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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교수하려면 해외로? 국내파 논문 실적 더 뛰어나

[대학평가]약진하는 국내 박사들... 해외파보다 우수 논문 많아 
 
국내 대학엔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딴 '유학파'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교수를 하려면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교수들의 연구 실적이 더 뛰어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

중앙일보·연구재단, 최근 5년 논문 106만건 분석
SCI 논문, 국내파 6만 건으로 해외파 두 배
상위 20% SCI 논문, 국내파 비중 60%나 돼
국내파 교수들 "국내 연구 여건 좋아져,
개인 노력 따라 얼마든지 우수한 연구 가능"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은 현재 시점에선 더는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파' 교수들이 쓰는 논문의 질적 수준이 해외파보다 절대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한국연구재단(이하 연구재단)과 함께 국내 대학교수(전임 교원 기준)들이 최근 5년간 국제학술지에 쓴 논문 106만273건을 분석한 결과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4일 연구재단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전임 교수(8만8707명) 중 박사 학위 소지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7만5308명. 이중 국내에서 박사를 딴 '국내파'는 67%(5만315명),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해외파'는 33%(2만4993명)다. 2012년엔 국내 박사 비율이 65%였는데 다소 증가했다.

 
연구재단이 '박사 학위' 교수들의 논문 실적을 분석했더니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이른바 'SCI급' 논문이 지난해 기준으로 50%였다. 2012년의 45%보다 증가했다. '국내파' 교수들 논문만 따로 분석했더니 전체 논문 중 SCI급이 지난해 49.6%(6만6340건)였다. 4년 전 39.9%(3만8772건)와 비교해 논문 편수와 비율 모두 늘었다. '해외파'의 SCI 비중은 2012년 49.8%(4만4630건)에서 50.6%(3만4220건)로 별 차이가 없었고, 논문 편수는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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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선 논문 실적을 평가할 때는 같은 SCI급이라도 해당 학술지가 그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한다. 중앙일보는 연구재단과 함께 '상위 20%' SCI 논문(Orn IF 5) 실적을 따로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파·해외파를 포함해 이런 우수 논문 실적 비중이 2012년 8%에서 지난해 12%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40% 논문(Orn IF 4) 실적도 같은 기간 9%에서 14%로 향상됐다. 국내 교수들이 쓰는 논문의 질적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는 방증이다. 
 
여기에서 '국내파' 교수들의 기여한 비중을 따져봤다. 상위 20% 이내 논문에서 국내파의 비중은 2012년 40%에서 2013년 절반을 넘겨(51%) 급기야 지난해엔 60%로 높아졌다. 상위 20~40% 논문에서도 2012년 45%에서 지난해 67%로 급증했다. 상위 40% SCI 논문에서도 '국내파' 교수들의 기여가 더욱 높다는 의미다.
 
김소형 한국연구재단 연구위원은 이런 변화에 대해 "과거 10년간 대학과 중앙정부의 연구비 투자가 170% 이상 증가하면서 해외에 뒤지지 않게 됐다"며 "국내 대학에서 연구에 참여해온 대학원생들이 교수가 되어 우수한 논문을 쓰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2017 중앙일보 대학평가
교수 중 국내파·해외파 비율은 개별 대학에 따라 차이가 난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대는 해외파가 1233명으로 국내파(938명)보다 훨씬 많다. 연세대(해외 970명, 국내 947명), 고려대(해외 869명, 국내 747명) 역시 해외파가 더 많다. 한양대도 해외파(708명)가 국내파(572명)보다 많다. KAIST(해외 460명, 국내 163명), 포스텍(해외 208명, 국내 72명)도 마찬가지다.  
 
반면 성균관대는 국내파(742명)가 해외파(560명)보다 더 많다. 경희대도 국내파(760명)가 해외파(618명)보다 많다. 대체로 보면 이공계 비중이 높은 대학일수록 해외파 비중이 높다. 하지만 이공계에서도 10년 전에 비해 국내파가 늘고 있다. 서울대 이공계의 경우 해외파는 2007년 680명에서 지난해 695명으로 15명 늘었다. 반면 국내파는 492명에서 784명으로 292명이나 증가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개별 대학에 대해서도 국내파·해외파 사이에서 우수 SCI 논문 실적을 분석해봤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상위 20% SCI 논문 실적이 20편 이상인 교수는 국내에 모두 1173명. 서울대(197명), 성균관대(120명), 연세대(112명), 고려대(89명), KAIST(79명), 울산대(58명), 한양대(46명), 포스텍(44명) 등의 순서로 많다. 그런데 대학별로 여기에 든 교수 중 국내파 교수 비율을 보니 서울대는 56%, 성균관대 71%, 연세대 59%, 고려대 52%, 울산대 95%, 한양대 59% 등 대부분 국내파가 더 높았다. 
 
해외의 우수 학술지에 논문을 쓰는 교수들은 누구일까. 수백 명이 함께 참여하는 '거대연구'를 제외하고 저자 수가 20명 이내인 논문에 한정해 상위 20% SCI 논문 실적이 많은 교수 10명을 추려봤다. 그랬더니 여기에 '국내파'가 5명이나 포함됐다. 영남대 전기공학과 박주현 교수,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강윤찬 교수,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선양국 교수, 고려대 의과학과 나승운 교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신현동 교수다.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가한 박주현 영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박 교수는 중국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많이 한다. 그의 연구실에도 중국 출신 박사들이 여럿 있다. [사진 박주현 교수]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가한 박주현 영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박 교수는 중국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많이 한다. 그의 연구실에도 중국 출신 박사들이 여럿 있다. [사진 박주현 교수]

국내파인 영남대 박주현 교수(전기공학과)는 세계적 학술정보 서비스기업인 톰슨로이터에서 3년 연속 '수학 분야 세계 1% 연구자'로도 선정할 만큼 연구 실적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경북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포스텍에서 1997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 교수는 "내가 학위를 받을 당시만 해도 해외와 국내는 연구 여건에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연구 여건이 충분히 좋아져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강윤찬 교수

고려대 강윤찬 교수

박 교수는 전기공학 안에서도 수학과 가까운 '제어 이론'을 전공한다. "이론 연구에선 실험 장비 등에 대한 부담이 적어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역시 국내파인 강윤찬 교수(고려대 신소재공학부)는 아주대를 나와  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건국대 교수를 거쳐 3년 전 고려대로 옮겼다. 건국대 교수 시절의 우수한 논문 실적을 인정 받아 고려대에 스카웃 된 셈이다.
선양국 한양대 교수

선양국 한양대 교수

강 교수는 "우수한 연구 실적은 국내파·해외파를 떠나 연구자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고 본다. 국내라고 해서 해외에 비해 연구 여건이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대학에서도 연구자가 박사 학위를 어느 나라에서 받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연구역량과 실적을 가지고 있느냐를 가지고 교수를 뽑는 풍토가 더욱 자리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성시윤·조한대·백민경·전민희·이태윤 기자, 김정아·남지혜·이유진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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