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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빴던 9시간, 박근혜 입당부터 출당까지

100분간 진행됐던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오전 10시 45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6층 당 대표실 앞은 고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었다. 오가는 당 관계자들만이 "홍 대표가 발표할 성명서 문장을 직접 다듬고 있다"고만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열린 최고위 공개 회의에는 홍 대표를 포함해 정우택 원내대표, 이철우·김태흠·류여해·이재만 최고위원, 이재영 청년최고위원, 이종혁 지명직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9명이 모두 참석했다. 주로 정책 현안에 대한 발언만 나왔다. 홍 대표는 “넥타이를 바꿔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출당 여부를 두고 껄끄러운 관계를 보였던 정우택 원내대표와도 화기애애해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선 적막감만 감돌았다. 85분 동안 단 한명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비공개 회의가 끝나자 최고위원들이 나와 각자 엇갈린 의견을 전하며 회의 과정의 진통을 대변했다. 
이종혁 최고위원은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표결에 의한 결정으로 해서는 안 된다'에 일치를 봤다"며 "최종적으로 당 대표가 충분히 최고위의 의견을 숙고해서 결정하고 모든 책임을 지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최고위가 수용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숙고해서 결정하면 최고위에서 수용하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의견을 들었으니까 의견 들은대로 숙고해서…"라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김태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이 문제점과 의견을 말했다. '홍 대표가 숙고하는 건 좋은데 혼자 결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했다"며 홍 대표의 결정권에 대해 부정했다.  
 
이후 강효상 당 대변인은 “대표가 최고 위원들 이야기를 충분히 다 들었다. 오늘 중으로 숙고해서 본인 책임으로 결정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는) 표결로 결정해선 안된단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에 기자회견을 열어 “(홍 대표가 결정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으로 원천 무효"라며 반발했다. 또, “대표가 독단으로 제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은 당헌당규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럴 거면 최고위가 무슨 필요가 있겠나”며 “앞으로 법적ㆍ정치적 책임을 묻는 등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대변인에 대해서도 "당 대변인이 아니라 홍 대표의 대변인"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결국 오후 6시 홍 대표가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공식 선언하며 이날 벌어진 소동을 마무리했다. 홍 대표는 “현재의 당헌당규는 내가 만들었다. 위원회 의결 없이 제명처리 한다고 돼 있다”며 “(박 전 대통령) 본인이 굳이 이의를 제기 안했기 때문에 탈당을 수용한 걸로 간주하는 조항이고, 제명처분의 주체는 당대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출당' 문제 공식화부터 출당까지=당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가 공식화된 것은 지난 8월 16일 대구 토크 콘서트 때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국정을 잘못 운영한 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뷰를 통해 "국정농단에 관여했던 핵심 친박과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당에서 앞으로 출당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 달 뒤인 지난달 20일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에서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이후 친박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서청원 의원은 이틀뒤 기자회견을 열고 “故 성완종 의원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며 ‘녹취록 파문’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후에는 당원 탈당에 대한 자유한국당 당헌 제 21조를 놓고 홍 대표 측과 친박계가 충돌했다. 홍 대표 측은 '탈당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바로 제명 처분한다'는 3항을 근거로 들고, 친박계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해야 한다'는 2항을 근거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 내 반발이 거세지자 홍 대표는 지난 1·2일 양일간 초선·재선·3선 의원들을 따로 만나 설득하는 '식사 정치'를 펼쳤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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