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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 39 하나, 둘…별 세다 포기한 히말라야의 밤

판공초의 밤. 쏟아지는 별들.

판공초의 밤. 쏟아지는 별들.

산 넘고 강 건너 드디어 산정호수 판공초에 도착했어요. 이제 판공초도 봤으니,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고 쉴 생각에 부풀어 있었죠. 이른 새벽부터 바이크를 운전하느라 몸이 잔뜩 지쳐있었거든요. 하지만 판공초 여행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어요. 판공초는 무려 134km 뻗어있는 긴 호수로 인도에서 티베트, 중국까지 쭉 뻗어있어요. 여행자들은 보통 판공초 물길을 따라 주변 마을에 숙박하면서 여행을 해요. 우리는 먼저 판공초 주변 스팡믹(Spangmik) 마을에 들렀어요.
판공초 초입의 세 얼간이 촬영장소. 관광객용 식당이 즐비해있다.

판공초 초입의 세 얼간이 촬영장소. 관광객용 식당이 즐비해있다.

판공초의 마을1. 스팡믹(Spangmik)
팡공초에서 가장 큰 마을인 스망픽.

팡공초에서 가장 큰 마을인 스망픽.

스팡믹까지 길은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어요. 스팡믹은 판공초에서 가장 큰 마을이고, 레(Leh)에서 출발하는 버스의 종점이기 때문에 길도 대부분 포장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그만큼 많은 관광객이 묵고 가는 마을이라서 숙소와 투어 차량이 매우 많았어요. ‘여기가 해발 4350m에 있는 마을이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판공초의 현지 마을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죠. 시간도 꽤나 늦어서 스팡믹에서 머물러야 하는 게 아닐까 살짝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왕 판공초 온 김에 좀 더 한적한 분위기에서 쉬고 싶은 마음에 9km 떨어져 있는 다음 마을까지 가보기로 했어요.  
판공초의 마을2. 만(Man)
두번 째 판공초 마을, 만.

두번 째 판공초 마을, 만.

스팡믹에서 9km 더 호수를 따라 들어가면 만(Man)이라는 마을이 있어요. 지도를 확인해보니 고작 9km 떨어져 있어서 힘차게 출발했는데, 웬걸. 스팡믹 마을을 떠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모래밭에 바이크가 빠지는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어요. 스팡믹 이후부터는 포장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100% 비포장길인데, 모래는 바이크에게 늪과 같은 존재였어요. 심지어 뒤에 따라오던 투어 차량도 모래에 빠져 헛바퀴를 돌리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길 사정이 좋지 않아서인지,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이 스팡믹 이후의 길을 가기 꺼려한다고 해요. 
호수를 따라 이어져 있는 모래밭.

호수를 따라 이어져 있는 모래밭.

바이크에서 내려 끙끙대며 열심히 밀어 겨우 모래밭을 빠져나왔어요. 그렇게 9km의 길을 1시간이나 걸려 만(Man)마을에 도착했죠. 원래 목표는 마지막 마을인 메락(Merak)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해가 져서 다음 마을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 만에서 머물기로 했어요. 마을 입구에 있는 몽골의 게르(Ger)같이 생긴 숙소가 있길래 물어보니 가격이 무려 1만 루피(약 17만 원)! 터무니 없는 가격에 처음에는 사기인 줄 알고 당황했지만 알고 보니 무늬만 텐트인 고급 숙소였어요. 방의 침대에 누워서 판공초가 내려다보이고, 저녁과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격이긴 했지만 우리 부부같은 장기 여행자에게는 가격대가 맞지 않아 패스. 다른 숙소를 알아보기로 했어요. 다행히 어두워지기 전 운 좋게 현지인이 사는 집의 거실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었어요. 아침과 저녁식사 포함해서 1인 600루피(약 1만 원). 정말 허름하고 샤워실도 없는 숙소였지만, 현지인 가족이 차려준 저녁 식사는 지금까지 먹어본 어떠한 저녁보다 맛있었어요. 사실 너무 배가 고팠거든요.
만 마을의 고급 텐트 숙소.

만 마을의 고급 텐트 숙소.

고급 텐트 숙소와는 비교되지만 우리가 묵었던 홈스테이 집도 아늑했다.

고급 텐트 숙소와는 비교되지만 우리가 묵었던 홈스테이 집도 아늑했다.

저녁으로 먹은 현지식.

저녁으로 먹은 현지식.

다음 날 아침. 이른 새벽부터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잠이 깼어요. 시계를 보니 오전 7시. ‘이 이른 아침부터 누가 노래를 부르지?’라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가보니, 꿈만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호수는 아침 햇살에 반짝거리고, 주인집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노동요를 부르며 열심히 짚더미를 내리치고 계시더라고요. 지푸라기가 날리며 햇살에 반짝반짝 거리는데 동화 속 한 장면 같았어요. 어제는 많이 피곤했지만 만 마을까지 와서 홈스테이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챙겨주는 간단한 아침을 먹고 마지막 마을인 메락(Merak)으로 향했어요. 
만 마을의 아침 풍경.

만 마을의 아침 풍경.

판공초 마을3. 메락(Merak)
메락 마을 전경.

메락 마을 전경.

메락은 만 마을에서도 비포장길을 10km나 더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길이 험난하긴 하지만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다들 가길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마을이에요. 그래서 또 험난한 모래길 여정을 시작했어요. 이번엔 모래와 더불어 또 한가지 강적이 있었으니…. 바로 물웅덩이에요. 호숫가를 달리다 보니 호숫물이 고인 웅덩이가 어찌나 많던지…. 만 마을을 빠져나가기도 전에 커다란 물웅덩이를 만나서 어떻게 해야하나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용감하게 도전!! 다행히 깊이는 깊지 않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지만, 신발이 다 젖어버렸어요. 
메락까지 가는 길의 물 웅덩이들.

메락까지 가는 길의 물 웅덩이들.

물 웅덩이이와 모랫길 같은 마이너스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메락으로 가는 길은 아름다운 풍경의 연속이었어요. 호수를 노니는 염소떼, 그리고 호수 사이로 난 작은 모래길, 호수를 둘러싼 설산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웅장한 풍경에 취해 10km의 길을 가는 데 두 시간이나 소요되었어요. 그렇게 마지막 마을인 메락(Merak)에 도착했어요. 메락은 소문대로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 마을이었어요.  
메락으로 가는 길에 만난 염소떼들.

메락으로 가는 길에 만난 염소떼들.

메락으로 가는 길 풍경.

메락으로 가는 길 풍경.

메락마을의 그림같은 풍경.

메락마을의 그림같은 풍경.

메락에서도 하루 600루피의 홈스테이에 머물기로 했어요. 호수가 보이는 아주 아름다운 방이었죠. 메락 마을에는 작은 언덕이 있는데 그 위에 올라가면 호수 전경을 볼 수 있어요. 고산이라서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긴 했지만 풍경을 위해 언덕 위의 곰파(사원)까지 갔더니 그 풍경 하나는 예술이었어요. 거대한 판공초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어요. 메락에 가면 힘들더라도 꼭 언덕 위에 올라가 보세요. 
메락마을의 산 위에서 보이는 전경.

메락마을의 산 위에서 보이는 전경.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판공초에서의 2박 3일 일정을 마무리했어요. 별똥별을 보면서 소원을 빌기도 하고, 저녁엔 우연히 만난 한국 여행자들과 모여 캠프파이어를 즐기기도 했어요. 메락에서 레로 다시 돌아가는 길도 역시 험난했지만, 한번 왔던 길이라 어려움은 덜했던 것 같아요. 첫 오프로드 바이크 여행이라서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더 추억이 될 것 같아요.
판공초 바이크 여행 끝!

판공초 바이크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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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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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