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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푸틴, 자신도 타도 대상 될까 걱정? 러시아혁명 100주년 기념 않고 무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스트리트아트뮤지엄에서 열린 러시아혁명 100주녀녀 기념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 벽에는 ‘철의 장막’을 상징하는 철판에 소련 국민을 겹쳐 놓은 작품이 전시돼 있다. [조문규 기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스트리트아트뮤지엄에서 열린 러시아혁명 100주녀녀 기념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 벽에는 ‘철의 장막’을 상징하는 철판에 소련 국민을 겹쳐 놓은 작품이 전시돼 있다. [조문규 기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에 위치한 스트리트아트뮤지엄. 이곳엔 군인들이 총칼로 서로를 찔러 선혈이 낭자한 대형 벽화부터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의 두상이 담긴 쓰레기통 모양의 조형물까지 파격적인 작품들로 가득했다. ‘혁명 100주년’ 기념 전시회 ‘밝은 날이 오고 있다’였다. 지난달 30일 전시를 마친 이 전시엔 러시아 작가들을 포함해 전 세계 12개국 60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미술관 홍보담당 다리나 그리보바는 “해외에선 러시아혁명을 흥미롭게 생각하지만 러시아에선 뭘 하든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러시아인들은 혁명을 주제로 뭔가를 하길 꺼린다. 혁명과 관련된 전시는 해외에서 더 많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트리트아트뮤지엄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200여 개 미술관·박물관 가운데 혁명 100주년을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한 유일한 사립 미술관이다. 오히려 미국과 독일 등에서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와 연극, 전시 행사가 1년 내내 쏟아졌다.
 

정부 차원 공식 성명 없을 듯
스탈린 재평가 작업과 대조적

올해 초 러시아 왕정을 종식시킨 2월 혁명 100주년을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보낸 러시아 정부는 오는 11월 7일 세계 첫 공산 정권을 수립한 10월혁명 100주년 기념일에도 공식 성명을 내놓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가 혁명을 기념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력자 타도에 대한 기념행사’를 불편해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혁명의 열기가 언제든 집권 세력의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럽대학의 보리스 콜로니츠키 교수는 “실용주의자인 푸틴 대통령은 혁명에 부정적이지만 공개 석상에서 그런 얘기를 잘 꺼내려 하지 않는다”며 “혁명 얘기를 꺼내봐야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혁명을 기념하기는 싫고, 부정할 수도 없으니 무시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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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정부가 교과서와 공영방송 등을 통해 스탈린의 업적은 기리는 반면 자국민 2000만 명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진 스탈린의 인권 탄압은 적게 언급해 스탈린의 인기를 교묘하게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일종의 ‘역사 공작’이 진행됐다는 얘기다.
 
지난 6월 러시아 여론조사 업체 레바다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스탈린이 38%의 지지로 러시아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혔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34%로 2위에 올랐으며 레닌은 32%로 4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러시아인들의 머릿속엔 혁명에 얽힌 기억이 뿌리 깊이 남아 있다. 물리학 교수 나탈리아(60)는 “스탈린 시절에 억압받은 사람이 아주 많다. 그 기억은 여전히 우리 머릿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학생 아냐(20)는 “옛 사상은 잊혔지만 우리 러시아인들이 압제에 맞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혁명을 일으켰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러시아혁명은 우리 기억에 새겨진 도장 같은 것이다. 쉽게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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