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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소원 꼭 들어준다" 1만명 학부모 몰리는 곳

"기도 잘 들어줘서" 수능 앞두고 1만명 몰린다는 팔공산 이곳 
 
대구에 사는 박숙희(49)씨는 최근 두 달간 매일같이 팔공산 갓바위로 향한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6일)을 앞두고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인 아들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30일 오전 6시에도 박씨는 아들의 증명사진, 묵주를 챙기고 보온병에 따뜻한 커피를 담아 집을 나섰다. 차를 타고 1시간여 달려 경북 경산시 와촌면 관음휴게소에 주차한 뒤에 30분간 산을 올랐다. 갓바위에 도착해선 방석 위에 아들의 증명사진과 불교 경전을 옮겨 적은 사경(寫經)을 올려뒀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6일)을 앞두고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6일)을 앞두고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박씨는 "자식 사진을 보면서 108배를 하고, 염주를 돌리고 경전을 외우면서 아들이 공부한 만큼 수능 성적이 잘 나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수도권은 영하를, 경산 지역은 영상 6도를 기록할 정도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108배를 하는 박씨의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 프리랜서 공정식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경산시 와촌면의 팔공산 갓바위는 팔공산의 남쪽 봉우리인 해발 850m 관봉 아래 위치한 석불 좌상이다. 정식 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 높이 4m 불상의 머리에 두께 15㎝, 지름 180㎝의 넓적한 돌이 얹혀 있는 독특한 형상이다. 갓을 쓴 것처럼 보여 갓바위 부처로 불린다. 또 갓이 대학의 박사모처럼 보이기도 해 수험생을 둔 부모에게 대학 입시에 영험할 것이란 믿음을 준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6일)을 앞두고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6일)을 앞두고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갓바위 옆에는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시는 갓바위 약사여래불께 기도를 올려 보세요.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당신의 소원은 꼭 이뤄질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수능 시험이 임박한 11월 초에만 전국각지에서 1만명의 학부모가 몰리는 이유다. 갓바위 오른쪽 아래 바위벽에는 동전을 붙이는 곳이 있는데, 떨어지지 않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설도 있다.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가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가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기도 용인에서 온 박영주(48)씨는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어하는 딸이 그동안 관련 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꼭 꿈을 이뤘으면 하는 마음에 응원차 팔공산을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고3 수험생인 자녀를 위해 108배를 하러 왔다는 한 부부는 "크게 바라는 건 없다. 그동안 너무 고생했는데 이제까지 한 만큼만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7일)을 나흘 앞둔 13일 휴일을 맞아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시민들이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고 바위에 동전을 붙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7일)을 나흘 앞둔 13일 휴일을 맞아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시민들이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고 바위에 동전을 붙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팔공산 갓바위는 통일신라시대 선덕여왕 7년(638년) 원광법사의 수제자 의현대사가 어머니 넋을 기리기 위해 돌을 쪼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반대로 부모가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야외 도량(道場)이 됐다. 굳게 다문 입술이 근엄하게 느껴지는 갓바위 부처의 시선이 동남쪽인 부산·울산·경남지역을 향하고 있다고 해서 유달리 그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수능 당일에는 해가 뜨지 않은 오전 4시만 되도 이미 자리가 꽉 찬다.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초에 불을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를 찾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초에 불을 밝히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사람들만 오는 건 아니다. 10월 말부터 팔공산의 단풍이 절경을 이루면서 가을 정취를 느끼러 오는 등산객이 들렀다가 '건강' '취직' 등 다양한 소원을 빌고 간다. 갓바위가 위치한 관봉에서는 빼어난 산세를 만끽할 수 있다. 대구시는 팔공산 인근의 낙엽을 쓸지 않고 그대로 놔둬 시민들이 가을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팔공산 순환도로 단풍 풍경 [중앙포토]

팔공산 순환도로 단풍 풍경 [중앙포토]

팔공산 갓바위에 오르는 길은 몇 가지가 있다. 그중 대구 동구 진인동 갓바위 집단시설지구(갓바위 주차장)에서 가는 길과 경산 와촌면 선본사에서 시작하는 길이 대표적이다. 선본사 관음휴게소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도착하기까지 약 30분 걸린다. 
갓바위를 향하는 계단 위에는 분홍·노란색의 소국(小菊) 화분이 놓여져 있다. '아들의 대학 합격 기원' '사업 번창' '가족의 건강' 등 다양한 소망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다. 
 
팔공산 갓바위 오르는 길. 소국 화분에 소원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다. 백경서 기자

팔공산 갓바위 오르는 길. 소국 화분에 소원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다. 백경서 기자

갓바위를 향하면서 팔공산의 풍경을 만끽하려면 갓바위 집단시설지구에서 출발하는 쪽이 훨씬 좋다. 1시간이 소요된다. 붉게 물든 산의 정취를 만끽하다 보면 1365개 계단을 쉬이 오를 수 있다. 1365계단은 대구시가 1년이 365일이라는 것에 착안해 2013년 조성한 돌계단(0.9㎞)이다. 1년 365일 국민이 찾는 명소라는 의미를 담았다. 
팔공산 갓바위 오르는 길. 소국 화분에 소원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다. 백경서 기자

팔공산 갓바위 오르는 길. 소국 화분에 소원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다. 백경서 기자

한편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서 입시철이면 전국의 학부모가 찾는 대표적 명소로는 부산시 해동용궁사, 충북 영동군 괘방령, 전남 여수시 향일암, 경남 의령군 솔바위, 강원 영월군 선돌 등이 있다.  
 
경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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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