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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퇴직한 음악선생님의 별난 동물사랑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는 꿈을 꿔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빡빡한 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게, 답답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퇴직 이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은퇴자에게 로컬라이프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자 마지막 보루다. 실제로 귀농·귀촌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는데, 지난 한 해에만 5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농촌으로 유입됐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일이 '효리네 민박(jtbc)', '삼시세끼(tvN)' 등의 TV 프로그램처럼 유쾌하지만은 않을 터. TV가 아닌 현실에서 로컬라이프는 어떤 모습일까. 지역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로컬라이프(3)
동물 좋아 취미로 키우기 시작..수백 마리 달해
지역민 위한 '동물체험학습공간'으로 활용 계획
"머리 보다 몸 쓰는 일상..함께하는 삶이 농촌사는 맛"

심춘택 씨, 이명희 씨 부부가 가족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서지명]

심춘택 씨, 이명희 씨 부부가 가족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서지명]

 
음악 교사로 정년퇴직한 심춘택(72) 씨와 부인 이명희(68) 씨 부부의 동물사랑은 유별나다. 그저 동물이 좋아 은퇴 후 동물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 규모가 어마하다. 기르는 동물 종류만 해도 소, 닭, 말, 염소, 산양, 미니돼지, 개, 토끼, 거위, 오리, 다람쥐 등 십여 종에 이르고 동물 수는 수백 마리에 달한다. 취미라기엔 웬만한 소규모 동물원 규모를 갖추고 있다. 그저 동물이 좋아서 한 마리, 두 마리 키우다 보니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동물 먹이 주고 보살피는 게 부부의 일상이다.  
 
심춘택 씨, 이명희 씨 부부는 5남매를 모두 음악가로 키워냈다. [사진 서지명]

심춘택 씨, 이명희 씨 부부는 5남매를 모두 음악가로 키워냈다. [사진 서지명]

 
지휘자이자 음악 선생님으로 평생을 지낸 심 씨는 동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집안 곳곳에 음악을 틀어놨다. 음악이 좋아 음악을 전공한 뒤 음악 선생님으로 평생을 지내며 5남매를 모두 음악가로 키워 낸 심 씨의 은퇴 이후의 삶은 동물과 음악이 함께 하는 삶이다.  
 
"어릴 적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은퇴 이후에는 시골에서 동물을 마음껏 키우며 살고 싶었어요. 정년퇴직한 뒤 그냥 지내다가 고향인 전북 김제에 있던 한옥 3채를 허물어서 동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집을 새로 지었죠."  
 
부부가 기르는 동물 종류만 해도 십여 종에 이르고 동물 수는 수백 마리에 달한다. [사진 서지명]

부부가 기르는 동물 종류만 해도 십여 종에 이르고 동물 수는 수백 마리에 달한다. [사진 서지명]

 
고기도 좋아하지 않고 동물을 싫어했던 아내 이 씨도 남편의 동물 사랑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처음엔 동물들 먹이고 치우느라 고생스러웠지만, 오히려 이젠 동물에 더 애착을 느낀다. 이들 부부는 먹거나 팔기 위해 가축을 사육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진정 원하고 바라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쓴다.  
 
"동물을 키운다는 게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보람도 있고 기쁨을 줘요. 닭이며 오리, 거위가 마당에서 우리를 졸졸 쫓아다닐 때면 아이를 키울 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죠. 사실 키우는 동물이 많아 챙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한데, 동물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농장에서 오리가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 서지명]

농장에서 오리가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 서지명]

 
동물을 두 부부만 보기엔 아쉬운 생각에 지역민들에게 공개하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동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동물체험학습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사람들에게 음악과 동물이 합쳐진 콘텐츠를 나눠주고 싶어요. 특히 요즘은 자녀 수가 적고 아파트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사람들이 더 메마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자연이나 동물과 함께할 기회를 주고 싶어요."  
 
심 씨는 지역에서 음악 선생님이자 지휘자로의 경력도 발휘하고 있다. 김제에서 10대부터 5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사람들과 함께 아마추어 음악단을 구성해 크고 작은 소규모 연주회도 연다. 앞으로는 동물과 음악이 함께하는 동물음악회를 여는 날을 꿈꾼다.  
 
"농촌에 산다는 건 생각보다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이에요. 동물과 함께하는 일상은 더욱 그렇죠. 바쁘고 힘든 것 이상으로 마음은 편해집니다. 지역 사람들과 기탄없이 일상을 나누고 함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에요. 이게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농촌 사는 맛이죠."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농장에서 말을 키우고 있다. [사진 서지명]

농장에서 말을 키우고 있다. [사진 서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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