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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젊은이여,‘구닥’의 정신을 현상하라

임미진 산업부 기자

임미진 산업부 기자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선 ‘구닥’이라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르는 이가 별로 없다. 다운로드 받으려면 1.09 달러를 내야 하는 유료 앱인데도, 7월 초에 출시돼 3개월 만에 100만명이 앱을 내려받았다.
 
구닥은 컨셉트가 독특하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표방했다. 하루에 24장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찍은 사진을 보려면 현상하듯 사흘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구닥을 개발한 이들을 만나보니, 앱보다 이들의 생활 방식이 더 독특했다. 구닥을 개발한 스타트업 ‘스크루바’는 간판도 사무실도 없다. 멤버 네명은 모두 직업이 따로 있다. 일주일에 한번 모여 어떤 제품을 만들지 논의한다. 이 회사 강상훈(39) 대표는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유학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짬짬이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 전시회도 여는 화가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썩히기가 아까워 스크루바라는 팀을 결성해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러다 처음 내놓은 앱이 대박을 친 것이다.
 
‘운이 좋았네’라고 느낄 이도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일을 벌여보자”며 장난삼아 만든 앱으로 10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게 된 것 말이다. 하지만 강 대표의 얘기를 듣다 보니 우연이 아니었다. 강 대표는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
 
“미국의 명문 미대(쿠퍼 유니언)를 나왔다면서 왜 교수가 될 생각을 하지 않고 미술 학원에서 가르치냐는 사람들이 있어요. 전 그 생각이 이해되지 않아요. 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좋고, 저처럼 유학의 꿈을 품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교수가 더 나은 직업인 것처럼 얘기하거든요.”
 
일부 아이들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꿈은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에서 출발해야하는 거 아닐까요. 교수가 되겠다는 아이들에게 ‘왜 교수가 되고 싶으니’라고 물으면 ‘안정적이고 명예로워서요’ 라고 답해요. 그런데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겠다는 아이들은 오히려 ‘아이들을 좋아해서요’ 라고 답하거든요.”
 
즐거운 일을 하다보면 성공은 나중에 따라온다는 게, 강 대표의 확신이다.
 
“재미있게 일하는 게 먼저고, 돈 버는 건 나중이에요. 이 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덤비면 재미도 잃고 성공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구닥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가, 구닥 속에 담긴 정신에도 공감하길 바란다.  
 
임미진 산업부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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