀 있는 독특한 형상이다. 갓을 쓴 것처럼 보여 갓바위 부처로 불린다. 또 갓이 대학의 박사모처럼 보이기도 해 수험생을 둔 부모에게 대학 입시에 영험할 것이란 믿음을 준다. 갓바위 오른쪽 아래 바위벽에는 동전을 붙이는 곳이 있는데, 떨어지지 않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설도 있다.
 
대구에 사는 박숙희(49)씨도 최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6일)을 앞두고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인 아들의 고득점을 기원하기 위해 매일 팔공산으로 향한다. 오전 6시면 아들의 증명사진, 묵주를 챙기고 보온병에 따뜻한 커피를 담아 집을 나선다. 차를 타고 1시간여 달려 경북 경산시 와촌면 관음휴게소에 주차한 뒤에 30분간 산을 오른다. 갓바위에 도착해선 방석 위에 아들의 증명사진과 불교 경전을 옮겨 적은 사경(寫經)을 올려둔다.
 
박씨는 “자식 사진을 보면서 108배를 하고, 염주를 돌리면서 아들이 공부한 만큼만이라도 수능 성적이 나오길 기도한다”며 “내가 기도한다고 해서 아들 성적이 잘 나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엄마의 간절함이 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찬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에도 108배를 하는 박씨의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경북 경산시 팔공산 갓바위. [프리랜서 공정식]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경북 경산시 팔공산 갓바위. [프리랜서 공정식]

팔공산 갓바위는 통일신라시대 선덕여왕 7년(638년) 원광법사의 수제자 의현대사가 어머니 넋을 기리기 위해 돌을 쪼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부모가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야외 도량(道場)이 됐다. 굳게 다문 입술이 근엄하게 느껴지는 갓바위 부처의 시선이 동남쪽인 부산·울산·경남지역을 향하고 있다고 해서 유달리 그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수능 당일에는 오전 4시만 되도 자리가 꽉 찬다.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사람들만 오는 건 아니다. 10월 말부터 팔공산의 단풍이 절경을 이루면서 가을 정취를 느끼러 오는 등산객이 들렀다가 다양한 소원을 빌고 간다. 갓바위가 위치한 관봉에서는 빼어난 산세를 만끽할 수 있다.
 
팔공산 갓바위에 오르는 길은 몇 가지가 있다. 그중 대구 동구 진인동 갓바위 집단시설지구(갓바위 주차장)에서 가는 길과 경산 와촌면 선본사에서 시작하는 길이 대표적이다. 선본사 관음휴게소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도착하기까지 약 30분 걸린다. 갓바위를 향하는 계단 위에는 분홍·노란색의 소국(小菊) 화분이 놓여 있다. ‘아들의 대학 합격 기원’ ‘사업 번창’ ‘가족의 건강’ 등 다양한 소망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다.
 
갓바위를 향하면서 팔공산의 풍경을 만끽하려면 갓바위 집단시설지구에서 출발하는 쪽이 훨씬 좋다. 1시간이 소요된다. 붉게 물든 산의 정취를 감상하다 보면 1365개 계단을 쉬이 오를 수 있다. 1365계단은 대구시가 2013년 조성한 돌계단(0.9㎞)이다. 1년이 365일이라는 것에 착안해 매일 국민이 찾는 명소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편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서 입시 철이면 전국의 학부모가 찾는 대표적 명소로는 부산시 해동용궁사, 충북 영동군 괘방령, 전남 여수시 향일암, 경남 의령군 솔바위, 강원 영월군 선돌 등이 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