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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침으로 폐·신장 기운 조절해 우울증 치료

기자
박용환 사진 박용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과 책에 실린 인체 그림.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과 책에 실린 인체 그림.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한의학 치료는 여러 가지 강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연적인 힘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지극히 안전하고, 몸 스스로의 자가치유능력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중에서 정말 대단하지만 잘 놓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수 천 년 전부터 마음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치료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9)
오장육부를 일곱가지 감정과 연결해 치유
화 내면 처음엔 심장, 나중엔 간에 나쁜 영향

 
동의보감에서 정신을 다루는 부분 중 가장 앞에 있는 조문이 ‘신(神)’이다. 정신의 작용은 오장육부 중에서도 심장이 도맡아 한다며 여러 형이상학적인 신의 모습을 다루며 시작한다. 지금은 종교마다 유일신 개념을 전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신의 개념이 조금 달랐다. 많은 곳에서 신이라는 것은 자연 곳곳의 영혼과 교감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깔렸다고 여겼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종교의 몫이다. 의학에서는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유, 설명하기 위해 인용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연물에 대한 공경과 함께 특이한 성질을 캐릭터화한 것이 많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듯, 자연물 각각을 신에 대비해 그 성격을 표현한다. 이것으로 오장육부를 설명한다면 심장의 기능은 피를 뿜어내는 것이니 그 성격은 불같다고 표현할 수 있다. 
 
 
동의보감 속의 심장. [중앙포토]

동의보감 속의 심장. [중앙포토]

 
그래서 심장은 화의 기운, 화의 신 같은 성격을 가졌다고 한다. 여기에 각 장부와 관련된 감정과 기운을 설명한다. 칠정, 즉 일곱 가지 감정인 희·노·우·사·비·경·공에 대해 각각에 알맞은 신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일곱 가지의 감정에 따라 우리 몸의 오장육부를 상하게 하는 정도와 범위가 다르게 된다. 위에 설명한 논리에 따라 감정과 오장육부를 연결해 보자.
 
 
기뻐하는 것조차 심하면 양기를 상하게 되고, 기를 거스르게 되니 자칫하면 심(장)의 기운을 약하게 할 수 있다. 기쁜 감정은 혈액을 용솟음치고 순환시켜서 몸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아주 좋은 감정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너무 오래되면 심장의 기운을 약하게 만든다. 
 
지나치게 웃으며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면 그다지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 기쁨도 적당해야 순환에 좋다. 잔잔한 기쁨이 행복을 만드는 것이다. 기분과 상관없이 실실 웃고, 박장대소 하는 것을 미쳤다고 표현하곤 한다.
 
 
스트레스. [중앙포토]

스트레스. [중앙포토]

 
심장은 화의 기운이라 불같은 느낌이 있어서 화를 내는 것과 연관을 두기 쉽다. 하지만 화를 내면 불같이 기운이 솟고 난 다음 바로 식는다. 화를 내는 당시에는 혈압이 오르는 것 같지만 가라앉으면 힘이 쭉 빠져 혈압도 뚝 떨어진다. 이렇게 쌓인 감정은 오히려 간에서 처리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으면 처음에는 심장에 타격을 주지만, 반복되고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간을 상하게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을 자주 내면 상초(가로막 위의 부위로 심(心)과 폐(肺)를 포함한다) 로 피가 몰려서 기가 끊어질 정도로 나쁘게 되며, 간의 기운을 약하게 한다. 여러 감정이 심하면 사람을 상하는데 그중에서 성내는 것이 제일 나쁘다는 설명이다.
 
 
근심이 지나치면 기가 푹 가라앉는다. 기가 가슴에서 막혀 비위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폐 기운도 따라서 나빠진다. 근심·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생각이 많다. 생각이 많으면 기운행이 안 된다. 기는 흘러야 하는데 정체되면 뭉친다. 등이 굽고 침울해진다. 침울한 기운은 폐를 약하게 만든다.
 
 
생각이 지나치면 기가 울체되어 막힌다. 뭉친 기운은 자율신경의 조절을 못 하게 만들고, 이어 소화기도 약하게 한다. 그래서 비위가 약해지고 이어서 입맛이 없어진다. 지나친 사색,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많은 사람이 항상 더부룩하고 체기가 있는 듯하다. 요즘 신경성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은 것은 생각이 지나친 때문이 아닐까.
 
 
눈물. [일러스트 김미지]

눈물. [일러스트 김미지]

 
슬퍼함이 지나치면 기가 소모되면서 폐 기운이 약하게 된다. 슬퍼함과 근심은 비슷한 속성이 있다. 기운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 폐가 약해진다. 상갓집에서 오열한 후의 상태를 생각해 보면 슬픔이 지나쳐 기운이 탈진된 상태가 이런 때이다.  
 
 
자주 놀라는 것은 심장이 안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놀라는 것을 자주 겪으면 심장의 기운을 상하게 한다.  
 
 
공포를 자꾸 느껴도 몸이 상한다. 기가 아래로 처지고, 심하면 신(장)의 기운을 상하게 된다. 무서움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감정이다. 공포심은 사람을 오그라들게 하고, 우리 몸의 단전과 에너지를 담당하는 신장의 기운을 갉아먹는다.
 
이렇듯, 감정이 한쪽으로 지나치면 기운이 치우쳐져서 우리 몸의 각 부분을 상하게 한다. 감정은 부침이 커선 안 되고 때와 장소에 따라 적당해야 한다. 이 조절이 안 되면 자율신경실조증이 생기게 되고, 더 나빠지면 정신적으로 나빠진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우리가 마음의 병이라고 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몸의 상태와 함께 생각한다는 점이다. 마음과 감정이 몸을 상하게 한다면 거꾸로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하면 마음과 감정의 질환도 어느 정도 치유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우울증. [중앙포토]

우울증. [중앙포토]

 
예를 들어 우울증은 근심, 생각이 지나침, 슬퍼함, 어느 정도의 공포가 복합된 감정이다. 폐와 비위, 신장의 기운이 약하게 된다. 이때 한약 혹은 침으로 폐·비·위·신의 기운을 조절해 주고 건강하게 해주면 우울증을 극복하는 힘이 생긴다. 실제로 한방으로 공황장애, 스트레스, 화병 등을 치료하는 분이 많은데, 가장 기본 되는 원리가 이것이다.
 
감정을 평온하게 다루는 방법으로 많이 추천되는 것이 명상이다. 나를 고요히 바라보게 되면 마음의 변화와 동요까지 알아차릴 수 있다. 호흡을 잔잔하게 하고, 생각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어떤 감정에서 힘들어하는지를 알게 된다.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에너지가 나오고 나를 관리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수 있다.
 
현대인들은 일이 많아 바쁘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가 많다. 일주일에 한 번 쉬는 날 잠깐 나들이하는 정도도 못 챙기는 분도 많다. 그런 분에게 매일, 10분씩 시간을 내어 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오장육부 속에 숨겨져 있는 신들의 기운을 깨워 나 자신과 대화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기운이 평온해지고 마음에 행복이 들어오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이다.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hambakus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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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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