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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소득 불평등 해소와 성장 ‘두 토끼’ 잡는 법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소득 불평등 문제는 한동안 주류경제학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왔다. 어느 정도의 소득 불평등은 효율성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득 불평등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았다. 이런 견해를 가진 경제학자는 쿠츠네츠가 대표적이다. 그에 따르면 경제발전 초기 소득이 불평등해지는 것은 산업화에 따라 전통산업에 종사하던 사람이 산업화 부문으로 이동하면서 양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 간의 소득 격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가 더욱 발전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산업화 부문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불평등은 다시 축소된다고 봤다.
 

최저임금 상승, 비정규직 축소는
취지 좋지만 고용시장 왜곡될 우려
빈곤 가구 학자금·의료비 지원 등
사회보장 확대가 더 효과적 방법

이런 기대는 최근 선진국에서 소득 불평등이 오히려 확대되면서 사실과 부합하지 않음이 확인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1970년대 이후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은 뒷걸음질 치고 상위 1%의 극단적인 고소득층의 소득만 대폭 상승했다. 한국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고도성장과 함께 소득 불평등이 완화되었지만, 그 이후는 소득 불평등이 줄곧 심화했다.
 
이처럼 소득 불평등이 악화한 원인으로 경제학자들은 두 가지 현상에 주목하였다. 첫째는 고도기술·숙련 노동자에게 유리한 기술진보이다. 컴퓨터를 비롯한 기술진보는 이들에 대한 노동 수요를 대폭 늘렸고 이들의 임금은 치솟았다. 반면 낮은 기술·비숙련 노동자는 기술진보에서 소외되었다.
 
둘째, 세계화의 진전이다. 비숙련 노동자들이 생산하던 재화들은 중국으로 대표되는 저임금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으로 대체되었다. 이에 따라 비숙련 노동자의 입지가 악화하여 임금 상승이 극도로 제한된 것이다.
 
기대와 달리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자 경제학자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문제점이 부각됐다. 저소득자들이 교육기회를 잃어버림에 따라 인적자본 형성이 어려워지고 이는 성장을 둔화시킨다. 또한 소득 불평등은 사회갈등을 심화시켜 사회불안정성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투자가 위축되고 극단적인 경우 위기가 초래되어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게 된다.
 
결국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소득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것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소득 불평등 현상을 개선하며 성장을 촉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현 정부는 최저임금의 상승과 비정규직의 축소를 통해 저소득자의 임금상승을 유도함으로써 소득 불평등을 완화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기는 어렵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반드시 저소득 가구에 속해 있을 이유는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의 상승이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증가시키려는 원래 취지와 달리 이들의 고용을 감소시켜 소득 불평등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선 저소득층의 인적자본 형성이 필수적인데 최저임금의 상승과 비정규직의 축소가 저소득 가구의 교육 기회를 높일지는 불확실하다. 빈곤가구에 대한 학자금 보조와 의료비 지원 등 직접적인 정책이 인적자본 형성에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기술진보와 세계화는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지만 동시에 경제성장에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해 노력하더라도 이들이 제공하는 편익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임금과 같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변수에 정부가 개입하면 시장의 효율적인 결정을 방해하여 기술진보와 세계화로부터의 편익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 보다 시장의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사회보장을 제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소득 불평등의 개선과 시장의 효율성 증진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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