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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자신이 '갉아먹히는 소리' 들을 수 있다"

[사진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방송화면 캡처 / 사진 SBS '미녀공심이' 방송화면 캡처]

[사진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방송화면 캡처 / 사진 SBS '미녀공심이' 방송화면 캡처]

식물이 자신이 '갉아먹히는 소리'를 듣고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식물이 그동안 음악 등 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은 제법 알려져 있었지만 이러한 능력이 어떤 이유로 발달했는지는 베일에 감춰져 있었다.
 
미주리 대학(University of Missouri)의 하이디 아펠(Heidi Appel) 박사는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가 배추흰나비 애벌레에게 갉아먹히는 소리에 반응한다"며 "이번 연구는 식물이 생태학적으로 유의미한 진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최초의 연구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특수한 레이저 측정 장비를 동원해 원래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를 녹음해 사람도 들을 수 있는 형태로 변환시켰다. 이어 해당 소리가 식물이 더 활발한 화학적인 방어 작용을 하도록 유발하는지를 실험했다. 
애기장대 [사진 위키피디아]

애기장대 [사진 위키피디아]

연구진은 식물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겨자를 맵게 만들어주는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 성분과 적포도주의 붉은 빛 색깔이 나도록 하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성분을 측정했다. 해당 성분이 높게 나타나면 애벌레는 식물을 먹지 않고 피하게 된다
 
연구진은 한 그룹의 식물에는 2시간 동안 애벌레 갉아먹는 소리를 들려주고 다른 그룹에는 들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에 애벌레를 풀어놓아 잎을 갉아먹게 했다. 애벌레의 식사가 끝나고 24시간, 48시간 후에 식물의 화학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에 노출된 식물이 그렇지 않은 식물에 비해 더 많은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을 방출했다. 
또한 애기장대는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갉아먹는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선선한 바람 소리, 식물에 해롭지 않은 곤충의 소리 등을 들려주었을 때보다 안토시아닌 성분을 더 활발하게 방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식물이 유충이 갉아먹는 소리와 다른 일반적인 소리를 '구분'할 줄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가 음악을 들려주는 등 자연적인 상태와 괴리되어있었던 기존의 연구에서 벗어나, 식물이 생태학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청각적인 자극에 반응하는지에 대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미국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후원으로 진행한 해당 연구는 '생태학지'(Oecologia)에 실렸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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