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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대맛 다시보기] 미쉐린도 인정한 부암동 손만두집의 '허탈한' 비결

맛대맛 다시보기 ㉗ 자하손만두
매주 전문가 추천으로 식당을 추리고 독자 투표를 거쳐 1·2위 집을 소개했던 '맛대맛 라이벌'. 2014년 2월 5일 시작해 1년 동안 77곳의 식당을 소개했다. 1위집은 ‘오랜 역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집이 지금도 여전할까, 값은 그대로일까. 맛대맛 라이벌에 소개했던 맛집을 돌아보는 ‘맛대맛 다시보기’ 27회는 만두(2014년 2월 12일 게재)이다.    

"비결이라면 간장 정도?"
음식의 기본은 여전히 간장
계절따라 제철 식재료로 만든 만두 선보여

직접 담근 조선 간장으로 손맛을 내는 서울 부암동 '자하손만두'의 서울식 만둣국. 김경록 기자

직접 담근 조선 간장으로 손맛을 내는 서울 부암동 '자하손만두'의 서울식 만둣국. 김경록 기자

친정집 앞마당서 시작한 장사
서울 자하문터널에서 팔각정 쪽으로 올라가는 길 초입에는 식사 시간마다 차들로 붐비는 집이 하나 있다. 된장·간장이 담긴 항아리가 옹기종기 놓여있어 얼핏 보면 보통 가정집 같지만 20년 넘게 만두를 팔아온 서울식 만두 전문점 '자하손만두'다. 부암동 토박이 박혜경(63) 사장이 1993년 친정집 마당에 파라솔 3개를 펴고 장사한 게 시작이다. 
"처음엔 올케랑 재미 삼아 시작했어요. 근처가 다 조용한 주택가였는데 1993년 인왕산 개방으로 갑자기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어요. 80년대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군사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폐쇄돼 있었거든요. 그걸 개방하니 인왕산 보겠다고 사람들이 몰려든 거죠. 마침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터라 갓 결혼한 올케에게 ‘우리 만두 한 번 팔아볼까’라고 제안했죠. 어릴 때부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두 빚을 때면 빨리 예쁘게 잘 만든다고 항상 칭찬을 받아서 만두라면 자신 있었거든요. "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 입구엔 간장이 담겨있는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김경록 기자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 입구엔 간장이 담겨있는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김경록 기자

처음 하는 식당일에 온 가족이 매달렸다. 박 사장과 올케는 만두를 빚고 박 사장의 친할머니(2012년 작고)는 빈대떡을 부쳤다. 남동생은 친구를 데려와 같이 서빙했다. 간판도 없어 그냥 종이에 '손만두'라고 써서 문에 붙인 게 다였다.
자하손만두 직원들은 하루에 5000~6000개의 만두를 빚는다. 이곳에선 송편처럼 긴 반달모양이 특징인 서울식 만두 등 다양한 모양의 만두를 맛볼수 있다. 김경록 기자

자하손만두 직원들은 하루에 5000~6000개의 만두를 빚는다. 이곳에선 송편처럼 긴 반달모양이 특징인 서울식 만두 등 다양한 모양의 만두를 맛볼수 있다. 김경록 기자

처음엔 어릴 때 배운 정통 서울식 만두를 팔았다. 이북식 만두가 동그란 모양이라면 서울식 만두는 송편같은 긴 반달 모양이다. 만드는 방법도 다르다.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을 밀지 않고 송편처럼 손으로 피를 삿갓 모양을 만들어 소를 넣고 닫는다. 만두 양 끝을 완전히 닫지 않는 것도 서울식 만두 특징이다.만두 양 귀를 열어두면 국물이 만두 속과 바깥을 왔다갔다 해서 만두와 국물 모두 맛있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님들은 불편해했다. 
“할머니에게 배운대로 했는데 손님들은 실수로 터진 만두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게다가 미리 냉동시켜야 할 때 불편해서 지금은 그렇게 안 만들어요. "
아직도 조선간장 직접 담가
박 사장은 요즘도 직접 장을 담근다. 만두 맛의 비결이 직접 담그는 조선간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예부터 장은 그 집만의 고유한 맛을 정했다"며 "어느 집에서나 다 만드는 가장 귀한 조미료이자 그 집 모든 음식의 기본이었다"고 설명했다. 말이 쉽지 장을 담그는 건 손이 이만저만 가는 게 아니다. 잘 띄워 말린 메주를 소금물에 40~50일 숙성시킨 뒤 메주를 건져내고 그 물을 끓인다. 그리곤 불순물을 잘 걸러 항아리에 담아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국에 넣는 맑은 간장이 되기까지 보통 6개월쯤 걸린다. 
자하손만두 박혜경 사장이 직접 담근 조선간장. 김경록 기자

자하손만두 박혜경 사장이 직접 담근 조선간장. 김경록 기자

"장을 사서 음식을 만드는 건 기본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직 직접 담그죠. 간장은 단순히 짠맛만 내는 게 아니라 고유의 맛이 있어요. 얕고 부드러운 맛, 입안을 감싸면서 둥그런 맛이 나지요. 와인도 종류에 따라 둥그런 맛, 날카로운 맛이 있다고 하잖아요. 간장도 그래요. "
광고 한 번 없이 유명인 찾는 맛집으로
처음엔 소박하게 시작했지만 박 사장 손맛이 입소문이 타면서 테이블이 점점 늘어났다. 앞마당 파라솔이 모자라 집 위쪽 마당까지 파라솔을 더 폈고, 조금 지나자 집 마루에도 상 2개를 더 들여놓았다. 얼마쯤 더 지나자 마루 옆 큰 방에도 손님을 들여야 했다. 그방은 원래 박 사장의 부모가 지내는 곳이었지만 할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겨갔다. 손님이 늘면서 식당 규모도 자연스레 커진 것이다. 광고 한 번 안했는데 사회 저명인사들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06년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입점 했었다.
얇게 뽑아낸 밀가루 반죽을 틀로 찍어내 만두피를 만들고 있다. 김경록 기자

얇게 뽑아낸 밀가루 반죽을 틀로 찍어내 만두피를 만들고 있다. 김경록 기자

미쉐린 빕 구르망에도 올라 
맛대맛에 소개한 후 3년이 훌쩍 지났다. 박 사장은 "그동안 변한 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있던 매장은 2013년 리뉴얼하며 퇴점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전보다 더 분주해졌다. 2018년 초에 부암동 본점 앞에 캐주얼한 분위기의 한식당을 열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간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었다. 2016년에 발간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편에서 빕 구르망(가성비 좋은 맛집)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빕 구르망 아니라 혹시 별을 기대하냐는 질문엔 "그런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만두는 모양도 맛도 화려한 음식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국물도 잘 내야 하고 만두도 따로 빚어야 하는 등 예민한 음식이죠. 정성도 많이 들어야 하고요. 그러한 정성과 맛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인정해주는 분들이 있으니 늘 감사하죠. 요즘은 어릴 때 왔던 고객이 성년이 돼 찾아와 가게에 얽힌 추억을 나누며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보람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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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메뉴: 만둣국 1만3000원, 만두전골 4만1000원(소)·5만4000원(대). 소만두 6500원. ·개점: 1993년 ·주소: 서울시 종로구 백성동길 12(종로구 부암동 245-2) ·전화번호: 02-379-2648 ·영업시간: 오전 11시~ 오후 9시30분(설·추석 휴무) ·주차: 발렛
 
송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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