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은행들 연 수익 13조원 넘봐 … 뜯어보니 이자수입이 80%

주요 시중은행이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조4289억원이다. 여기에 농협은행(5160억원)을 포함하면 ‘빅5’의 누적 순이익은 7조원에 육박한다. 3분기까지 벌어들인 이익이 지난해 전체 이익을 뛰어넘는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국내은행 전체의 당기순이익을 12조9000억원으로 추정한다.
 

조선업 부실 채권 줄고 연체율 하락
M&A로 덩치 커져도 인력 안 늘어
“땅 짚고 헤엄치기” 따가운 시선도

수익성 세계 100대 평균에 못 미쳐
주택담보대출 등 ‘쉬운 장사’ 치중
“체질 바꿔 수익모델 다변화해야”

실적 고공행진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생했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대손비용이 줄어든 데다 이자 수익이 늘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 KB국민은행(3조9725억원)과 신한은행(3조6483억원)·KEB하나은행(3조2800억원)의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전년동기대비 10% 이상 늘었다. KB국민은행의 이자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나 증가했다.
 
은행 실적 그래프

은행 실적 그래프

순이자마진(NIM) 추이를 보면 4대 시중은행의 NIM은 지난해 말 이후 3분기 연속 상승세다. NIM은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한 수익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도 포함된다.
 
3분기 국민은행의 NIM은 1.74%로 다른 은행을 앞질렀다. 지난해 4분기(1.61%) 이후 1분기(1.66%)와 2분기(1.72%)에도 꾸준히 증가했다. 신한은행(1.56%), KEB하나은행(1.52%), 우리은행(1.51%)의 NIM도 모두 상승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주요 시중은행이 대형화하고 각 은행의 대출 자산이 300조원대로 커진만큼 이자 수익도 많아졌다”며 “자산 규모 증가세보다 인력 증가 폭이 크지 않아 판매관리비가 덜 든데다 수신 금리가 대출 금리에 비해 더 낮아진 것도 은행의 이익이 늘어난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은행 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상반기 3.33%에서 올 상반기 3.21%로 0.12%포인트 떨어졌으나 수신 평균 금리는 같은 기간 1.38%에서 1.20%로 0.18%포인트 떨어졌다.
 
사업 다각화로 비이자이익이 늘고는 있지만 체질 개선은 여전히 늦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비(非)이자이익은 1조4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2%나 늘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이자 이익에 의존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성적에도 은행권이 표정 관리 중인 이유다.
 
‘깜짝’ 실적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이자 장사’로 실적을 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금리 상승기에는 칼자루를 쥔 은행이 독점력을 발휘하기 쉽다”라며 “이자 수익이 늘어난 건 고객에게 돌아갈 소비자 후생이 은행으로 이전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예대마진을 벌려 돈을 버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영업에 대한 비판에 정부도 가세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7월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수익의 원천이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깜짝’ 실적의 이면에는 자원의 효율적 분배라는 금융의 제 역할을 못 한 영향도 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신용 위험이 증대하고 건전성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축소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과 자금 투입이 필요한 기업에 돈이 지원되지 않고 가계에만 돈이 지원되는 왜곡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상업은행이 사상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 측면의 경쟁력은 선진국 은행과 비교하면 떨어진다.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총자산 대비 순이익의 비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 대비 순이익률)은 세계 100대 은행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세계 100대 은행의 평균 ROA(2016년 기준)는 0.85%, ROE는 13.55%다. 하지만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ROA는 0.59~0.78%, ROE는 9.05~10.18%에 머물렀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 의존도가 80%를 넘는 상황에서 이 수치를 낮추고 비이자이익을 활성화하기 위한 수익모델을 찾아야 하지만 수수료 인상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거센데다 각종 금융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많아서 수익을 다변화하기도 쉽지 않다”며 “구조적 제약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