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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꿈꾸는 부자들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아시아 순방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문했던 하와이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휴양지다. 하지만 의외로 하와이를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와이주의 137개 섬 가운데 6번째로 큰 섬 라나이가 특히 그렇다. 세계 최고급 호텔 체인 포시즌이 두 개(한 곳은 현재 리노베이션 중)나 있지만 여전히 ‘은둔의 섬’으로 불린다. 오죽하면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가 파파라치를 따돌리려고 1994년 이 섬 전체를 통째로 빌려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을까.
 
라나이에 와 보니 ‘인간이 이 섬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는 하와이 관광청의 표현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싱가포르 절반 정도 면적에 인구는 3000여 명이 전부. 포장도로 역시 48㎞에 불과하고 신호등과 대중교통수단은 아예 없다. 그저 보이는 건 바다와 한때 세계 최대 파인애플 농장이었던 초록 평원과 산의 곡선을 따라 삐죽삐죽 솟은 소나무와 갑작스레 도로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슴뿐이니, 그야말로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라나이의 자연은 사람의 손, 특히 억만장자인 오라클 창업주 래리 엘리슨(73)이 손을 댔기에 지금처럼 아름다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2012년 라나이 섬의 98%를 사들인 뒤 엘리슨이 한 일은 돈을 목적으로 한 리조트 확장 개발이 아니었다. 부족한 식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친환경 정수 시스템을 갖추었고 비싼 값을 주고 밖에서 사 먹던 식자재 자급을 위해 농장을 만들었다. 자연 훼손 없이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투자했다. 엘리슨은 라나이를 거대한 친환경 생태 실험장으로 바꿔 놓고 있다.
 
라나이 사람들은 엘리슨의 섬 매입 이후에 삶이 업그레이드됐다고 입을 모은다. 엘리슨은 IT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방식으로 온 섬 주민이 먹고도 남을 만큼 많은 로컬 식자재를 생산하겠다는 온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시도가 성공하면 라나이 주민만이 아니라 전 지구인의 삶이 업그레이드될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이 위대한 것은 엘리슨 같은 부자들이 더 많은 돈만 추구하는 대신 먼 미래를 내다보며 온 인류의 꿈을 함께 좇고 현실로 만들기 때문 아닐까. <라나이에서>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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