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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빠' 대입 설명서]"수시 1차 합격 우리 딸 축하해도 되나요?"

삽화 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삽화 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아빠, 저, ◯◯대 수시 1차 붙었어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이며 한 중소 제조업체 부장 김모씨(51). 고3이라고 통 얼굴도 보여주지 않던 딸과 간만에 아침 식탁에 마주 앉았는데 이 말을 들었습니다.  

교육에 무관심한 아빠 위한 대입 가이드
수시 1차 합격은 '예선 통과했다'는 의미
2차와 수능에 집중하도록 격려하면 돼

아, 그런데 어떻게 '리액션' 해야 하나, 난감합니다.
 
'그냥 '축하한다'고만 하면 되나?'
'1차에 붙었다면 거의 합격이란 얘긴가?' 
'대체 몇 차까지 더 있는 거지?'  
갑자기 수많은 질문이 떠오릅니다. 생각이 실타래처럼 얽혀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아빠, 내 말 못 들었어?"
아빠를 바라보던 딸이 재차 리액션을 요구합니다.
반응 없는 김 부장의 모습에 딸의 미간이 갑자기 확 구겨집니다. 이때 엄마가 나섭니다. “아빠가 몰라서 그래. 얼른 먹고 학교 가."  
머쓱해진 김 부장. 식탁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울컥한 마음도 솟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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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경제력, 아빠의 무관심'이란 말 들어보셨지요. 자녀가 이른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3대 조건이라고 합니다. 
 
요즘 대학 수시모집 1차 합격 발표가 속속 나오죠.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얼마 안 남았고요(김 부장님! 올해 수능은 11월 16일에요.) 그간 자녀 교육에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아빠(일명 '무빠')들은 부쩍 소외감을 느끼는 되는 시기입니다. '무관심 아빠'들의 공통점이니 너무 외로워하진 마세요. 
 
아이 교육은 한참 전부터 애 엄마가 전담했을 테고요. 아내의 결정에 관여치 않고 열심히 돈만 벌어주면 된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막상 아이가 고3이 되니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고 뭔가 도움도 주고 싶어지죠. 그런데 뭐라고 한 마디 하려 하면 아내도 아이도 '갑자기 자다가 봉창 두드리냐'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그런데 김 부장이 진짜 기가 막힌 건요. '정말 뭐가 뭔지 도통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주변에 물어보고 싶어도 기초라도 알아야 물어볼 수 있잖아요. 각종 교육 정보를 봐도 의미를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입시에 거의 까막눈인 김 부장 수준이 아니라, ‘입시 만렙(최고 레벨)’ 엄마들의 눈높이에 맞게 쓰여진 경우가 많거든요. 
 
김 부장님! 그래서 준비했어요. '무관심' 아빠를 위한 대학 입시 가이드요. 요즘 아이들 표현대로 ‘입시 잘알못(잘 알지 못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아빠들의 ‘입시 까막눈 탈출’을 도와드릴게요.
 
"애가 수시 1차 합격했다는데, 이거 축하할 일인가요?”
 
지난달 11일 대입 수시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됐는데, 벌써 1차 합격자 발표가 속속 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의 수시 1차 합격 소식을 듣고도,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 어정쩡하게 "어, 그래" 혹은 "알았어" 정도로만 얼버무렸다는 '김 부장'이 주변에 의외로 많더군요.
 
먼저 수시전형에서 원서는 총 6장까지 쓸 수 있답니다.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긴데, 보통 자신의 현재 실력보다 좀 높지만 꼭 가고 싶은 대학 두 세곳에도 원서를 씁니다. 나머지는 자신의 실력에 맞춰서 적절히 안배해 쓰는 거고요. 
 
만약 자신의 점수보다 높여 '상향 지원'한 곳에 1차 합격을 했다면 아이도 부모도 뛸 듯이 기쁠 겁니다. 마치 최종합격한 듯 큰 축하를 받아야 할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수시전형은 전체적으로 2차 혹은 3차에 걸쳐 진행되지요. 1차는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등 제출한 서류만으로 합격자를 추리는데요. 이때는 최종 합격자의 5배 내지 2배를 선발합니다. 그러니 '1차 합격'은 엄밀히 '합격'보다 '예선 통과' 정도의 의미로 해석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수시 2차는 대학별·전형별로 다른데요. 대개는 면접 또는 논술 등이 진행됩니다. 이 2차 시험이 수시의 '본선' 격이라 일부 대학은 2차까지만 보고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1차 서류 점수와 2차 면접 또는 논술 점수가 합산되어 최종 합격자를 정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몇몇 대학들은 3단계 관문을 하나 더 넘어야 최종 합격이 가능합니다. 바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입니다. 예를 들면 ‘수능 4개 영역 중 2개 영역 이상 2등급’과 같은 조건을 붙여놓는 거죠. 2차까지 합격했다 해도, 수능 점수가 이 조건에 충족되지 않으면 결국 불합격하게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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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합격을 축하해도 되느냐고 물으셨죠? 일단 2차에 도전할 자격을 얻은 것이니 축하할 일이긴 하나, 본선 격인 2차와 마지막 관문인 수능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약간 들떠 있을 수 있는 아이의 마음을 더 붕 뜨게 하는 건 금물입니다.
 
그러니 “정말 잘 했다. 남은 시험도 차분히 잘 대비하렴” 정도의 잔잔한 격려와 응원이 적절하지 않을까요.
 
▶도움말: 신동원 휘문고 교장, 김혜남 문일고 진학부장,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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