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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처럼 달콤한 목소리 ‘고막남친’에 빠지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이듯 노래하는 남성 뮤지션들이 사랑받고 있다. 피아노 정동환과 보컬 김민석으로 구성된 듀오 멜로망스는 4주 동안 장기 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 각 기획사]

감미로운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이듯 노래하는 남성 뮤지션들이 사랑받고 있다. 피아노 정동환과 보컬 김민석으로 구성된 듀오 멜로망스는 4주 동안 장기 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 각 기획사]

가요계에 ‘고막남친’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연인같이 달달한 목소리의 남자 가수들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7월 발표한 미니앨범 타이틀곡 ‘선물’로 석 달 만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듀오 멜로망스나 비슷한 시기 발표돼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올 오브 마이 라이프(all of my life)’의 박원 등이다. 1~100위까지만 집계되는 순위권 밖에서 맴돌다 차트에 안착한 이들은 인기 아이돌이 컴백하면 살짝 물러섰다가도 며칠이면 다시 올라오는 용수철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표정 변화 없이 고음 매끄럽게 소화
남성 듀오 멜로망스 ‘선물’ 음원 1위
박원 ‘ … 마이 라이프’도 상위권
아이돌 벗어나고 싶은 흐름도 영향

박원 역시 단독 콘서트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각 기획사]

박원 역시 단독 콘서트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각 기획사]

박원(33)은 2008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 출신으로 같은 대회 출신인 정지찬과 함께 듀오 원모어찬스를 결성해 활동하다 2년 전 솔로로 전향한 케이스다. 멜로망스의 보컬 김민석(26)과 피아노 정동환(25)은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10학번 동기다. 학창 시절부터 SBS ‘K팝스타 4’로 주목받은 이진아와 함께 입소문이 난 상태였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난 여성 듀오 볼빨간사춘기가 Mnet ‘슈퍼스타K 6’ 출신이었던 것처럼 이들에게도 재발견의 시간이 필요했던 셈이다.
 
이들은 조용필·이문세·신승훈 등 80~90년대 음악 시장을 주도하던 한국형 발라드가 뜸한 틈새를 파고들었다. 2000년대 이들의 계보를 이었던 박효신·김범수·성시경 등이 뮤지컬과 예능 프로그램 등 다른 활동으로 바쁜 사이 보다 편안하고 가벼운 창법으로 다가온 것이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한동안 ‘홍대 여신’이 인디신을 대표하는 단어였다면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다정한 ‘고막남친’이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팝 발라드는 한국 대중이 그동안 가장 많이 듣고 자라면서 길들여진 역사가 있는 장르”라고 분석했다.
 
아이돌 일색에서 벗어난 색다른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대중의 정서와도 부합했다. ‘최근 가장 즐겨듣는 건 신해경과 실리카겔이다’ 같은 문항이 힙스터 체크 리스트에 등장하는 것처럼 누구나 다 아는 뮤지션 말고 나만 아는 가수와 음악적 취향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점점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국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지난 10여년 동안 K팝 시장 전체가 아이돌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주류 미디어에서 소개되는 음악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추천하는 음악을 신뢰하고 스스로 잠재력 있는 가수를 찾아나서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아이돌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그에 대한 반작용이 커지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말했다.
 
싱어송라이터 ‘폴킴’ 역시 단독 콘서트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각 기획사]

싱어송라이터 ‘폴킴’ 역시 단독 콘서트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각 기획사]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은 소수 매니아층에서 사랑받던 노래들이 재발견되고 역주행하며 다수에게 접근하기 용이한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지난달 ‘인디돌’ 특집으로 멜로망스와 폴킴(29)을 게스트로 초청해 이들의 얼굴을 알렸지만, 이미 인터넷 라이브 영상을 통해 이들의 음악을 접한 사람들이 많았다. 윤종신의 ‘좋니’가 딩고뮤직의 ‘세로라이브’ 등에서 먼저 화제가 되면서 노래방에서 많은 남성들의 전의를 불태우게 만든 것처럼, 한 치의 표정 변화 없이 고음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멜로망스의 영상에 도전하는 커버 영상이 쏟아졌다. 들을 땐 쉬워보이지만 정작 부르기는 쉽지 않은 어쿠스틱한 곡 구성이 묘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이다.
 
음악플랫폼 멜론이 선보인 예능 ‘차트밖1위’도 이들의 주 무대다. 안타깝게 100위권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101~300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물밑가수’를 섭외하며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다. ‘있잖아’로 차트밖1위(101위)에 오른 폴킴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1위 모두 처음”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권석정 PD는 “상위권 차트는 팬덤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지 않다. 보다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후보군을 넓혀 보니 생각보다 그 안에서 몇 달, 몇 년째 롱런하고 있는 새로운 노래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OST 시장에서도 이들을 보다 과감하게 기용하고 있다. 누적 조회수 4억뷰를 돌파한 웹드라마 ‘연애 플레이 리스트’가 폴킴의 ‘있잖아’로 시너지를 낸 데 이어 ‘옐로우’ OST에는 멜로망스와 카더가든(27)이 기용됐다. OST를 제작한 스페이스오디티 김홍기 대표는 “드라마 댓글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을 참고해 다음 가수를 선정한다”며 “폴킴의 경우 예측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하는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도 다음 OST 주자로 신예 싱어송라이터 문문(29)을 택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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