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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e스포츠 위력 실감"…중국서 5만명 모인 '롤드컵' 결승전 가보니

지난 4일(현지시간)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 주최 측은 올해 약 5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했다. [사진 라이엇게임즈]

지난 4일(현지시간)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 주최 측은 올해 약 5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했다. [사진 라이엇게임즈]

“찌아요우(加油, 힘내라는 뜻의 중국어)! 찌아요우!”
 

결승에 한국 프로게임단 ‘SK텔레콤 T1’ ‘삼성 갤럭시’올라
중국 관중 반감은 기우, 국경마저 초월한 응원 열기 내뿜어
e스포츠 시장, 지난해보다 41%나 성장한 6억9600만 달러
2020년에는14억8800만 달러까지 고속 성장 전망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 기다리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약 4만 명이 일시에 지른 응원 함성으로 장내가 후끈해졌다. 중국 국가대표팀이 출전한 축구 같은 여느 스포츠 종목 얘기가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 일명 ‘롤드컵(LoL+월드컵)’ 결승전에서 펼쳐진 진풍경이다.
 
이날 결승에 오른 두 팀은 한국 기업이 만든 프로게임단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다. 준결승에서 각각 중국 팀을 이기고 올라왔다. 이 때문에 중국인 관중들 사이에서 반감이 있진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杞憂)였다. 관중들은 세 시간여의 격전 끝에 삼성 갤럭시가 우승을 차지하자 축하의 의미로 이 팀 약자인 “SSG! SSG!”를 크게 외쳤다. 준우승한 SKT T1 선수인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 본명 이상혁)’가 고개 숙여 눈물을 훔치자 위로의 의미로 “페이커! 페이커!”를 연호했다. 경기장에 설치된 3개의 초대형 스크린이 경기 장면뿐 아니라 선수들 표정까지 클로즈업해서 생중계해줬다.
중국인 관람객들이 한국 팀인 'SK텔레콤 T1'과 한국 선수를 응원하는 팻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라이엇게임즈]

중국인 관람객들이 한국 팀인 'SK텔레콤 T1'과 한국 선수를 응원하는 팻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라이엇게임즈]

 
승패 여부와 국경마저 초월한 이들의 응원은 일반 스포츠와도 구별되는 e스포츠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스포츠는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에서 승부를 겨루는 두뇌 스포츠다. 주로 온라인 게임이 대결 종목이다. 이용자 모두 온라인에서 간단한 별명(닉네임)만으로 소통하면서 참가하다 보니 국적과 경력 같은 거창한 ‘배경’보다 화려한 기술 등 ‘실력’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실제 롤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모두 본명 대신 닉네임을 쓴다. 중국 관중들이 한국 선수라도 거리낌 없이 응원하는 이유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2017에서 관중들의 모습. [이창균 기자]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2017에서 관중들의 모습. [이창균 기자]

오히려 응원하는 선수의 나라에 호감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기장에서 만난 중국인 대학생 취이옌즈난(20)은 “페이커를 좋아해서 한국을 알게 됐고 그러다가 ‘런닝맨’ 같은 TV 예능 프로그램까지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LoL 누적 상금 랭킹 세계 1위인 페이커는 ‘e스포츠계의 마이클 조던’이라 불릴 만큼 해외에서 인기다. 연봉은 웬만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능가하는 3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왕지엔(27)은 “뉴스를 보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했다고 하지만 e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세대와는 무관한 얘기”라고 말했다.
 
‘접근성’도 e스포츠의 강점이다.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영상과 음성 같은 데이터를 실시간 끊임없이 재생하는 기술) 발달로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남녀노소 누구나 별도의 고가 장비 없이도 즐길 수 있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2017에서 관중들의 모습. [이창균 기자]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 2017에서 관중들의 모습. [이창균 기자]

 e스포츠는 이제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태동, 10여년간 성장세를 보이다가 2009년 미국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즈(2011년 중국 텐센트가 인수)가 출시한 대전(對戰) 게임 LoL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층 큰 시장을 형성했다.

 
지난해 롤드컵은 전 세계에서 약 4억명(결승전만 약 4300만 명)이 시청했다. 올해 롤드컵 결승전도 입장권 예매가 1분 만에 마감돼 300만원짜리 암표마저 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규모는 2015년 3억2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억9300만 달러로 커졌다. 올해는 이보다 41%나 성장한 6억9600만 달러, 2020년에는14억8800만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2위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또우위’의 쑨지 영업담당 매니저는 “e스포츠 인기로 누적 가입자 수가 2억 명을 넘어섰다”며 “LoL 외에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e스포츠 종목을 중계하는데 하루 평균 3000만 명 이상이 이용한다”고 했다. 중국은 e스포츠의 정식 종목 채택이 검토되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개최를 앞두고 약 500만㎡ 규모 ‘e스포츠 타운’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한국 기업들도 산업적으로 커진 e스포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2004년 T1 게임단을 창단한 이후 꾸준히 투자해온 SKT의 오경식 스포츠마케팅팀장은 “YT 세대(10~20대)와 소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유망 산업 분야로 자리매김한 e스포츠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SKT 외에 삼성 CJ 진에어 등의 기업이 프로게임단을 운영 중이다.
 
베이징=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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