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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말 많던 은행권 가산금리, 인터넷뱅크 돌풍이 끌어내렸다

‘기준금리 내리면 가산금리 올려…일부 은행 가산금리, 기준금리의 3배 넘어’
 

가산금리 둘러싼 오해와 진실
영업비밀 이유로 관련 자료 비공개
“최고 3배 폭리” 비난 여론 더 커져

규제 까다로워 쉽게 올리기 힘들고
내부 기준금리 낮아진 것도 원인

자주 가산금리 바꾸는 행태도 문제
규제 강화보다는 경쟁 유도해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지난 17일 낸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내은행 일반신용대출 금리현황’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의 기준금리는 2013년 말 2.85%에서 지난 6월 말 1.5%로 1.35%포인트 떨어졌다. 그런데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1.02%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기준금리보다 대출금리 감소 폭이 작은 것은 이 기간 가산금리가 되레 0.33%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씨티·전북·광주은행은 가산금리가 기준금리의 3배에 달했다.
 
“은행은 도둑놈들”이라는 대중의 비난이 넘쳐났다. 은행 관계자는 “때리면 맞아야죠”라고 말했다. 은행을 감독해야 하는 금감원 관계자는 “숫자는 맞지만 그렇게 해석하는 건 좀 과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가산금리를 들여다봤다. 은행이 과욕을 부리긴 했지만 무조건 비난받기엔 억울한 부분도 있었다.
 
국내은행 대출금리 현황

국내은행 대출금리 현황

◆은행이 무턱대고 가산금리 올렸나=은행의 대출금리는 정기예금·양도성예금·은행채 등 평균 자금조달 원가를 반영해 정하는 내부 기준금리(MOR)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자의 신용도 및 은행의 목표이익률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가산금리는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어떻게 산출되는지가 불투명하게 운영됐다. 구조도 불투명한데 최근 4년간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사이 가산금리만 되레 올랐으니 은행 장삿속이 심하다고 비난하기 쉽다.
 
그런데 구조상 은행 마음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2013년 3월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는 국내 은행들의 가산금리 자료가 공시된다. 게다가 지난 6월부터는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개정된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인상할 때 내부 심사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씨티은행과 지방은행은 폭리 취했나=박찬대 의원 자료에는 특히, 씨티은행과 전북·광주은행이 가산금리 폭리를 취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들 은행은 일반신용대출 기준금리 대비 가산금리가 3배 이상 높다. 그런데 가산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몇 배나 높은 상황이 벌어진 건 무엇보다 기저효과 때문이다.
 
2013년 말, 씨티은행의 기준금리는 2.83%, 가산금리는 4.38%다. 가산금리가 기준금리의 1.7배다. 그런데 지난 6월 말엔 기준금리가 1.36%, 가산금리가 4.63%다. 가산금리가 16개 은행 평균치(0.33%포인트)보다도 더 적게 올랐지만(0.25%포인트), 기준금리가 워낙 낮아진 탓에 가산금리가 기준금리의 3.4배가 됐다.
 
씨티은행이나 전북·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이 다른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가산금리 자체가 높기는 하다. 이 역시 이들 은행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씨티은행 일반신용대출에는 카드대출 부분이 들어가 있고, 지방은행은 저신용 등급 고객에 대한 대출 비중이 크다 보니 평균 가산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은행별 가산금리는 신용등급별 대출액을 가중평균해 구한 수치다. 곧, 우량 등급 고객에 대한 대출이 많을수록 평균 가산금리는 낮게 정해진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10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금리 공시 자료를 보면, 국민은행의 신용 7~8등급 대출자에 대한 가산금리는 8.04%다. 전북은행(7.16%)보다도 높다. 그런데도 평균 가산금리는 1.65%로, 조사 대상 은행 가운데서 가장 낮다. 반면, 전북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는 5.19%다.
 
◆가산금리 규제가 대출금리 낮출 수 있나=가산금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규제를 통해 가산금리를 낮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6월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가산금리에 대한 간접 규제를 했지만, 7월 가산금리는 6월과 똑같은 3.29%로 나타났다.
 
그런데 8월 가산금리는 3.15%로 한 달 전보다 0.14%포인트나 떨어졌다. 7월 말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최저 연 2%대 금리의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키자 은행들이 반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것보다는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상황 등을 이유로 가산금리를 수시로 바꾸는 은행들의 행태는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가자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내려간 폭만큼 가산금리를 올리지는 않았다. 이 결과 대출금리 수준 자체가 낮아지니 가계대출이 폭증했다. 곧, 마진은 똑같은데 물건은 더 많이 파는 셈이니 은행들 수익은 급등했다. 2013년 30조원에 못 미치던 이자순익이 올해는 3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국내 16개 은행 기준).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산금리를 은행 마음대로 수시로 바꾸니 대출자들이 금리 수준을 예측할 수가 없다”며 “기준금리가 떨어질 걸 예상하고 대출받는 걸 늦췄는데 가산금리가 올라 더 비싸게 대출받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가산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은행이 자신들의 경영 위험을 가산금리를 통해 고객에게 떠넘기는 일이 없는지를 따져야 한다”며 “가산금리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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