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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아베, 트럼프와 대북 철벽공조 박음질 … 대일 안보공약도 재확인

“일본은 북한에 대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
지난달 27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경제연구센터 주최 국제회의 리셉션장.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5~7일 트럼프의 방일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월에 이은 골프 재회동 일정도 밝히면서 “어느 쪽이 이길지는 양국 국가기밀”이라고 농담도 던졌다. 그러면서 “미ㆍ일 양국은 세계의 여러 과제에 함께 손을 맞잡고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특파원이 본 일본 전략
연간 78조원 무역적자 해소 요구엔
미국 내 고용창출로 예봉 비켜갈 듯

지난 2월 방미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플로리다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던 도중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플로리다 교도=연합뉴스]

지난 2월 방미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플로리다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던 도중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플로리다 교도=연합뉴스]

아베의 짧은 연설은 트럼프 방일을 맞는 일본 정부 입장과 분위기를 압축한다. 첫째는 미국과의 빈틈없는 대북 공조다. 트럼프의 한ㆍ중ㆍ일 순방은 대북 정책의 일대 분수령이다. ‘새 틀’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대북 압박 노선에 대한 아베의 지지는 미ㆍ일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트럼프에 힘을 실어주려는 측면이 강하다. 이는 일본 국내정치와도 맞물려 있다. 아베는 지난달 엄중한 북한 정세를 국난으로 규정하고 중의원을 해산했다. 총선에서 압승한 만큼 그동안의 대북 정책이 신임을 받았다고 보고 트럼프와 대북 포위망 외교를 주도할 전망이다.
 
아베는 대북 철벽 공조를 바탕으로 강고한 미ㆍ일 동맹도 한껏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에게 트럼프의 확고한 대일 안보 공약은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 일본 국민의 안보불안을 잠재우는 안전판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일본에 핵우산과 재래식 전력을 포함한 ‘확장 억제’를 제공한다는 점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아베는 미ㆍ일 동맹의 외연 확대에도 나선다. 미ㆍ일을 축으로 호주ㆍ인도와도 협력을 넓히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구상이 그것이다. 이는 아베가 지난해 8월 케냐에서 밝힌 새 외교 전략이다. 당시 아베는 “일본은 태평양과 인도양,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결합을 늘리고 강화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두 대륙을 잇는 바다를 법이 지배하는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해양 진출과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견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이를 위해 4개국 간 전략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은 일본 언론에 “트럼프가 최근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지역’이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 다이아몬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일본의 구상을 중국으로선 아ㆍ태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일본 총리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더불어 중국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포토]

아베 일본 총리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더불어 중국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포토]

나카니시 히로시(中西寬) 교토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막는 것을 비롯해 중국 당 대회 후의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한 대응이 미ㆍ일 정상회담 주요 의제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ㆍ일 동맹을 축으로 한 호주ㆍ인도와의 연대는 결국엔 해양세력의 대륙세력 봉쇄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통상 분야는 아베의 두통거리다. 트럼프가 연간 700억 달러(약 78조 원)에 이르는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는 미국의 인프라 정비를 통한 고용 창출 방침을 밝히며 트럼프의 압력을 비껴갈 방침이라고 한다. 일본은 트럼프가 미ㆍ일 자유무역협정(FTA) 교섭 개시를 표명할지에도 촉각을 세운다. 농축산물 개방 압박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양자 FTA를 밀어붙이면 아베가 공을 들이는 11개국 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출범도 삐걱거릴 수 있다.
1986년 미국을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초청해 안내하고 있다. [중앙포토]

1986년 미국을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초청해 안내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오른쪽)와 조지 W.부시 대통령이 도쿄 아카사카의 일식 음식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오른쪽)와 조지 W.부시 대통령이 도쿄 아카사카의 일식 음식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아베는 트럼프와의 개인적 유대를 한층 다지는 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골프 재회동과 트럼프 딸 이방카의 방일과 국제회의 연설은 그 일환이다. 일단 트럼프를 한ㆍ중ㆍ일 3국 중 일본에 가장 오래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다. 현재 세계 지도자 가운데 아베만큼 트럼프와 가까운 이는 없다. 두 정상은 수시로 통화한다. 트럼프는 아베에 자문을 구하고, 아베는 트럼프와의 연대를 한껏 선전한다. 냉전을 함께 싸웠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총리의 ‘론-야스’ 관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의 대테러전 동반자 관계에 이은 강력한 미ㆍ일 정상간 결속이 떠오를 전망이다.
도쿄=오영환 총국장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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