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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택자는 ‘강남 알짜’ 자녀에 증여…실수요자, 내년 1분기 급매물 노릴 만

전문가 4인의 ‘다시 짜는 부동산 포트폴리오’
#1. 2005년 무렵 8억 상당의 타워팰리스 228㎡(69평) 2채를 매입한 중소기업 강모(60)  사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내년 4월부터 양도세 중과제도가 시행되면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세법개정으로 내년부터 최고세율이 42%(현재 40%)로 올라갈 예정인데 부동산 대책으로 2주택자는 10%포인트 추가된다. 더욱이 다주택자의 경우 10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차익의 최대 30%까지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강 사장이 연말까지 타워팰리스를 21억원에 판다면 약 3억7000만원의 양도세를 내지만 내년 4월 이후로는 2배 가까이 늘어난 7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내년 집값 변수는 양도세 중과
4월 이후 아파트 팔면 세금 2배

자산가들 ‘똘똘한 한 채’에 집중
강남 한강변, 서울 재건축 강세

20·30대, 가점제 민간 청약 불리
하남·과천 등 공공 분양에 주목


#2. 내년 봄 결혼을 앞둔 직장인 임모(29)씨는 몇 달째 신혼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무주택 실수요자가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약제도가 개편됐지만 청약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무주택 기간이 짧고 자녀가 없으면 가점제 점수가 낮기 때문이다. 현재는 대출을 받아 기존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로 들어가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조차도 내년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주변 얘기에 매입 시기를 미루고 있다. 임씨는 “투자 시기를 늦췄다가 예상과 달리 아파트 값이 더 오를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8·2 부동산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부동산을 둘러싼 각종 규제가 쏟아지자 다주택자는 물론 실수요자까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주간 기준)은 수요가 위축되면서 8개월간 이어온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4일 가계부채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 제외한 수도권의 주간 상승폭(0.04%)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지방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03%로 하락폭을 키웠다. 서울에선 강북과 강남 부동산 시장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가 내년부터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 속도를 내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은 들썩이는 반면 강북권은 오름폭이 둔화되고 있다.
 
은마아파트 101㎡ 호가 14억 넘어서
재건축 문의가 끊이지 않는 서울 강남권 공인중개업체들. 염지현 기자

재건축 문의가 끊이지 않는 서울 강남권 공인중개업체들. 염지현 기자

지난 1일 오후 2시 무렵 타워팰리스, 개포우성 등 서울 강남구 대표적인 아파트가 몰려있는 3호선 도곡역 인근 상가를 찾았다. 10여 개 공인중개업체가 촘촘히 들어선 이곳은 한산했다. A공인중개업체를 운영하는 허모 대표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지면서 매수·매도자간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하지만 재건축 이슈가 있는 지역은 상담 문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존 아파트를 정리한 뒤 입지·학군·재건축 3박자를 갖춘 개포우성1·2차나 선경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개포우성 2차아파트 148㎡(45평, 로얄층)가 8·2대책 이전 수준인 25억8000만원에 팔렸다. 대치역 방향으로 이동하자 최근 주민들이 35층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몸값이 뛴 은마아파트가 보였다. 은마아파트 상가 내 M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13억7000만원 수준이던 101㎡(31평) 호가가 1~2주 새 14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총부채상환비율(신DTI), 양도세 중과세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경섭 세무법인 서광 세무사는 “내년 4월부터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이후엔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거래가 줄면서 거래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 역시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해 보유세 등 추가 대책이 거론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까지 부동산 투자로 시세차익을 거둔 투자자는 유동성을 확보한 뒤 시장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다주택자는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김인응 우리은행 테헤란로 금융센터장은 “최근 고액자산가들은 금리인상 가능성, 양도세 강화 등을 대비해 장기적으로 보유가치가 낮은 물건 중심으로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주택을 늘리기보다 미래가치가 높은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통적인 부촌(富村)으로 손꼽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서초구 반포동의 한강변 단지는 재건축 사업에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자산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여러 채 주택을 정리하기 어렵다면 증여도 방법이다. 양경섭 세무사는 “세대가 분리된 자녀에게 장기적으로 투가가치가 오를 부동산을 증여하면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주거복지로드맵에 임대사업 방안 주목
또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달 하순 정부가 내놓을 ‘주거복지로드맵’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기준으로 6억원 넘는 고가 주택 소유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6억원 이하(수도권 이외 지역은 3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임대료 인상을 연 5%로 제한하되 취득세·양도세 등 세금 감면 혜택이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약 6억8000만원에 이른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이번에 6억원 넘는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도 세금 감면, 건강보험료 인하 등 뚜렷한 유인책이 있다면 임대사업자 등록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랜 기간 청약통장을 보유한 실수요자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기 전 신규 분양을 노려야 한다. 8·2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인 투기과열지구에서 85㎡ 이하 민간 아파트는 100% 가점제를 적용한다. 청약가점이 높은 실수요자의 당첨 확률이 높아졌다. 김연화 팀장은 경기 하남 감일지구, 과천 지식정보타운, 위례신도시 등 서울 강남과 인접한 수도권 공공택지지구 아파트 분양을 유망하게 봤다. 그는 “공공택지지구는 민간보다 분양가가 저렴한데다 교통·교육·편의시설 등 각종 생활 인프라까지 갖춰지기 때문에 생활하기 편리하다”고 말했다.
 
청약가점제는 84점이 만점이다.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기준으로 항목별 점수를 더한다. 무주택 기간이 만 30세 이상부터 적용된 데다 부양가족 수에 가장 높은 점수가 가산돼 20·30대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청약 가점이 낮거나 기존 주택 매입을 고려하는 수요자는 내년 1분기로 투자 시기를 늦추는 게 낫다. 4월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기존 아파트 매물이 많이 나오면 신규 연립 주택을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세도 챙겨야 한다. 이 시기에 ‘새 집 갈아타기’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엔 기존 주택을 3년 안에 팔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조건도 까다로워졌다. 9억원 이하 주택을 2년 이상 보유만 해도 세제 혜택을 받았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실제 거주해야만 비과세 대상이 된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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