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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트럼프 “끔찍한 무역적자” 베이징 테이블 위엔 통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 1주년’(8일)을 서울과 베이징에서 맞이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찾는 순방이 돼야 마땅하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세제 개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UPI=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세제 개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UPI=연합뉴스]

최측근이었던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이 러시아 내통 스캔들로 특검에 의해 기소당했고, 그 칼날은 트럼프로 향하고 있다. 국정수행 지지율은 38%(월스트리트저널,10월 29일 발표). 취임 후 최저치다. 게다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은 미 본토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진공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 트럼프로선 아시아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뭔가 ‘전기(轉機)’를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워싱턴 특파원이 본 미국 전략
북핵 해결 위해 대북 압박 공조
한·중·일 공동전선 도출에 초점

 
백악관 관계자는 1일 “이번 한ㆍ중ㆍ일 방문은 북핵 불수용 의지와 강한 대북 압박정책의 당위성을 재확인하고,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순방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딱히 새로운 묘안이 없는 북핵 문제에선 ‘현상유지’, 생색을 낼 수 있는 통상분야에선 ‘득점’을 챙기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가 이날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지나치게 커서 숫자를 말하기 난처할 정도다. (숫자를 말해) 중국 방문 며칠 전 누군가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싶진 않지만 끔찍하다”고 통상문제를 지칭해 ‘사전 경고’를 날린 것도 이를 시사한다. 그러면서 그는 “무역협정 재협상을 통해 4조 달러(약 4400조원)를 되가져와 미 기업들을 위해 쓰겠다”고도 말했다.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세금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세금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까지 수십 차례의 참모들과의 점검회의를 통해 ^북핵 ^통상 ^의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먼저 북핵 문제. 트럼프는 취임 10개월 만의 첫 아시아 순방에서 ‘외교적 노력’에 의한 북핵문제 해결을 반복 강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기서 ‘외교적 노력’이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게 아니다. 국제사회의 강한 압박 공조를 통해 북한이 두 손 들고 비핵화를 수용하는 협상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접근방식이다. 트럼프는 이번 순방에서 한ㆍ중ㆍ일이 이를 전면 지지하는 ‘공동전선 구축’의 모양새를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마이클 마자르 랜드연구소 아로요센터 부소장은 1일 중앙일보에 “한ㆍ중ㆍ일 공히 북한에 대한 강압적 행동(coercive action)이 필요하다는 미국 입장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과시하는 게 이번 순방의 주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정상회담 차 미국을 찾은 아베 신조 총리와 기념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트럼프 트위터 캡처]

지난 2월 정상회담 차 미국을 찾은 아베 신조 총리와 기념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트럼프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플로리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플로리다 AP=연합뉴스]

다만 트럼프의 접근법은 한·중·일 3국 간에 미묘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선 ‘북핵 대응에 미국과 함께 해 줘 감사하다’고 할 것이고, 한국에선 문재인 대통령과의 의견 차를 좁히는 데 노력할 것이고, 중국에선 북한 압박을 위해 더 많은 걸 하라고 촉구할 것”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경우 국빈 방문인 만큼 트럼프도 (한국의) 얼굴을 붉히게 할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주변에선 “한국에선 사전준비된 자료를 읽는 국회연설(8일)보다 트럼프 본인의 생각을 비교적 자유롭게 털어놓을 캠프 험프리스에서의 연설을 주목해야 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화염과 분노’급의 표현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 6월말 워싱턴에서의 한ㆍ미 정상 공동회견 때도 성명에 없던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문제를 갑자기 들고나와 청와대를 당황케 했다.
 
또한 양국 정부 모두 공식적으론 말하지 않지만 ‘문재인-트럼프’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도 이번 순방의 숨은 목표 중 하나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는 “트럼프에게 아베 일본 총리는 ‘최고의(best)’ 관계, 시진핑 중국 주석은 ‘좋은(good)’ 관계, 문 대통령은 ‘그다지 가깝지 않은(not close)’ 관계”라며 “워싱턴에서의 첫 만남이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던 만큼 이번 방한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백악관의 ‘핵심 관심사’는 역시 중국 방문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트럼프는 중국에서 ‘북한과의 군사적 분쟁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던져 북한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통상 이슈를 보류하고 북핵을 취하는 ‘빅딜’을 했다. 하지만 이번엔 양상이 정반대다. 북핵(압박)을 현상유지하고 통상을 취하는 ‘뉴 빅딜’을 택해야 하는 한계를 안고 떠나는 아시아 순방이 됐다.  
김현기 워싱턴 총국장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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