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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 부는 K문화 열풍..이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4일 개막한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의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

4일 개막한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의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

“오, ‘지민’이다!!” “가첵텐 미?(정말로?)”
한국 잡지를 넘겨보던 히잡을 쓴 여학생 세 명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의 사진을 발견하곤 환호성을 지른다. 4일 오후 터키 이스탄불 튜얍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17 이스탄불 국제도서전. 올해 한국-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의 전시관 한쪽 잡지 코너에서다. 터키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 도서 15종을 포함해 인문, 어학, 잡지, 만화 등 140 여 종의 책을 전시한 한국관에는 오전 10시 문을 연 직후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히잡을 쓰고 책가방을 맨 여학생들이 유독 많았다. K팝과 드라마의 영향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후,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도서전을 찾은 아이들이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 2017 이스탄불 국제도서전

4일 개막한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의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

4일 개막한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의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

이들은 전시장을 지키는 한국인 스태프들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며 “포토, 포토”를 외치고, 잡지나 그림책·만화 그리고 디지털 패널을 이용해 전시한 웹툰 부스 앞에 한참을 머물렀다. 출판사 다락원의 부스를 찾은 고등학생 미아얀 카밀, 세나 카밀 자매는 한국어 학습서를 들춰보는 중이었다. “빅뱅의 팬이에요. 한국어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내년에 한국 갈 거에요.” 언니 미야안이 서툰 한국어로 말한다. 동생 세나는 터키 올림포스 출판사가 펴낸 한국 드라마 ‘상속자들’의 각색소설집 『mirasçılar』를 도서전에서 구입했다고 했다. 
 12일까지(한국관은 7일까지) 계속되는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은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한국과 터키가 열어갈 출판·문학 교류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36회를 맞는 이스탄불 도서전은 터키 최대의 출판 관련 행사로 매년 평균 50만 명, 지난 해에는 62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 주제는 ‘만나서 기뻐, 문학아(Glad to have you. literature)’로 문학을 비롯해 인문·실용·학습서 등을 펴내는 850여 개 출판사가 부스를 차렸다. 한국은 올해 세 번째로 참가했다. 
2017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 전시장 전경

2017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 전시장 전경

 이날 열린 주빈국 행사 개막식에 깜짝 방문한 누만 쿠르툴무슈 터키 문화부 장관은 “한국과 터키는 마음이 통하는 나라”라며 “터키의 한국전쟁 파병 이후 지금까지 유지돼 온 관계가 이번 도서전을 계기로 더욱 돈독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관 행사를 주관한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철호 회장도 “두 나라는 수교 60주년이라는 두터운 외교 관계와 서로를 형제국으로 인식하는 국민 전반의 정서에도 책을 통한 문화 교류는 많이 미진한 상태”라며 “이번 도서전이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과 터키의 출판 교류는 이제 시작 단계다. 한국에 알려진 터키 작가는 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65) 정도고, 터키어로 출간된 한국어 시·소설은 15종에 불과하다. 2001년 최윤의 ‘회색 눈사람’과 이청준의 ‘눈길’ 등 단편 소설을 모은 『한국현대문학단편선』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 2016년에는 안도현의 『연어』등이 터키어로 출간됐다. 
4일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서 소설가 최윤(무대 위 왼쪽에서 두 번째), 김애란(왼쪽에서 네 번째) 작가가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4일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서 소설가 최윤(무대 위 왼쪽에서 두 번째), 김애란(왼쪽에서 네 번째) 작가가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문학이 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터키 젊은 층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터키 출판사들의 한국 책 수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 터키로 수출한 한국 저작권은 2010년대 초반까지 1년에 10여 종에 불과했지만, 2015년엔 75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올해 터키어판이 나온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맨부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힘입어 7개월 만에 6쇄를 찍었다.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이문열의 『시인』,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을 터키어로 옮긴 번역가 이난아씨는 “『채식주의자』의 성공 후 한국 소설 출판 붐이 시작됐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두고 여러 출판사가 경쟁하기도 했다. 지금이 한국 문학을 터키에 알릴 최적기”라며 “특히 여성 문제나 젊은 세대를 다룬 작품이라면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서전에서는 김애란·최윤·손홍규(소설가), 안도현·천양희·이성복(시인) 작가가 전시장과 이스탄불 시내에서 터키 독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다. 4일 열린 최윤, 김애란 작가의 ‘독자와의 만남’ 행사에는 30여 명의 터키 독자들이 참석했다. 대학원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는 베툴 세다 우스타는 “한글은 정말 아름다운 언어”라며 “특히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조만간 단편집 『침이 고인다』를 터키어판으로 출간할 예정인 김애란 작가는 이날 행사에서 말했다. “다른 나라에 대한 애정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과 비슷한 것 같다. 처음엔 좋은 모습을 보고 친해지지만 시간이 갈 수록 고민도 이야기하고 부끄러운 모습도 보여주면서 더 가까워진다. 터키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대중문화에서 시작됐지만, 그 우정의 마지막 순서에는 문학이 놓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스탄불(터키)=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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