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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 부과 시작된 금연아파트 … 흡연자들 “안 걸리면 되죠”

서울 동대문구의 한 금연아파트 계단에 금연 경고문이 붙어 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금연아파트 계단에 금연 경고문이 붙어 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승용차 뒤에서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왔다. 가까이 다가가니 젊은 남성이 담배를 든 손을 뒤로 숨겼다.
 

계단·복도 곳곳에 담배꽁초 수북
지하 주차장에서도 버젓이 흡연
관리소 “방송도, 민원도 소용 없어”
현장 적발 원칙 … 단속하는 데 한계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느냐.”(기자)
 
“외출 후 집에 들어가기 전 한 대만 피우려고 했다.”(흡연자)
 
“오늘부터 지하주차장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기자)
 
“지금은 (보건소 직원이) 안 온 것 아니냐. 앞으로 (단속에) 주의는 하겠지만 피우는 사람은 계속 나올 것 같다.”(흡연자)
 
이 남성은 기자가 다가가자 담배를 비벼 끄고서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 아파트는 금연아파트다. 주민들이 계단과 지하주차장을 금연구역으로 설정해 자발적으로 보건소에 신청했다.
 
금연아파트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5만원의 과태료를 무는 국민건강증진법이 7일 시행됐다.
 
중앙일보는 7~8일 서울 강북의 금연아파트 5곳(서울은 51곳)을 둘러봤다. 현장에서는 아직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다른 층에는 종이컵에 담배꽁초가 쌓여 있다. 7일 과태료(5만원)가 도입됐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백수진 기자]

다른 층에는 종이컵에 담배꽁초가 쌓여 있다. 7일 과태료(5만원)가 도입됐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백수진 기자]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금연아파트를 찾았다. 국민건강증진법 규정이 생기기 전인 2010년 서울시 조례에 따라 일찌감치 금연아파트가 됐다. 7년이 지났고 과태료까지 도입됐지만 흡연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파트 흡연 민원이 가장 많은 데는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와 계단이다.
 
비상계단을 살펴봤다. 13~14층 계단 곳곳에 커다란 ‘흡연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것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지 ‘옆집에 임산부와 아기가 살고 있답니다. 베란다를 통해 담배 연기가 계속 들어와 빨래에도 냄새가 뱁니다’는 호소문을 붙였다. “흡연자 집안이나 옥상, 아파트 밖에서 흡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정중하게 당부한다.
 
또 다른 층에는 금연 팻말 바로 앞 종이컵에 담배꽁초가 쌓여 있다. 아파트 입구와 엘리베이터, 계단 곳곳에 경고문이 있지만 효과가 없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리 방송을 하고 민원을 넣어도 소용이 없다. 단속반이 즉시 출동할 것도 아닌데, 흔적만 남은 흡연자에게 어떻게 과태료를 부과하겠느냐”고 말했다.
 
금연아파트

금연아파트

실제로 단속은 현장 목격이 원칙이다. 흔적을 발견했다고 해서 추적하는 것도 아니다. 강남구 보건소는 “CCTV를 근거로 공익신고가 들어와도 신원을 파악해 추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인력의 한계로 현장 적발은 더 어렵다. 강남구는 단속원 6명이 금연 단속을 담당하는데, 이제는 아파트까지 맡게 됐다.
 
일부 주민은 금연구역 확대를 요청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또 다른 금연아파트 주민 최모(60)씨는 “손자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면 근처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은데 그 사람들은 과태료 대상도 아니다. 금연구역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흡연자 주장은 반대다.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의 이연익 대표는 “이웃에 피해를 주면서까지 흡연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맘 놓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흡연부스를 아파트 단지에 설치해 주면 자율적으로 흡연 예절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금연구역 확대는 쉽지 않다. 임숙영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어쩌다가 한 번 걸린 경우에 과태료를 부과하기 힘들겠지만 지속적으로 불편을 끼치는 사람에게는 과태료를 물릴 것”이라며 “내년 보건소에 한 명씩 금연지도원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이제 첫걸음을 뗐으니 정착이 우선”이라며 금연구역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금연아파트
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해 신청하면 지자체에서 지정한다. 복도·계단·승강기·지하주차장 4곳 중 일부 또는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정한다. 지난해 9월 도입됐고 전국에 264곳이 있다. 14개월 홍보기간을 거쳐 7일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보건소가 단속한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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