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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아내 말대로 다했는데 별거하자네요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부부.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부.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는 억척스럽게 저희를 키우셨고, 저희 형제는 말썽부리지 않고 어머니 말씀 잘 듣는 착한 아들로 성장했습니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해서 이제 더는 어머니를 고생시키지 않고 효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늘도 무심하게 어머니는 아들의 효도도 못 받고 돌아가셨습니다. 남들은 활기에 가득 차 있고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았지만,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인생이 무료했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것이 뻔한 그런 삶이었죠. 그런 제게 직장동료가 아내를 소개했습니다.  

 

배인구의 이상가족(24)
부부는 민법상 동거의무 있어
부부 협의 또는 정당한 사유 있으면 임시적 별거는 인정
일방적 별거 시 '동거에 관한 심판' 청구

체격은 작았지만, 아내는 대장부였습니다. 뭐든 시원시원하게 결정했습니다. 저는 아내의 리드를 따랐습니다. 데이트 시간과 장소도 아내가 정했어요. 저는 그런 아내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안정감을 느꼈습니다.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가 나왔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물론 결혼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은 아내가 거의 결정했어요. 저는 아내가 정해준 부분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부부파경. [중앙포토]

부부파경. [중앙포토]

 
그런데 결혼하고 7년 정도 지났을 때부터 아내가 화를 내면서 제게 집에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이제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면서요. 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아내가 하라는 것을 다 하면서 살았습니다. 아침에 아내와 교대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퇴근하면 아이를 같이 돌보고 주말에도 아이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술을 마시거나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아내는 제게 답답하다는 말만 할 뿐입니다. 제가 나가지 않으면 아내가 나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는지 의심했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장인 장모님은 제게 조심스럽게 몇 달만 별거를 해볼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부부가 별거를 하다니요. 별거를 시작하면 아내는 이혼을 하자고 할 것 같아 불안합니다. 저는 절대로 이혼할 수 없습니다. 
 
 

[제작 조민아]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민법상 부부는 동거의무가 있습니다.(제826조 제1항) 일방적으로 별거를 선언하거나, 배우자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모든 부부가 동거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주말부부도 많고 기러기부부도 있습니다. 이렇게 부부가 협의하거나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임시적으로 별거하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합니다.  

 
사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동거 여부를 떠나 사례자와 아내분이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례자가 모르는 부분에서 아내가 마음의 상처를 입고 혼인생활을 힘들어했을 수도 있지요. 사례자는 '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실지 몰라도 아내는 왜 매번 내가 다 결정하고 계획하고 준비해야 되는지 원망했을 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아내는 사례자가 한 번 쯤은 먼저 제안하고 준비하는 것을 기다렸을 것 같습니다.  
 
별거. [중앙포토]

별거. [중앙포토]

 
우선 사례자께 부부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혼인생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 모색하길 바랍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또는 그와 별개로 아내와 별거를 결정했다고 해도 두 분의 부모로서의 의무, 부부로서의 의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아내가 아이를 키운다면 사례자는 양육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또 만약 아내가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 별거를 하는 경우에 사례자가 가정법원에 동거에 관한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동거의무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관해 조정이 성립된 경우에는 별거 상태를 만든 책임이 있는 쪽이 동거의무의 불이행을 들어 그로 인해 통상 발생하는 비재산적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 반드시 이혼의 청구가 전제돼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입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다32454 판결 참조)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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