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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생존율 7.6% 급성 심정지, 미리 경보하는 ‘홈 AED 시스템’

 가정용 앱 곧 출시 누군가 급성 심정지로 갑자기 쓰러진다면? 서둘러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자동 심장충격기(AED)를 함께 쓰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급성 심정지의 절반 이상은 공공장소가 아닌 가정에서 발생한다. 혼자 있을 때, 잠을 자다가 심장이 멈춰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다. 실시간으로 심장 건강을 확인해 알리는 ‘심장 모니터링 시스템’에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AED와 연계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씨유메디칼시스템 소속 연구원이 자신의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심장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홈 AED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프리랜서 박건상]

씨유메디칼시스템 소속 연구원이 자신의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심장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홈 AED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프리랜서 박건상]

심정지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혈관 문제다. 심장을 둘러싼 근육은 혈액을 통해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주로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혈액이 들어오는데, 이곳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이 멎을 수 있다. 심근경색·협심증 등이 대표적인 심혈관 질환이다.
 
둘째 불규칙한 심장 운동이다. 심장은 스스로 전기신호를 발생해 규칙적으로 팽창·수축한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른 전기신호가 들어오면 신호가 엉켜 심장의 ‘리듬’이 깨진다. 평소보다 심장이 빠르게 혹은 느리게 뛰는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이 부담을 받아 심정지 위험이 커진다.
 
가슴에 통증 없어도 발병

마지막은 심장근육 이상이다. 심혈관 질환이나 부정맥이 지속하면 심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같은 양의 혈액을 짜내기 위해 심장근육이 더 많이 움직이게 되면서 심장이 커진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심장 기능은 떨어진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강구현 교수는 “심정지는 원인이 다양하고 가슴 통증 등 의심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언제, 누구에게 생길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말했다.
 
심장이 정지할 때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응급조치로 심폐소생술과 AED가 있다. 심폐소생술은 손바닥으로 가슴을 반복적으로 압박해 멈춘 심장을 대신해 혈액을 강제로 순환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강구현 교수는 “환자가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후 4분까지가 치료의 골든타임인데, 이때 심폐소생술을 하면 뇌에 혈액이 공급돼 뇌 손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심폐소생술을 한다고 멈춘 심장이 다시 뛰는 것은 아니다. 심장 기능을 회복하려면 AED가 필요하다. 가슴에 특수패치를 붙이고 이를 통해 심장에 전기 충격을 가해 기능을 되살리는 의료 장비다. 강 교수는 “AED는 심정지의 원인과 무관하게 1차 처치에 활용된다”며 “심장박동을 정상으로 돌린 뒤 혈관 스텐트 등 원인 질환을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응급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지하철·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의 AED 설치가 의무화됐다. 세계적으로 AED 설치를 법으로 규정한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런데도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고작 7.6%에 그친다. 심정지 후 뇌 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비율도 4.2%에 불과하다 (2016년 기준). 급성 심정지의 50~60%가 가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혼자 있거나, 가족이 없는 사이 심장이 멈춰 사망하거나 살아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 강 교수는 “심정지가 오면 숨을 헐떡대거나 몸을 떨기도 하는데, 심폐소생술이나 AED가 필요한지 잘 몰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즉시 문자·전화
 
심정지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은 진화된 과학기술이다. 세계적으로 심박수·심전도 등 심장 건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심장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음달 초 씨유메디칼시스템의 모니터링 시스템인 ‘헬스 가디언’이 출시된다. 비스킷 정도 크기의 센서를 가슴에 붙이면 자동으로 심박수가 스마트폰과 PC로 전송된다. 심정지가 오면 경고음이 켜지고 시스템에 등록된 가족과 지인에게 문자나 전화로 위급 상황을 전달한다. 가정용 AED와 연동할 수 있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이 같은 ‘홈 AED 시스템’은 세계 최초다. 나학록 씨유메디칼시스템 대표는 “새로 개발한 홈 AED 시스템은 환자 건강 상태에 따라 경고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며 “데이터가 모이면 자신의 심장 건강을 파악·상담하는 데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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