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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文, 한미 정상회담 ‘완전한 성적표’는 다낭에서 받는다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양측 합의로 아슬아슬한 ‘지뢰’들은 피했다. 그러나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 성적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불거진 미·중 사이의 균형외교 문제나 한국의 3불(不) 원칙(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사드 추가 배치 검토, 한·미·일 군사 동맹 등 불가)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큰 부담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회담 후 균형외교에 대한 질문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외교 관계를 다변화해 균형 있는 외교 관계를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3불에 대해선 양측이 공개적으로 부각하지 않는 것으로 피해갔다. 굳이 양국이 짧은 회담시간 동안 결론을 낼 수도, 낼 필요도 없을 뿐더러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다음날 중국으로 떠나는데 일부러 중국을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양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대신 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이행에 동참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가중하고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문제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는 언급을 피했지만 양 정상이 공식 회담 뿐 아니라 비공개 일정에서 어떤 대화를 주고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언급을 하지 않음에 따른 리스크도 있다. 한·미·일 안보 협력을 지속한다는 대목이 있었으나 ‘강화한다’는 이전 정상회담 때보다 약한 언급이어서 3각 공조의 약화나 미·일 공조 강화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기자회견 내용만 봐서는 안에서 실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전략적 교감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정상회담보다는 두 정상의 산책이나 만찬장에서 더 중요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라며 “실제 얼마나 허심탄회한 얘기가 오갔는지는 앞으로 공조가 얼마나 더 잘되는지를 봐야한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성과를 브리핑하며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건너야할 강도 많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당장 문 대통령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에서 제대로 된 성적표를 받아보게 된다.  
 
트럼프 방한을 앞두고 ‘3불’ 논란까지 빚어가며 어렵게 성사시킨 한·중 정상회담이다. 한·미 정상이 북핵 문제에서 중국 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끌어내도록 전략적인 대화를 나눴다면, 문 대통령 역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확실한 의지를 이끌어내야 미국의 의구심도 사라질 수 있다. 다만 중국 측은 문 대통령의 연내 방중 카드를 빌미로 ‘3불’ 원칙을 보다 명시적으로 약속해달라고 압박할 수도 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9일) 후 문 대통령을 만난다.
 
지난 7월 6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미소 짓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7월 6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미소 짓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으로선 정상외교의 아주 중요한 시험무대에 오르게 된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진정한 ‘균형’ 외교를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한·중 회담은 사드 갈등으로 인해 단절됐던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절차로서의 의미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와의 공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어렵게 성사된 자리인데 줄타기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의 안보 현실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더 이상 타협 없다. 다만 중국과 잘 지내야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내용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고 진지하게 설명하며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문 대통령 8일 출국, 15일까지 해외 순방=문 대통령은 8일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과 APEC 정상회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 정상회의, EAS(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오후 1시30분보다 15분 가량 늦게 출발했다. 25년 만에 국빈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한 시각 중국으로 출국하는 것을 지켜본 다음에 떠나는 것이 예의라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날 오후 자카르타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9일에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등 신(新) 남방정책 구상을 밝힌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는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 참석한 뒤 13~14일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EAS 등에 참석한다.  
 
박유미·위문희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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