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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빠' 대입 설명서]"딸아, 수능이 코앞인데 넌 왜 두 과목만 공부하니?"

삽화 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삽화 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인 한 중소 제조업체 부장 김모씨(51).
 

교육에 무관심한 아빠 위한 대입 가이드②
수시 전형에서 수능 성적은 '일부'만 필요
'수능 최저' 맞출 두세 과목 집중이 현명해

고3 딸로부터 "수시모집 1차에 붙었다"는 말을 듣고도 무슨 의미인지 몰라 축하도, 격려도, 응원도 제대로 못 해준 게 마음에 걸립니다. 아무리 뭘 몰라도 그렇지, 그냥 담백하게 "잘했다" 하며 어깨라도 다독여주면 됐을 텐데, 후회막급입니다. 
 
수능을 앞두고 가뜩이나 예민한 딸의 마음을 자신이 망친 건 아닌지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딸이 좋아하는 티라미수 한 조각 샀습니다. 딸의 방문을 똑똑 두드리고 멋쩍게 웃으며 들어간 김 부장.
"딸, 힘들지?"  

딸의 책상 위에 티라미수 상자를 내려놓는데요. 책상 위에는 국어 문제집이 펼쳐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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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니, 딸의 책상 위엔 늘 국어 문제집이 펼쳐져 있었던 것 같아요. 티라미수 상자를 보며 반색하는 딸에게 한마디 합니다.   
 
"국어는 너 원래 잘하잖아. 다른 과목도 공부해야 하는 것 아니니?"
 
티라미수 상자를 푸느라 들썩이던 딸의 어깨가 갑자기 멈춥니다.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아빠를 올려다보며 성가심이 역력한 목소리로 대꾸합니다. 

"아빠, 지금 수시 땜에 딱 세 과목에 집중하고 있거든. 수능 최저부터 맞추는 게 중요해서 그런 거거든." 

한심한 듯, 짜증 난 듯, 귀찮은 듯한 딸의 대답에 김 부장의 머릿속은 다시금 엉키기 시작합니다.  
 
'수능 최저? 이건 또 뭔 소리야?'
'요새 수능은 세 과목만 보나?'
'혹시 벌써 수능을 포기한 거 아냐?'
 
김 부장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는 걸 감지한 딸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더니, "엄마~!"를 외칩니다. 총총총 급한 걸음으로 들어온 김 부장의 아내는 "간식 사다 줬으면 얼른 나와요. 괜히 엉뚱한 소리 하지 말고" 하며 김 부장을 데리고 나옵니다. 
 
'쾅' 닫힌 딸의 방문을 바라보며 김 부장은 '입시 만렙(최고 수준)' 아내에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당신이 알아서 뭐하게요"란 답이 돌아올 것 같습니다. 자존심만 상하니 그냥 입을 다물고 맙니다. 
 
까막눈 탈출을 위한 김부장의 두번째 궁금증은 "수능 최저, 그게 대체 뭐야?"입니다.
 

② “수능이 코앞인데 왜 두세 과목만 공부하는 거니?”
 
학력고사 세대인 김 부장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김 부장이 대학에 들어가던 시절에는 학력고사 점수가 합격 여부를 결정했지요. 이때는 학력고사에서 1점이라도 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것이 대입 준비의 전부였습니다.
 
김 부장은 아마 수능을 ‘이름만 달라진 학력고사’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니 수능을 앞둔 딸이 수능 준비에 전력투구하지 않고 ‘수시’ 운운하며 특정 과목만 골라 공부하는 모습이 이해가 안 갈 겁니다.   
 
그런데 김 부장이 경험한 대입 과정은 지금 딸이 치르고 있는 입시와는 전혀 다릅니다. 요즘 대학 입시는 정시모집과 수시모집이 나뉘는 데요. 내년 대학 신입생의 74%는 수시모집으로 뽑아요. 정시보다 수시로 선발하는 인원이 훨씬 많죠. 그런데 수시전형에서 가장 주된 전형 요소는 ‘수능 점수’가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내용’입니다.  
 
수시전형 지원자에게 수능 점수는 아예 필요 없거나, 일부 과목 등급만 필요합니다. 수시 합격에 필요한 수능의 일부 과목 등급을 일컬어 ‘수능최저학력기준’이라고 합니다. 이를 줄여서 ‘수능 최저’ 혹은 그냥 ‘최저’라 부르고요.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수시 1차와 2차 합격자에게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하는데요. 대체로 ‘수능 전 영역 중 2개 영역 등급 합이 4’와 같이 표기됩니다. 김 부장께선 "이건 또 무슨 암호 같은 소리냐" 하실 수 있어요. 수능 시험의 국어·수학·영어·탐구 등 4개 영역에서 점수가 가장 잘 나온 영역의 등급을 합한 값이 4 이내에 들면 '통과', 즉 '합격'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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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김 부장 딸이 꼭 가고 싶은 대학의 수시전형 1차에 합격했다면, 얼마 남지 않는 기간 동안 수능 전 영역을 공부하느라 힘을 쏟기보다는 수능최저학력기준에 맞출 수 있는 2~3개 영역에 집중하는 것도 꽤 괜찮은 전략입니다. 아마 김 부장의 딸은 수시 1차에 합격한 그 대학에 꼭 진학하고 싶은 것 같네요. 
 
수능을 앞두고 특정 과목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 이제 아셨나요? 김 부장님! 이제 따님 방문을 자신있게 열고 이렇게 격려해 주세요. “수능 최저 맞추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하던데 고생이 많다. 네가 잘하는 과목들이니 좋은 결과 있을 거야.” 그럼 딸도 '씨익' 하고 웃을 거예요.
 
▶도움말: 신동원 휘문고 교장, 김혜남 문일고 진학부장,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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