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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진핑 ‘신시대’와 중국의 이해득실

이동률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

이동률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

많은 억측과 논란 속에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했다. 예상을 넘어서는 강력한 시진핑 1인 체제가 등장했다. 집권 2기 시작과 동시에 ‘시진핑 사상’이 당장((黨章)에 삽입된 건 이례적이다. 이제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후진타오와 장쩌민은 물론 덩샤오핑까지도 넘어서는 정치적 위상을 갖게 됐다.
 

국내 발전과 안정이 자리잡으면
평안한 대외 관계 따라올 수도
반면 마국·한국과 갈등 빚을 때
외교 유연성 발휘 힘들어질 듯

시 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측근 중심으로 교체함과 동시에 후계 후보자를 포함시키지 않는 파격을 통해 권력 기반을 공고화했다. 최소 향후 5년 시진핑의 ‘신시대(新時代)’가 전개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시진핑 ‘신시대’의 출범에 즈음해 관심을 끄는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시진핑의 권력 강화가 중국 공산당 체제와 중국의 미래에 어떠한 시대적 의미를 갖는가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권력 강화에 성공한 시진핑 체제가 향후 어떠한 대외 정책을 펼칠 것인가다.
 
우선 시진핑 2기 체제는 ‘신시대 신사상’을 역설했지만 오히려 덩샤오핑 이후 진전되어 온 중국식 정치 발전과 제도화라는 큰 흐름에 역주행했다. 집단지도 체제는 1인 체제로 회귀했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권력승계를 상징해 온 ‘격대지정(隔代指定)’의 관행도 지켜지지 않았다. ‘시진핑 사상’이 조기에 포함된 것도 체제 강화를 위한 조급함이 엿보인다. 지도 사상이 임기 중반에 부각됨으로써 시 주석은 향후 5년 지도 사상 실천을 검증받아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될 수 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러한 파격이 형식적으로 당대회에서 당내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요컨대 집권 세력 내부에 공산당의 집권 강화와 안정화를 위해서는 그간의 정치 발전을 유보하는 역주행을 감행하면서까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성된 것이다. 즉 권력 집중을 통해 일사불란한 체제를 확보해야 할 만큼 지금 공산당 체제가 복잡한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이야기다. 비록 시진핑 2기 체제는 화려하게 출범을 알렸지만 1인 체제의 강화라는 시대역행적 모습이 장기적으로 공산당 체제의 안정과 발전을 담보할 선택이었는지 지켜봐야 한다.
 
시론 11/3

시론 11/3

돌이켜 보면 2012년 시진핑 정부 출범 당시 시대의 기대는 정치개혁이었다. 마오쩌둥 시기는 혁명이 시대정신이었고, 덩샤오핑으로부터 시작돼 장쩌민과 후진타오까지의 개혁 지도부는 고도성장 신화를 기반으로 공산당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그런데 시진핑 체제는 ‘뉴 노멀(New normal)’이 시사하듯 당연시됐던 고도성장 신화를 더 이상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변화된 민의를 수용할 수 있는 정치개혁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5년 전반 임기 동안 정치개혁보다는 반부패 캠페인과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워 집권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시진핑 체제의 권력집중은 이러한 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럼에도 시진핑 체제는 여전히 ‘신시대’에 부합하고 집권 정당성을 강화할 참신한 원천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시진핑 체제가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발걸음을 내디딜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시진핑 1인 체제가 국내 체제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면 대외적으로는 예상 밖으로 저비용의 안정된 국제관계를 지향할 가능성이 있다. 시 주석이 강국의 꿈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한다면 여전히 국내 발전과 안정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시진핑 정부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신고립주의 경향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우회하면서 강국화 플랜을 진전시킬 중요한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오히려 강국으로서의 국제사회의 책임과 글로벌 거버넌스 역할 강화 의지를 피력하면서 미국과 차별적인 세계적 리더십을 확보하고자 한다. 미국의 대응에 따라서는 아시아에서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이 부활하고 한국은 두 나라로부터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중국의 꿈 실현이라는 비전은 체제의 정당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인민의 민족주의 정서를 과도하게 고양함으로써 중국 외교의 융통성 발휘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이 해양 영유권 분쟁 등 핵심이익으로 규정한 사안에서 타협하거나 양보하지 않고 강경 입장을 고수하게 만들 것이다. 동시에 1인 지배 체제의 강화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편으론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불필요하게 증폭된 사례처럼 외교 유연성을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동률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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