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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2017 추석 이후, 10대가 바라본 명절의 불편함

 by 이연주·박은우·홍민영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동안의 긴 추석 연휴가 끝이 났습니다. TONG청소년기자단 가평지부에서는 추석연휴를 보낸 학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2017년 현재 10대가 바라보는 한국의 명절 문화는 어떤지, 그 명절 문화 속에서 느낀 불편함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소개해드립니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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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 이번 추석에 고향에 갔느냐는 물음에 대부분의 사람이 친가과 외가에 모두 갔지만, 절반 이상은 친가과 외가 중 한 곳에만 가거나, 아예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어떤 경우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가까이 사는 가족끼리만 모이거나 가족들과 전혀 만나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은 대부분 “거리가 너무 멀거나 서로가 너무 바빠 가족들끼리 모일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밖에도 “우리 가족들만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거나 “나만 빼놓고 다 할머니 집에 갔다” 같은 답변도 들을 수 있었죠.
 
명절 차례를 지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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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31 가구를 대상으로 물어봤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비율은 거의 동일했습니다. 차례를 지내기보다 그 시간에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개인적인 공부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차례를 지내지 않게 된 사연을 이렇게 털어놓았죠.
 
“저희 집안은 대대로 차례를 지냈어요. 그런데 점점 가족 구성원이 바빠지자 차례를 대행업체에 맡기게 됐죠. 그러던 중 할머니께서 이렇게 차례를 지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이 일로 기분이 언짢아진 할머니가 한마디하시니, 가족들은 서로에게 일을 미루지 뭐예요. 막상 나서서 차례를 지낸다고 말하긴 싫고, 그렇다고 대행업체에 계속 맡기는 것도 역시 찜찜한 거죠. 결국 이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어요. “네가 해라” “나는 못하겠다”라면서요. 그러던 중에 자연스레(?) 차례를 지내지 않게 됐어요. 실제로 지금은 차례를 지내지 않고 있습니다.”  
 
'제사상 대신 준비해드려요'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제수음식 전문업체 바른제사에서 조리사들이 추석차례상 음식을 만들고 있다. 주문형 차례상은 전문업체가 차례 음식을 모두 만들어 배송해주는 것으로 다양한 음식을 고를 수 있고 직접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2017.10.1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제사상 대신 준비해드려요'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제수음식 전문업체 바른제사에서 조리사들이 추석차례상 음식을 만들고 있다. 주문형 차례상은 전문업체가 차례 음식을 모두 만들어 배송해주는 것으로 다양한 음식을 고를 수 있고 직접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2017.10.1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명절 차례는 격식을 얼마나 차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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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차례를 지내는 이들에게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대부분이 엄격하게 전통을 따라 차례를 지낸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전통보다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차례를 지낸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죠. 한 가구는 아예 전통적인 형식과는 상관 없이 차례를 지낸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차례상을 차린다는 겁니다.
 
대전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명절 차례상 차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대전 대흥동 대전평생학습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명절 차례상 차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명절이 즐거운가요, 불편한가요
 
이번에는 명절의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명절만 다가오면 미디어에서 ‘추석에 고향에 가기 싫은 이유’ 같은 기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죠.  
 
저희 가평지부에서는 추석 당일 이후 3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추석이 불편했는지 아닌지, 그리고 사람들이 직접 겪었던 불편은 무엇인지를 물어봤죠. 그 결과 조사 대상 중 60%가 “추석에 불편함을 겪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불편 1. “특정 사람들만 일하는 것이 보기 불편했어요.”
 
어떤 사람에게 명절은 ‘하루 종일 일해야 하는 불편한 날’인 모양입니다. 며칠 전부터 음식을 준비하고 제기를 꺼내 닦고, 손님을 맞이하고 차례를 지낸 후 뒷정리까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실제로 차례상이나 제사상을 차리는 데는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데, 이런 일을 몇몇 사람만 맡아서 하는 것이 불편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주로 손아랫사람이나 여성들이 명절 차례 일을 도맡아서 하고, 이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명절 차례상 차리기와 식사 준비는 저희 어머니와 큰어머니 두 분이 맡아서 하세요. 이 두 분이 17인분을 만드는 거예요. 불만을 제기했지만 어른들이 듣지 않으셔서 그냥 단념했어요.”
 
불편 2. “친척집이 너무 멀어요.”

 
차례를 지내기 이전에, 친적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멀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명절에는 귀성객들로 인해 고속도로가 꽉 막히고 휴게소는 사람들로 붐비죠. 친척과 가족들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람들은 이 교통체증을 감내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이를 달갑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큰집이 부산이에요. 한 번 가는데 기본 7시간 정도가 걸려요. 정말 불편해요.”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향에 내려가려면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달려야 하는데, 먼 거리를 왔다 갔다 하기는 너무 힘들어서 가까이 있는 가족들만 모였어요. 차례 준비도 하고, 외식도 했어요. 사실 모인 가족 수만 적을 뿐이지, 명절에 한 활동들은 가족들이 다 모였을 때랑 똑같은 것 같아요.”  
 
아침부터 시작된 귀성·귀경 차량 행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민족 최대 명절 추석 당일인 4일 오전 서울 경부고속도로 잠원IC 인근에서 바라본 고속도로 위로 이른 귀경 차량들과 귀성 및 휴가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체 고속도로 교통량은 이번 연휴 중 가장 많은 수치이자 역대 일일 교통량 최다 신기록인 586만대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당일 기록인 535만대보다 약 10% 많고 평소 주말 평균인 450만대보다 약 30% 많은 수치다.2017.10.4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침부터 시작된 귀성·귀경 차량 행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민족 최대 명절 추석 당일인 4일 오전 서울 경부고속도로 잠원IC 인근에서 바라본 고속도로 위로 이른 귀경 차량들과 귀성 및 휴가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체 고속도로 교통량은 이번 연휴 중 가장 많은 수치이자 역대 일일 교통량 최다 신기록인 586만대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당일 기록인 535만대보다 약 10% 많고 평소 주말 평균인 450만대보다 약 30% 많은 수치다.2017.10.4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불편 3. “친척들과 함께 있는 것이 불편했어요.”
 
명절에는 친척을 만납니다. 앞서 말했든 몇 시간을 들여 친적집에 가는 것이 모두가 즐거운 일이 아니듯, 친척을 만나는 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학생은 “친척집에 가면,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먼 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너무 오랫동안 들어야한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너는 왜 키가 작냐, 넌 왜 그렇게 안 먹냐, 그러니까 키가 안 크지, 라는 막말을 잠자코 들어야만 했다”고 토로했죠.
 
기타 응답으로는 “사촌과 친하지 않은데 어른들 앞에서 친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큰집이 너무 작아서 대식구가 모이기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추석’이란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이렇습니다. 함께 빚은 송편을 하나씩 들고 가족이 화목하게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림이죠. 물론 각 개인마다, 그리고 가족마다 그들이 그리는 추석의 이미지는 다를 겁니다. 또한 각자의 방식대로 사람들은 명절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형성된 명절 문화가 그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 명절 문화가 어떻게 변해가던, 옛것과 다르다고 무조건 비판하려 들지 말고 현재 사회에 맞게 변해가는 모습을 수용해보면 어떨까요. ‘옛 것과 다르다’는 것은 나쁘거나 틀린 일이 아니니까요.  
 
글·그래픽=이연주·박은우·홍민영(청심국제고 2) TONG청소년기자 가평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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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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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