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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소리로 온다···11월 제주는 어떤 소리가 들리지?

해안절벽 생이기정에서 바라본 제주 바다. 파도가 용암 절벽에 부딪히는 소리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해안절벽 생이기정에서 바라본 제주 바다. 파도가 용암 절벽에 부딪히는 소리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여행의 어떤 한 순간은 눈이 아니라 귀로 기억될 때가 있다. 댓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낙수를 맞으며 끼익끼익 돌아가는 물레방아 소리, 천수만을 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 소리 등 그 여행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 풍경이 아니라 소리일 수도 있다.

'솨솨~' 눈 감으면 더 잘 보이는 억새 풍경
용암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는 음계 같아
억새 패는 따라비오름·새별오름
파도소리 호젓한 몽돌 해변과 해안 절벽길
모슬포항에서 신나는 방어 축제도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제주는 지금 소리가 한창이다. 오름에 한 가득한 억새가 부딪는 소리며 이제 막 방어잡이에 나선 어선의 힘찬 뱃고동 소리가 아련하다. 늦가을 제주를 여행한다면 꼭 들어볼 만한 소리 풍경을 소개한다. 
갯깍주상절리와 몽돌 해변. [사진 제주관광공사]

갯깍주상절리와 몽돌 해변. [사진 제주관광공사]

사위가 바다로 둘린 섬 제주에서 시원한 파도소리를 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면서 해변을 훑는 파도는 마음이 평온해지는 음계를 만들어낸다. 제주에서는 파도소리의 층위도 다양하다. 모래사장에 이는 부드러운 파도, 해안절벽에 부딪히는 파도는 서로 다른 파격음을 낸다. 부드러운 파도소리를 듣고 싶다면 제주의 몽돌 해변만한 곳이 없다. 둥그런 몽돌 사이로 빠져나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보자. 작은 현무암이 깔린 알작지해변은 제주 공항 근처에서 있어 접근하기에 편한 몽돌 해변이다. 서귀포시 색달동 갯깍주상절리에서는 하늘로 뻗은 돌기둥과 몽돌 해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용암이 굳어 형성된 기암절벽 생이기정은 시원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다. 절벽 앞에 서면 장쾌한 소리를 내며 하얗게 부서진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포구 근처에 있다. 올레 12코스에 속한 생이기정길이 약 1.5㎞ 이어져 있다. 해질 녘에 맞춰 방문해 일몰을 함께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가을 소리를 빚어내는 것으로 가을꽃 갈대와 억새가 빠질 수 없다. 억새와 갈대는 보통 9월 말께 꽃을 피워 시간이 흐르면서 갈색으로, 다시 은색으로, 나중에는 흰색으로 변한다. 꽃에 솜털이 차오른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사이에 가장 아름답다. 억새와 갈대는 쌍둥이 취급을 받지만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갈대는 물가에서만 자라지만 억새는 물기가 없는 산등성이에서도 잘 자란다. 물기를 머금은 갈대보다 탱탱한 줄기 위에 팬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가 더 좋다.
제주 애월읍의 새별오름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중앙포토]

제주 애월읍의 새별오름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중앙포토]

제주의 억새 명소 중 한 곳이 새별오름이다. 오름는 물론이고 주변 초원이 억새 군락지다. 제주 맛집과 카페가 밀집된 애월읍에 있어 여행코스로 삼기 좋다. 제주시를 대표하는 억새 오름이 새별오름이라면 서귀포시에는 따라비오름이 있다. 따라비는 말굽형태로 터진 3개의 작은 굼부리를 중심으로 3개의 원형분화구와 크고 작은 여섯 개의 봉우리가 연결되어 한 산체를 이루는 오름이다. 억새와 풀, 잔디가 오름 전체를 덮고 있다. 세 개의 굼부리를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억새밭이 드넓게 펼쳐진 따라비오름. [사진 제주관광공사]

억새밭이 드넓게 펼쳐진 따라비오름. [사진 제주관광공사]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사이,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제주 방어 축제도 놓치지 말자. 쓸쓸한 겨울바다가 아니라 흥겨움이 넘치는 제주 바다 축제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다. 방어축제는 서귀포시 모슬포항 일대에서 개최된다. 만선의 꿈을 이룬 어선이 포구로 돌아오는 소리, 상인의 흥정소리, 방어회 한 점에 소줏잔을 기울이는 식객의 소리가 포구를 가득 채운다. 올해 축제는 11월30일부터 12월3일로 예정돼 있다. 풍어제를 보고 맨손으로 방어잡기 체험에 나설 수도 있다.  
맛 있는 축제, 제주방어잡이 축제. 후끈하게 달아오른 포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맛 있는 축제, 제주방어잡이 축제. 후끈하게 달아오른 포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제주관광공사]

서귀포 수협위판장의 새벽 풍경. [사진 제주관광공사]

서귀포 수협위판장의 새벽 풍경. [사진 제주관광공사]

본디 갯것은 겨울이 제철이라, 날이 추워질수록 더욱 바빠지는 곳이 포구요 어시장이다. 제주 어민의 뜨거운 삶의 현장을 만나고 싶다면, 새벽녘 시장에 들르자. 제주시 수협어시장 일명 서부두 새벽시장을 비롯해 한림, 성산, 서귀포 수협위판장에서 매일 오전 6시, 그날 잡은 생선을 경매에 부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경매인의 날카로운 눈으로 펄떡펄떡 뛰는 생선의 가치가 매겨진다. 어획물 경매가 이뤄지는 치열함, 갓 잡은 해산물들을 들고 나르는 부산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경매 시장의 매력이다. 위판장 옆 어물전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기상 악화로 출항하지 못한 날, 위판장도 문을 열지 않으니 참고하자.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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