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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박 전 대통령 출당..." 박근혜당 멍에를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시켰다.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내린 지 239일 만의 절연(切緣)이다. 박 전 대통령이 출당 절차가 끝나며 보수통합의 기반도 마련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제명을 발표한 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적제명을 발표한 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의 한국당 당적 문제를 정리하고자 한다”며 “박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결정을 홍 대표에게 맡기기로 했다.    
 
홍 대표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며 내건 명분은 보수의 재건이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문제를 내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기 위하여 무리하게 구속기간까지 연장하면서 정치재판을 하고 있다”며 “한국당을 ‘국정농단 박근혜 당’으로 계속낙인 찍어 한국 보수우파 세력들을 모두 궤멸 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보수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근혜당’이라는 멍에를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지지층의 반발이 우려되는데도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밀어붙인 건 지방선거를 앞둔 현실적인 고민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당적을 계속 유지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는 ‘탄핵 심판 선거’나 ‘적폐청산’ 프레임이 될 수 밖에 없다. 홍 대표는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황교안 전 총리가 지방선거에 나올 경우 탄핵심판 선거가 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DB]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DB]

 
박 전 대통령이 제명되면 바른정당 내 통합파 의원들은 집단 탈당의 명분을 갖추게 됐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등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한국당 복당의 조건으로 들어왔다. 5일 당 의원총회에서 남경필 경기지사가 제시한 바른정당ㆍ한국당 통합전당대회에 대해 더 논의하기로 했지만 홍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모두 동의하지 않고 있어 현실성이 적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은 6일이 가장 유력하다. 탈당하는 의원의 수는 8명 정도다.  
 
홍 대표도 보수 결집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호기를 맞게됐다. 총대를 멘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당내 리더십을 보여줬다. 당의 한 초선의원은 “친박 의원들 상당수도 홍 대표쪽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합류할 경우 보수결집이라는 명분을 갖추게 되는데다 친박들과의 파워게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다만 홍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보수세력을 국민이 믿어준 건 능력과 책임감 때문이다”며 “책임정치 강조하는 측면에서 친박 핵심을 청산하자는 것이지, 바른정당 의원이 돌아오는 공간을 마련해주려고 이런 결정을 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남은 관건은 친박계와 기존 지지자들의 집단 반발이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에 ‘제명’, ‘출당’ 등의 단어를 쓰지 않고 대신 “당적이 사라진다”고만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여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후 “당 출신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법률적, 정치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서다.  
 
당장 친박계는 박 전 대통령 제명의 절차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이 “대표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으로 법적ㆍ정치적 책임을 묻는 등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대표 측은 친박계가 집단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을 밀어붙인데는 지난달 20일 당 윤리위원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 절차를 의결했을 때 별다른 반발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당인 민주당의 고민도 커지게 됐다. 현재 민주장과 한국당은 적폐청산을 놓고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121)과 국민의당(40석), 바른정당(20석)이 참석하는 정책협의회를 제안했다. 3당의 의석을 합치면 181석으로, 선진화법에서 규정한 신속안건처리를 위한 문턱(180석)을 넘을 수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이 붕괴가 가속화될 경우 이같은 구상도 물거품이 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여 강공기조를 갖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안효성ㆍ백민경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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