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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산업안전 조치 소홀한 직원·사업주 양벌 규정 "합헌"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 발생한 산업재해에 대해 잘못을 저지른 직원뿐만 아니라 사업자(법인)에게도 책임을 묻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양벌규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안전조치 의무 위반시 직원 외 사업주도 처벌
헌재 "산업현장 사용주-근로자 구조적 특징"
"형사처벌로 엄히 책임 묻는 건 입법자 결단"

헌법재판소는 건설업체 대표 A씨가 제기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제주도의 한 관광호텔 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안전난간 등 추락 방지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벌금 1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씨는 현장소장의 잘못에 대해 사업주(법인)가 형벌을 부과하는 건 자기책임 원리에 반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10월 23일 오전 옹벽이 붕괴된 경기도 용인시 물류센터 건설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10월 23일 오전 옹벽이 붕괴된 경기도 용인시 물류센터 건설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산업안전보건법 71조는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7조 제1호 중 제23조 제3항을 위반한 때에는 그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양벌을 규정하고 있다. 작업 중 근로자 추락이나 토사‧구축물 붕괴, 물체 낙하 등의 각종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책임을 사업주에게 부과된 의무로 보기 때문이다.
 
헌재는 “사업주의 안전조치 이행 의무 위반 행위를 엄히 처벌하지 않으면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고 전제했다. “안전조치에 들이는 비용은 산업재해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으면 공연한 지출에 해당하므로, 사업주 입장에서는 이윤 증대를 위해 가급적 이를 줄이고자 하기 때문”이라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반면 “근로자의 경우 안전조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근로 제공을 거부하기보다는 위험한 근로조건을 무릅쓰고 근로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헌재는 덧붙였다.
 
이처럼 건설현장에서 사용주와 근로자 관계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안전조치 의무 위반 행위를 과태료 등의 행정제재가 아닌 형사처벌로 엄한 책임을 묻는 것은 입법자의 정당한 결단일 뿐 과잉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헌재는 밝혔다.
 
또 자기책임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양벌규정 조항에는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통해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하지 않도록 해 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헌재는 2009년과 2010년에 도로교통법‧식품위생법‧성매매알선 등 처벌법‧게임산업진흥법 등 양벌 조항이 있는 8개 법률의 규정을 무더기로 위헌 결정한 적이 있다. 당시 규제 철폐를 내세웠던 정부는 양벌규정을 둔 361개 법률 중 204개를 개정해 양벌규정을 삭제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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