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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작전 지휘 ‘미래사’ 승인 불발 … 미 의회도 소극적

적신호 켜진 전시작전권 전환 논의
송영무 국방장관(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49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경록 기자

송영무 국방장관(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49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전시작전통제권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전환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작권 전환 이후 전시 연합작전을 지휘하는 ‘미래 연합군사령부’(약칭 미래사) 편성안이 28일 열린 제49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보고됐으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년 SCM까지 보완 합의 불구
‘韓 사령관-美 부사령관’ 논란 여전
외신 “미 정부, 논의 꺼리는 분위기”
국방부 “이미 합의된 사안” 선 긋기

 
당초 국방부는 지난달 국방부 국정감사 업무보고 등을 통해 이번 SCM에서 미래사 편성안을 양국이 승인한 뒤 내년 중 예규와 지침서 작성 등 미래사의 구체적인 임무 수행 체계를 구축해 나겠다는 계획을 밝혀 왔다. 하지만 이날 SCM에서 ‘승인’이란 두 글자는 보이지 않았다.
 
SCM 공동성명 주요 내용

SCM 공동성명 주요 내용

한·미 간 북핵 ‘이상기류’ 영향 미쳤나
한·미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송영무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한·미 군사위원회의(MCM)로부터 미래사 편성안을 보고받고 연합연습 및 검증을 통해 보완·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작권 전환 이후 보다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 발전을 위한 추진지침을 발전시키기로 했다”며 “(내년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50차 SCM까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을 공동으로 보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MCM은 양국 합참의장이 주재하는 회의로, 한·미 SCM에 앞서 지난 27일 개최됐다.
 
양국 국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 미래사 창설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 없이 지난 6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조속히 진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매티스 장관은 “송 장관이 오늘 회의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강조했다”며 “미국은 한국이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한국이) 중견 선진 강국으로 거듭나는 상황에서 통수이념(군통수권)이 있는 대통령이 갖는 게 마땅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기를 빨리 당긴다는 게 아니고 조건을 빨리 성숙시켜 그 시간이 되면 환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 역시 미래사 편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승인이 불발된 배경과 관련, “한국군 사령관과 미군 부사령관 체계는 정해졌지만 그 아래 모든 참모 조직에 대해서는 아직 조율이 덜 됐다”며 “연합참모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좀 더 논의한 뒤 내년 SCM에 다시 보고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군 사령관과 미군 부사령관 구조에 대해 미국 측이 여전히 긍정적이냐’는 질문에 “그건 이미 합의된 사안”이라고 답했다. 실무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어 승인이 안 됐을 뿐 대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측의 기류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전작권 전환을 원하지만 미국은 북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그럴 의사가 없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 국방부 내의 누구도 전작권 전환을 원하지 않을 것”이란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뒤 이번 SCM에서 미국은 전작권 전환 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 핵·미사일 해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흐르는 미묘한 ‘이상기류’가 전작권 전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강한 기대와는 달리 미 행정부와 의회가 최근 전작권 전환에 소극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인 것이 맞다”며 “이번 SCM 결과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해외 주둔 미군이 부사령관을 맡는 미래사 구조에 대해 의회 내 여론이 썩 좋지 않다”고 전했다.
 
매티스 “전작권 전환, 한·미 동맹 더욱 강화”
한국군 사령관이 주도하는 단일 연합지휘 체계인 현재의 미래사 편성안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한·미 SCM에서 합의됐다. 해외 주둔 미군엔 전례가 없는 지휘 체계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경우에도 평시작전권은 각 회원국이 갖고 있지만 전시작전권은 미군이 맡고 있는 나토군 사령관에게 있다.
 
국내에서도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보수층을 중심으로 정부의 조속한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한·미 동맹과 대북 억지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한미연합사가 갖는 전략적 억제력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군이 연합사령관을 맡고 있다는 상징성에서 나온다”며 “한국군이 지휘관인 연합사(미래사)는 오늘의 연합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자주국방이란 정치적 구호에 매몰된 나머지 성급하게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국 국방장관도 이날 회견에서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굳건한 한·미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양국은 무기 체계 획득이든 전작권 전환이든 이런 행동들을 통해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를 통해 북한 김정은 체제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모든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도 “전작권이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더 강한 동맹 상태가 유지될 것이고 현재보다 나은 작전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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