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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복기 기사 눈길

독자 옴부즈맨 코너
중앙SUNDAY 10월 29일자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 검증에 관한 기사였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공론화 과정과 이것을 의사결정에 반영한 정부의 방식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이제까지는 사회적으로 논쟁이 많은 이슈에 대한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이미 기존에 형성된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에 의존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선출된 권력이 의도하는 것과 실제 민의가 다른 경우가 매우 많이 존재했다. 권력자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 실제 민의를 확인 또는 반영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이고 폭력적으로 행정행위를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러한 괴리로 인해 사회적으로 갈등과 불만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에 정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그대로 밀어붙이지 않고 이를 잠시 내려놓은 채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칭해지는 시민참여단의 토론과 합의 결과를 기다린 것은 대단히 참신하면서도 현명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갈등지수가 높은 반면 이를 해결할 거버넌스 역량은 미약하다는 1면의 기사 역시 기존 권력의 정책집행 방식과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사회의 갈등지수가 이처럼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자세, 그리고 논쟁이 있을 때 이를 회피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경향 등에서 유래되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12면의 기사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제도화된 시민들의 의견소통 창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공정책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은 사회 통합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김석호 공론화검증위원회 위원장의 말처럼 공론화 과정이 남발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해결을 위한 좋은 모델로 자리 잡기를 희망해 본다.
 
1917년에 발생한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아 관련 기사도 다수 게재되었다. 우리에게는 사회주의 체제가 이미 경쟁에서 낙오된 체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상당수의 국가에서는 여전히 현재 채택·운영 중인 체제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고금을 관통하는 진리이다. 러시아 혁명은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그 문제가 한계치에 달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제시한 20세기 최대의 사건이었다. 이 혁명은 또한 우리가 현재보다 더 나은 제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논쟁하고 노력하도록 하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되겠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의 구절을 인용하여 소설이 중년의 예술이라고 말하는 29면의 칼럼도 매우 인상 깊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독자의 경험치에 따라 느껴지는 감상이 차원을 달리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바쁜 일상이 독서를 피하는 핑계가 아니라 독서를 더 풍성하게 하는 거름이 되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설지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지적재산권 전문가로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부에서 근무.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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