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대학평가] 수강신청 경쟁률 392대 1…강의왕 교수들 비법


 [대학평가]강의의 달인 ‘강의왕’ 교수들은 질문을 좋아해
 
한혜원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의 수업은 학생들 사이에서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하다. 그가 2015년 교양과목으로 진행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이해'는 수강신청 경쟁률이 392대 1이나 됐다. 학생들 사이에서 '졸업 전에 한 번은 꼭 들어야 하는 수업'이라는 입소문이 난 덕분이다. 수강 정정 기간에도 학생들의 신청이 들어와 정원을 늘린 적도 여러 번 있다.   
 
이처럼 대학마다 학생들에게 '인기' 높은 교수들이 있다. 강의를 재미있게 하고 강의의 질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의의 달인'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은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진행하며 종합평가 상위권에 속한 대학의 추천을 받아 17개 대학교수 32명을 ‘강의왕’으로 선정했다. 자기 대학 학생들의 강의평가에서 매해 우수한 점수를 얻거나, 각 대학에서 강의상을 수상한 교수들이다.
관련기사
대학평가팀은 이들 32명에게 서면 인터뷰로 수업 비결을 들었다. 그리고 이들이 밝힌 강의 비결 속에 등장하는 1만6000여 단어를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을 했다. 텍스트 마이닝은 빅데이터 분석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법으로 문장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추출하는 작업이다. 자주 언급된 핵심 단어를 찾아 빈도 수를 반영해 구름 형태의 그림인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로 만들어봤다. '강의왕'들의 답변에서 많이 등장한 단어일수록 구름 가운데에 가깝게, 그리고 크게 나타나게 된다.  
강의왕 교수 32명의 서면인터뷰에 등장한 1만6000여 단어를 빈도 수가 많을수록 두드러지게 그린 ‘워드 클라우드 ’. 강의왕이 가장 좋아한 단어는 ‘질문 ’이었다.

강의왕 교수 32명의 서면인터뷰에 등장한 1만6000여 단어를 빈도 수가 많을수록 두드러지게 그린 ‘워드 클라우드 ’. 강의왕이 가장 좋아한 단어는 ‘질문 ’이었다.

워드 클라우드 한가운데 커다랗게 등장한 단어는 ‘질문’. 

교수 32명은 서면 답변에서 '질문'이란 단어를 모두 합해 165회 썼다. 강의왕들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많이 독려한다는 방증이다. 교수들에겐 학생들에게 질문을 끌어내는 방법이 있다.  
 
신창환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자기와 수업 조교 간의 토론 장면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듯 두 사람의 토론을 본다. 자연스럽게 토론자의 입장에서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박선미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수업 전에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 목록을 만든다”고 했다. 이 밖에도 많은 교수가 학생에게 매일 질문지를 받고 답변을 달아 다음 수업 시간에 돌려줬다. 
 
김찬주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지키도록 제시하는 ‘질문 5계명’이 있다.   
김찬주 이화여대 교수의 '질문 5계명'
1. 교수가 말하는 중에도 교수의 말을 끊고 질문하라.  

2. 머릿속에서 정리하려 하지 말고 질문하라.  
3.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질문하라.  
4. 좋은 질문인지 나쁜 질문인지 평가하지 말고 질문하라.  
5. 이미 나온 질문인지 고민하지 말고 질문하라.
김 교수는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는 데 일주일에 14시간 정도를 쓴다. 그는 “강의는 최소 수십 명이 듣는다. 강의 내용에 따라 학생들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두려울 때도 있다. 자연스럽게 '강의를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차례 자기 대학에서 우수 강의상을 받았다. 정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대학 강의인 케이무크(K-MOOC)에서도 2015년 수강생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강의왕 답변에선 이밖에 '발표'가 89회, ‘이해'가 79회 등장했다. 강의왕들이 학생들의 발표를 중시하고, 학생들의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는 의미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시민정치론’ 수업에서 학생들이 각 지방자치단체의 정치적 이슈를 분석해 발표하게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지방자치단체의 공청회·토론회 등에 참석하고, 해당 이슈의 이해관계자들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게 한다. 김 교수는 “교실 안 수업에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발로 뛰며 연구를 하게끔 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정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학생 하나하나가 스스로 시민이라는 자각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의 연구성과를 묶어 책으로 내기도 한다. 
 
강의왕들의 답변에선 또 ‘피드백’이란 단어가 46회 나타났다. 강의왕들이 학생들의 질문이나 과제에 성심껏 대응하는 증거다. ‘상담’ 혹은 ‘면담’도 모두 44회 나왔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시간을 들이고 있다. 
 
강의왕들은 매주 평균 수업당 3.7시간을 상담에 할애하고 있다. 신동화 한국외대 수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문제풀이 숙제를 내주고 직접 첨삭해 돌려준다. 개강 초기엔 다른 학생의 풀이를 베껴서 내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첨삭이 반복될수록 다른 학생의 것을 베끼는 학생이 줄어든다고 한다. 신 교수는 “자기가 진짜 모르는 부분을 교수에게 물어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숙제를 가만히 보다보면 이 부분을 모르겠으니 가르쳐달라는 간절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강의왕들은 학생에게 최신 내용을 가르치기 위해 수업 직전 5분 전까지 노력한다. ‘새로운’ ‘최신’ ‘업데이트’ 같은 단어가 46회 등장했다. 교과서뿐 아니라 신문도 자주 활용한다. 
 
김재수 전북대 농생물학과 교수는 언론에 전공 관련 뉴스나 업계 동향을 보여주는 기사가 나오면 학생들에게 적극 소개한다. 그러면 학생들이 수업에 보다 많이 관심을 갖게 되고 진로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조한대·백민경·전민희·이태윤 기자, 김정아·남지혜·이유진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 

배너를 클릭하시면 중앙일보 대학평가 기사를 더 보실 수 있습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