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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재원 대책 없는 정규직 전환 … 호봉제 땐 비용 감당 힘들 수도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초 인천공항공사에서 선언한 ‘비정규직 제로’ 선언의 수정을 공식화했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통해서다. 이 계획에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을 선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853개 기관 조사해놓고 발표 안 해
내년 식비·휴가비 1226억 더 들어
정부 “일률적 호봉제 편입은 지양”
다른 임금체계 시사 … 노노갈등 예고

재원 대책은 빠졌다. 향후 연차별로 어느 정도 예산이 소요되는지 내놓지 못했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정규직 제로’ 선언과 관련, “상징적인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며 “정규직을 채용할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당초 정규직 일자리로 분류한 원칙은 상시·지속적인 업무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선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31만6000명 가운데 중·고교 강사 등 14만1000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상시·지속적인 업무라도 정규직이 수행할 일자리와 비정규직이 맡을 일자리를 정부가 구분한 셈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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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정부가 계획한 인원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될지는 미지수다. 전환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에게 ‘전원 정규직 전환’을 공언한 인천공항공사부터 입장을 바꿨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23일 국정감사에서 “비정규직에게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고 다른 지원자와 공개 경쟁을 시켜 채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최근 25개 출연기관에 ‘경쟁 채용’을 명시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다. 노조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대책에선 가장 중요한 대목이 빠졌다. 재원이다. 고용부는 85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특별 실태조사를 하면서 전환 인원과 예산 소요액 등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했다. 조사는 했는데 발표를 안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별로 상황이 다르고 정확한 데이터를 취합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비판이 일자 고용부가 뒤늦게 내놓은 예산은 당장 내년에 들어갈 1226억원이다. 이는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식비 13만원, 복지포인트 40만원, 명절 휴가비 80만~100만원가량을 단순 취합한 것에 불과하다. 이런 처우 개선비는 핵심인 임금과는 다르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정규직의 임금 체계를 기존 정규직과 같은 호봉제로 한다면 정부의 재정 부담은 해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일률적인 호봉제 편입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임금체계 도입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기존 정규직과 다른 임금 체계를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노노(勞勞) 갈등이 일 수 있다.
 
정부는 이런 비판을 의식해 아예 공공기관 전체의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을 실현하려면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성과급이나 역할·직무급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금체계를 바꾸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노조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고용부도 인정한다. 그래서 “고용 안정에 방점을 찍고 처우 개선은 장기 과제로 남겨둔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규직화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더라도 청년 등 신규 일자리 창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공공기관 정규직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그만큼 청년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든다. 결국 비정규직 전환 규모만큼 신규 일자리가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장원석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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