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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진보·보수 상징으로 1년간 대립한 '촛불'과 '태극기'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주최측 추산 3만 명의 인파가 촛불을 들고 모였다. 닷새 전인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씨의 것으로 보이는 태블릿 PC를 입수해 대통령 연설문을 주고 받은 정황이 있다고 보도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촛불집회였다. 이날 촛불집회는 총 20차례에 걸쳐 진행된 촛불집회의 서막을 여는 집회였다.

1년간 진보·보수단체 집회마다 등장한 촛불과 태극기
탄핵정국 일단락된 이후에도 각 진영의 상징으로 등장
"각 집회가 지향하는 관념과 가치를 상징적으로 표현"

지난 2월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월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11월 초에는 촛불집회에 대항해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이 주도하는 탄핵 반대 집회도 열리기 시작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 이른바 '태극기 집회'라고 불렸다. 태극기 집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한 12월 초부터 확대됐다.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 해임을 결정한 올해 3월 정점에 이르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헌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3월 9일 서울 안국역과 낙원상가 사이 도로에서 탄핵반대 태극기집회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헌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3월 9일 서울 안국역과 낙원상가 사이 도로에서 탄핵반대 태극기집회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자신의 논문 '촛불의 리듬, 광장의 문화역동'에서 "2016~17년 겨울에 걸친 촛불집회는 대중적 참여의 폭과 규모, 열기와 성과 면에서 1960년 4월 혁명과 87년 6월 혁명에 버금가는 '시민혁명'으로서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태극기집회는 민주화 이래 정부에서 직접 주도하거나 동원한 것이 아닌 대규모 대중 정치집회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 두 집회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대표되는 집단 행동은 아직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이에 따라 '촛불'과 '태극기'가 갖는 저마다의 상징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인 지난 9월까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벌어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관련 집회에서도 사드 반대 측은 촛불을, 사드 찬성 측은 태극기를 들고 집회를 벌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넘어 사드 배치를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 간 갈등에서도 촛불과 태극기가 각각의 상징으로 활용된 셈이다.
지난 6월 2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보건진료소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 70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집회를 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6월 2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보건진료소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 70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집회를 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정엽 문화연구가는 "'촛불'과 '태극기'라는 사물 자체는 대표적 상징으로 선택돼 각각의 집회가 지향하는 관념과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두 사물 사이에 문화적 상징 투쟁의 전선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른바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 촛불과 태극기의 충돌은 더욱 도드라졌다. 번화가인 동성로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잘 열리지 않지만, 탄핵 정국 당시엔 대구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대규모로 열렸다. 이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시에도 지난 3월 6일 유례없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6일 대구시 중구 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농단사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해 11월 26일 대구시 중구 반월당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농단사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당시 대구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서승엽 전 위원장은 "그 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촛불집회를 처음 열었을 때 대구가 보수 도시이다 보니 많이 모여봤자 수백명 정도 모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3000명이 모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직전엔 5만명까지 모였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호 박사모 경북본부장은 "박 전 대통령이 불법 탄핵을 당하면서 그 부당함을 외치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이 바로 태극기"라면서 "이제는 태극기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넘어 '이 나라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는 나라 사랑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지난 3월 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는 1919년 3·1 운동 이후로 가장 많은 태극기가 모인 집회였다고 생각한다"며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통해 보수 진영의 애국심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에선 촛불·태극기집회 1년을 즈음해 다시 한 번 대규모 집회가 열릴 전망이다.
다음달 4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대구촛불1주년대회준비위원회가 주최하는 '대구촛불항쟁 1주년 대회'가 열린다. 박사모 등 보수단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8주기인 26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추모식을 겸해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구미=김정석·백경서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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