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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호화스런 감옥, 사우디 리츠칼튼 영상 보니…

화려한 장식으로 수놓은 천장, 그리고 거기에 걸려 빛을 발하는 샹들리에. 그러나  그 아래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었다.  
 

화려한 연회장 바닥에 담요 덮은 사람들과 총 든 경비병 뒤섞여
부패 척결 명분 체포된 왕자 등 감옥 보낼 수 없어 차선책
트럼프 대통령 머물고, 반바지도 못입었던 최고급 호텔

샹들리에가 비추는 조명 아래에서는 총을 든 제복 차림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대리석으로 보이는 바닥 여기저기에는 매트와 선명한 붉은색ㆍ초록색 등 꽃무늬 장식이 된 담요들이 놓여있었고, 윤곽을 알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그 담요를 덮고 누운 채 움직이지 않았다. 화면이 심하게 흔들리며 룸의 한 구석을 비추자 경비병이 세워놓은 듯한 자동소총 한 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파 숙청 과정에서 체포된 왕족과 전직 장관, 유명 기업인들이 감금된 수도 리야드의 5성급 리츠칼튼 호텔의 내부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7일 공개됐다.
 
유투브에 올려진 15초짜리 이 영상은 5일(현지시간) 오전 촬영된 것으로 이 호텔 연회장 중 하나인 ‘볼룸B’다. 이 연회장은 2만 평방피트(약 1858㎡) 넓이로, 1400∼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다. 
 
리츠칼튼 호텔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방문 당시 머물렀던 최고급 호텔이다. 정책적으로 반바지나 스커트, 탱크톱 착용 시 입장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엄격한 현지 문화에 따르기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곳은 평소 갑부와 국가 원수, 사우디 왕가 사람들이 연회나 숙박을 위해 드나들던 곳이지만 지난 주말 사이 세계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감옥으로 바뀌었다고 6일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쯤 리츠칼튼 호텔 측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투숙객을 전부 내보냈다. 투숙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제공된 버스를 타고 리야드의 다른 호텔로 이동했다. 이후 사우디 반(反)부패위원회가 체포한 사람들이 속속 리츠칼튼 호텔에 억류됐다. 가디언은 “이들은 사우디 왕국 역사상 최고위 수준의 수감자”라며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면 범죄혐의로 체포된 이후에도 강력한 권한을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가운데)가 지난달 24일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콘퍼런스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왼쪽),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과 나란히 앉아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극보수적인 왕국을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되돌리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가운데)가 지난달 24일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콘퍼런스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왼쪽),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과 나란히 앉아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극보수적인 왕국을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되돌리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앞서 4일 ‘실세 왕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이끄는 사우디 반부패위원회는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왕권 경쟁자와 반대파로 분류되는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했다. 
 
갑작스럽게 단행된 이번 체포에는 세계 최대 부호에 속하는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 등 왕자 11명과 미테브 빈 압둘라 국가수비대 사령관 같은 유력 인사가 포함됐다. NYT는 6일까지 체포된 인원이 5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리트칼튼 호텔 내부 모습. [호텔 홈페이지 캡쳐]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리트칼튼 호텔 내부 모습. [호텔 홈페이지 캡쳐]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 [호텔 홈페이지 캡쳐]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 [호텔 홈페이지 캡쳐]

이런 최고급 호텔에 숙청 대상자를 가둔 이유는 사우디 특유의 문화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사우디는 수많은 왕자들의 합의와 동맹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왕자나 고위 정치인에 대한 가혹한 행위가 왕가에 대한 충성심을 해치고 나아가 왕실 전체를 산산조각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부족국가를 기반으로 한 사우디에서는 족장이나 고위 인사의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왔기 때문에 감옥 구금과 같은 모욕은 더 크게 받아들여진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사우디의 한 고위 관리는 가디언에 “왕세자는 왕자와 장관들을 감옥에 가둘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리츠칼튼 호텔 수감은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위엄있는 해결책이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1932년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 이븐 압둘라흐만 알사우드(1875~1953) 국왕이 22명의 왕비를 두고 꾸린 수많은 왕가의 합의와 동맹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초대 국왕의 아들들이 국왕으로 즉위해 왔지만 무함마드가 왕세자가 되면서 부자 상속제로 바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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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리츠칼튼 호텔은 이달 말까지 492개 객실 전부에 대한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텔의 인터넷과 전화선도 모두 끊겼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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