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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장타의 시대

토머스(왼쪽)와 레시먼. 덩치는 레시먼이 컸지만 샷거리에서는 토머스가 헤비급이었다. [뉴스1]

토머스(왼쪽)와 레시먼. 덩치는 레시먼이 컸지만 샷거리에서는 토머스가 헤비급이었다. [뉴스1]

 
지난 22일 PGA 투어 더CJ컵에서 저스틴 토머스와 마크 레시먼이 벌인 연장 대결을 샷 거리 체급대결로 해석하면 어떨까. 토머스는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 310야드를 친 장타자다. 펀치력이 압도적인 헤비급 복서다. 그가 평균 298야드를 치는 슈퍼 미들급 레시먼을 이겼다.  

장타자들이 헤비급 복서처럼 압도
세계랭킹 11위 중 9명이 300야드
한국 투어 300야드 1명도 없어
전장 늘리고 교습법 개선해야


 
멀리 치는 골퍼가 헤비급 복서만큼 유리하지는 않았다. 골프에서는 퍼트를 비롯한 쇼트게임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점점 장타자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6~2017 시즌, PGA 투어에서 샷 거리 300야드를 넘는 선수들이 전체 우승의 56%를 가져갔다. 메이저대회 4개 중 3개에서 우승했다. 26일 현재 남자 세계랭킹 11위 중 9명이 평균 300야드를 넘기는 선수들이다. 캔버스 위의 헤비급 복서처럼 장타자들이 필드를 압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장타자의 상징인 300야드를 치는 선수 숫자도 확 늘었다. 2016년 27명이었는데 2017년 43명이 됐다. 레시먼의 298야드는 예전 같았으면 크루저급 혹은 라이트 헤비급이었다. 거리로 밀릴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잘 해야 슈퍼 미들급 정도다.
  
300야드를 넘기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이 중에서도 다시 체급이 나눠질 수 있다. 평균 300야드를 압도적으로 넘기는 슈퍼헤비급과 겨우 넘기는 그냥 헤비급 선수로 말이다. 토머스는 더CJ컵에서 파 5홀을 2번에 그린에 가는 홀로 생각했다. 전장 353야드의 파 4홀 2개를 파 3홀처럼 공략했다. 그러면서 우승했다.
 
올해 메이저리그가 홈런의 시대를 맞은 것처럼 PGA투어도 장타의 시대가 됐다.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장타를 쳐야 한다.
 
한국 선수들은 샷이 짧으니 어려워졌다고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전 세계 주요 투어에서 가장 멀리 치는 김찬은 국적은 미국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났다. 김찬이 그럴 수 있다면 다른 한국인도 장타를 치는 헤비급의 가능성이 있다. 김찬은 키가 188cm로 크다. 그러나 저스틴 토머스와 PGA 투어 신인왕인 잰더 셰플리, 로리 매킬로이는 키가 크지 않은데도 엄청난 장타를 친다. 작다고 꼭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놀라운 건 코리언 투어 장타자의 샷 거리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KPGA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1위는 300야드가 안 된다. 2009년 김대현은 평균 304야드를 쳤고 2012년 김봉섭은 309야드를 쳤는데 뒷걸음질 쳤다. 한국 선수의 샷이 짧아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KPGA 대회 코스가 문제다. 거꾸로 간다. 올해 카이도 오픈 전장은 6672야드였다. KLPGA 하이트 챔피언십 전장에도 미치지 못한다. KPGA G스윙 메가오픈에서는 “칠 곳이 없어 드라이버를 아예 빼고 경기했다”는 선수들이 있었다. 드라이버 쓸 일이 없으면, 멀리 칠 필요가 없으면 그 능력이 퇴화된다. 청운의 꿈을 안고 투어에 나온 선수들은 OB에 몇 번 당하고 거리를 줄인다. 
  
코스가 좋아야 실력이 나온다.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그 사실이 드러났다. KPGA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수준 높은 골프장에서 대회를 치러야 한다.  
 
시작할 때 어떤 생각을 하느냐도 중요하다. 골프를 국내에서 배운 선수들은 어릴 때 유학 간 선수들보다 샷 거리가 덜 나가는 경향이 있다. 한국 골프 주니어 선수들은 OB 말뚝 속에서 자란다. 거리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배운다.
  
김찬은 “미국에서는 어릴 때 멀리 때리는 것부터 배운다. 선수가 되려는 아이들은 백 티로 가서 도전한다. 한국 주니어 선수들은 똑바로 치는 것부터 배우는 것 같더라. 아기자기하게 치는 것을 배운다”라고 말했다.  
 
성장과정에서 스피드를 내는 창문은 어릴 때 열렸다가 닫힌다고 한다. 창문이 열리는 시기에 그 곳에 가지 못하면 평생 도달할 수 없다. 토머스는 "덩치가 작아 어려서부터 있는 힘을 다해 쳤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이전과는 다르게 가르쳐야 한다. 드라이버를 멀리 치지 않으면 우물 안을 벗어나기 어려운 장타의 시대가 왔다.     
 
중앙일보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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