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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방통위에는 무슨 일이?... 정권 바뀔 때마다 되풀이 된 공영방송 잔혹사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 임명을 둘러싼 불똥이 정국 경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여권의 추천인사로 보궐 이사를 충원하자 자유한국당은 국정감사 보이콧으로 맞서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또 이효성 방통위원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도 제출했다.
 
 앞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보궐 임원의 임기는 전임자의 남은 기간으로 한다’는 방문진법 6조 1항을 들어 “사임한 이사는 새누리당이 추천한 인사이기 때문에 보궐인사 추천권은 한국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여야가 바뀌면 (구) 여당 몫은 바뀐 여당 몫이 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렇게 한 전례가 있다”며 한국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그렇다면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전례’는 무엇일까.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보궐이사 선임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보궐이사 선임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7월 방통위는 당시 KBS 이사였던 신태섭 동의대 교수를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이유는 동의대 교수직에서 해임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동의대 교수에서 해임된 이유는 ‘학교 측과 상의없이 KBS 이사직을 맡았다는 것’이었다. 즉, 양측의 해임 사유가 서로 인과관계로 맞물려있었다.
방통위는 신 교수를 해임한 뒤,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KBS 이사로 임명했다. 강 교수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본부 정책자문단장을 지내고 2008년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공천을 요청하는 등 친 한나라당 인사였다.
신태섭 이사 해임과 강성철 이사 추천은 그해 7월 18일 방통위 긴급안건으로 상정됐다. 방통위 비공개 속기록에는 당시 일부 상임위원들이 ‘전광석화’처럼 진행된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한 야당 측 추천위원은 “이것(신태섭 이사 사실상 해임, 강성철 교수 추천)이 오늘 아침에 긴급안건으로 상정된 게 많이 당혹스럽다”며 “전화 한 통화 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화급한 안건이었냐. 여기에서 다섯 발자국만 지나가면 서로 통신이 가능한 그런 환경인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강 교수가 참여하면서 KBS 이사진은 총 11명 중 6명이 친여측 인사로 과반을 차지하게 됐고, 1달 후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을 의결했다. 부실 경영, 인사전횡, 공정성 훼손, 직권 남용, 관리 부재, 시설보호 의무 방기 등 크게 6가지다.  
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정연주 KBS 사장 기자회견에서 정 사장이 자신에 대한 감사원의 해임요구 결정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정연주 KBS 사장 기자회견에서 정 사장이 자신에 대한 감사원의 해임요구 결정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당시 야권은 방통위가 정연주 KBS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꼼수’를 썼다며 반발했다. 신태섭 교수는 동의대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2년 뒤 대법원 판결을 통해 학교로 복직했다. 정태옥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KBS 이사진 재편을 둘러싼 과정에 대해 “아름다운 사례는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방문진 이사진을 둘러싸고 9년만에 판박이처럼 되풀이 된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보궐 이사 선임으로 방문진 이사진은 여야 비율이 5대4로 역전됐다. 방문진은 MBC의 대주주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여권과 마찰을 빚어온 김장겸 MBC 사장이 해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정현백 여가부 장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정현백 여가부 장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문진법 6조 4항은 ‘이사는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고만 되어 있다. 방통위는 정치권의 관행에 따라 방문진 이사진을 여권 측 추천인사 6명, 야권 측 추천인사 3명으로 구성해왔다. 하지만 이런 구성 때문에 정치권 외압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독립성을 가져야 할 공영방송 이사진을 여야 정치권이 나눠먹는 관행이 유지되는 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솎아내고 저항하는 홍역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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