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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재발견] 아이유의 뮤비에 숨겨진 '시간'의 뜻은?

사진 1 '팔레트' M/V

사진 1 '팔레트' M/V

[매거진M] 이번 주는 영화가 아닌 뮤직비디오(M/V)다. 최근 데뷔 9주년을 맞이해 네 번째 정규 앨범과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을 낸 아이유. 단발머리 중학생이던 소녀는 어느덧 20대 중반의 숙녀가 되었고, 그 과정과 기록은 그의 뮤직비디오에 오롯이 담겨 있다.
 

아이유의 타임머신

사진 2 '팔레트' M/V

사진 2 '팔레트' M/V

아이유는 독특하다. 한국 연예인 대부분이 대중에게 나이를 감추고 인식시키지 않으려 노력하는 데 비해, 아이유는 과할 정도로 자신의 나이를 부각시킨다(사진 1·2). 좀 더 의미를 확장한다면, 아이유의 음악에서 나이는, 더 넓게 보자면 ‘시간’은 가장 중요한 모티브다. 
 
제목만 놓고 보자. ‘좋은 날’ ‘싫은 날’ ‘졸업하는 날’ ‘첫 이별 그날 밤’ ‘4AM’ ‘하루 끝’ ‘금요일에 만나요’ ‘나의 옛날이야기’ ‘여름밤의 꿈’ ‘스물셋’ ‘밤편지’ ‘이 지금’ ‘이런 엔딩’….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인 ‘꽃갈피 둘’엔 ‘가을 아침’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어젯밤 이야기’ ‘매일 그대와’ 등이 수록되어 있다. 확실히 아이유는 시간이라는 테마에서 영감을 받는 듯하다. 아이유의 첫 M/V인 ‘미아’(2008, 조수현 감독)를 보라. 그는 마치 시계의 시침과 분침으로 만든 듯한 문 앞에 서 있다(사진 3).
 
사진 3 '미아' M/V

사진 3 '미아' M/V

올해 네 번째 정규 앨범 ‘Palette(팔레트)’의 타이틀 곡 ‘팔레트’. ‘스물셋’ M/V(2015, 룸펜스 감독)에서 그랬듯, ‘팔레트’ M/V(이래경 감독)도 나이를 전면에 내세운다. 스물다섯 살이 된 아이유. M/V엔 곳곳에 ‘25’라는 숫자가 등장한다. 
 
흥미로운 건 ‘좋은 날’을 불렀던 열여덟 살의 아이유와 현재 스물다섯 살의 아이유를 비교한다는 점이다. “긴 머리보다 반듯이 자른/단발이 좋아/하긴 그래도 좋은 날 부를 땐/참 예뻤더라.” ‘스물셋’ 때의 혼란스러움을 생각한다면, 2년 만에 아이유는 훨씬 여유 있는 모습이며 나이와 함께 현실을 긍정한다. “I like it I’m twenty five/날 미워하는 거 알아/I got this I’m truly fine/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팔레트’의 아이유는 과거를 돌아보며 현실적인 자기 인식을 한다.
 
사진 4 '팔레트' M/V 노래방 화면

사진 4 '팔레트' M/V 노래방 화면

아이유는 단순히 삶의 한때나 순간이 아닌, 과거-현재-미래가 얽혀 있는 ‘세월’의 감성을 다룬다. 그래서 그의 M/V엔 두 개(혹은 그 이상)의 시간대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시간대를 이어 주는 매개체로 어떤 메커니즘이 사용된다. 그건 ‘타임머신’이라 불러도 좋을 기계 장치인데, ‘팔레트’ M/V에선 노래방 화면(사진 4)이다. 스물다섯 살의 아이유는 그것을 통해 ‘이지은(18)/아이유’를 본다. 
 
사진 5 '너랑 나' M/V 속 타임머신

사진 5 '너랑 나' M/V 속 타임머신

사진 6 '너랑 나' M/V

사진 6 '너랑 나' M/V

타임머신의 관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M/V는 ‘너랑 나’(2011, 황수아 감독)일 것이다. 언뜻 ‘너의 이름은.’(1월 4일 개봉, 신카이 마코토 감독)를 연상시키는 ‘너랑 나’는 “네가 있던 미래에서/내 이름을 불러줘/내가 먼저 엿보고 온 시간들/너와 내가 함께였었지”라는 가사처럼, 직선적인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 타임머신(사진 5)을 통한 판타지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여기서 아이유는 열아홉 살의 마지막 날에서 스무 살의 첫 날로 넘어가는 순간에 서 있으며(사진 6), 자신이 사랑하는 소년(이현우)과의 사랑이 이뤄지길 원한다.
 
사진 7 '분홍신' M/V 속 필름

사진 7 '분홍신' M/V 속 필름

사진 8 '너랑 나' M/V 속 아이유

사진 8 '너랑 나' M/V 속 아이유

‘너랑 나’에서 알 수 있듯 아이유 M/V의 타임머신 장치들은 종종 아날로그의, 어느 땐 앤티크의 느낌을 준다. ‘분홍신’ M/V(2013, 황수아 감독)에서 그것은 복원되어 리마스터링이 된 ‘분홍신’이라는 오래된 필름이다(사진 7). 필름의 편집자(장기영)는 20세기에 있는데, 그 필름을 통해 마법처럼 19세기의 아이유(사진 8)를 만난다. 
 
연주자와 댄서였던 그들은 과거의 연인이었지만 이별했던 사이. ‘너랑 나’가 아직 오지 않은 사랑에 대한 기다림이라면, ‘분홍신’은 지나간 아쉬운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이며, “너의 시간이 내게 멈춰있길 바라/Slow the time, Stop the time”이라는 가사는 M/V 전체의 컨셉이라 할 수 있다.
 
사진 9 '나의 옛날이야기' M/V 속 아이유

사진 9 '나의 옛날이야기' M/V 속 아이유

사진 10 '나의 옛날이야기' M/V 속 최우식

사진 10 '나의 옛날이야기' M/V 속 최우식

‘나의 옛날이야기’ M/V(2014, 한대희 감독)도 흥미롭다. 아이유는 슬라이드 영사기를 통해 과거의 연인(최우식)을 바라보며(사진 9), 그의 노래는 오래된 라디오의 스피커를 통해 그에게 전해진다(사진 10). 요즘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골동품 같은 소품을 통해 아이유는 자신의 ‘옛날이야기’를 하며 옛사랑을 떠올리는 셈이다. 
 
사진 11 '밤편지' M/V 속 릴 레코더

사진 11 '밤편지' M/V 속 릴 레코더

사진 12 '이런 엔딩' M/V 속 아이유와 김수현

사진 12 '이런 엔딩' M/V 속 아이유와 김수현

‘밤편지’ M/V(이래경 감독)에선 릴 레코더가 등장하며(사진 11), 현재의 아이유는 그것을 통해 과거의 자신이 녹음한 노래를 듣는다. ‘이런 엔딩’ M/V(배두한 감독)에서 헤어진 연인인 아이유와 김수현은 프로젝터로 과거 자신들의 연애 시절을 담은 동영상을 본다(사진 12).
 
사진 13 '어젯밤 이야기' M/V

사진 13 '어젯밤 이야기' M/V

사진 14 '팔레트' M/V

사진 14 '팔레트' M/V

사진 15 '너랑 나' M/V

사진 15 '너랑 나' M/V

여기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건 아이유에게 매우 중요한 행위다. 왜냐하면 아이유는 자신의 노래에서 끊임없이 반추하기 때문이다. ‘팔레트’에서 7년 전의 자신이 귀여웠다고 담담하게 말하듯, 그는 자신이 인생에서 어떤 지점에 있는지 반복적으로 스스로에게 묻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어젯밤 이야기’ M/V(이래경 연출)부터(사진 13) ‘팔레트’(사진 14)나 이전의 ‘너랑 나’(사진 15)까지, 그의 M/V엔 화면(이것 역시 타임머신 역할을 한다) 안의 자신을 보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어쩌면 이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혹은 실제의 아이유와 이미지가 된 아이유 사이의 차이를 드러내려는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글=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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