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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대출 바짝 죈다···마이너스 통장까지 따져

정부는 24일 다주택자의 대출한도를 대폭 줄이는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모습.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부는 24일 다주택자의 대출한도를 대폭 줄이는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모습.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다주택자는 꽁꽁 묶어놓고, 취약계층은 금융복지로 지원하고.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기본 방향이다. 최종 목표는 가계부채 증가세의 연착륙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3일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이 추세치(연 8%대 초반)보다 0.5~1%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며 “가계부채 규모 면에서도 (연간) 10조~20조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40세 미만 청년, 주택대출 한도↑…마이너스통장도 DSR 포함
가계부채 대책, 다주택자 조이기에 초점
청년층은 장래소득 고려해 한도 늘려줘
마이너스통장 한도, DSR에 나눠서 반영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도 내년 3월 깐깐해져

 
점진적 연착륙을 추구하다 보니 일반 대출자가 아닌 주택담보대출이 2건 이상인 다주택자가 주요 타깃이 됐다. 기존 주담대 원금까지 반영해 대출한도를 줄이는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이 대표적이다.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임대업자도 규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내년 3월부터 부동산 임대업자의 과도한 대출을 간접적으로 제한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도입될 예정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일반적인 1주택자라면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오히려 장래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청년층(만 40세 미만)이라면 미래소득을 반영하는 신DTI 도입으로 대출한도가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
금융당국은 DTI 적용 대상을 현재 수도권과 지방 조정대상지역(세종, 부산 일부)에서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이번 대책엔 포함하지 않았다. 이찬우 차관보는 “일단 수도권과 조정대상지역에서 시행한 뒤 그 추이를 보면서 전국으로 확대할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으로 인한 영향을 주요 대출자 유형별로 따져봤다.  
 
①내 집 마련 청년층, 대출한도 늘어
청년층은 어떤 면에서 이번 가계부채 대책의 수혜자라 할 수 있다. 내년 1월 도입되는 신DTI는 장래소득까지 고려해 원리금 상환능력을 따지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회사는 자체 고객정보 분석과 통계청 정보를 활용해 고객의 소득을 최대 10% 비율 안에서 늘려 잡을 수 있다. 소득이 증액된 고객은 그 비율만큼 대출한도도 늘어난다. 연령이 낮을수록 장래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청년 대출자에 유리한 제도다. 특히 만 40세 미만인 무주택 근로자에 대해서는 장래예상소득을 10% 초과해서 늘려줄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한다. 따라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 청년층은 같은 소득인 중장년층보다 주택담보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연소득 4000만원인 35세 무주택 근로자의 경우 지금은 20년 만기로 대출가능한 금액이 2억3400만원(DTI 40% 적용 시)이지만 신DTI를 적용하면 2억7500만원으로 17.5% 늘어난다.  
 
② 다주택자, 대출 축소 불가피
무주택 청년층과는 반대로 신DTI 도입으로 인해 직격탄을 받는 대출자들이다. 이미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의 원금 상환액까지 따져서 상환능력을 심사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 두 번째 주담대부터는 15년의 만기 제한을 도입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보통 주택담보대출은 최장 30년 만기로 받을 수 있는데, 이를 15년으로 제한하면 DTI 기준에 맞추기 위해 그만큼 대출금액을 줄여야 한다. 유재수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대출 기간을 늘려서 DTI 규제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2주택자라고 해도 실수요자는 구제해주기로 했다. 예컨대 기존에 보유한 집을 팔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가기 위해 일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2건이 되는 경우가 그 대상이다. 만약 기존 집을 이미 팔기로 계약서 작성까지 한 상태라면, 내년 이후에도 신 DTI 적용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런 대출자는 기존 주담대는 원금을 뺀 이자상환액만 반영해 대출한도를 산출한다. 만약 아직 기존 주택을 팔기로 매매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2년 안에 팔 예정이라면 신 DTI는 적용하되, 두 번째 대출의 만기를 15년을 초과해서 20년, 30년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열어주기로 했다.
 
③다중채무자는 대출 거절될 수도
이번 가계부채 대책엔 총제적상환능력비율(DSR)을 내년 하반기에 은행권부터 도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DSR이란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연 소득 대비 몇 퍼센트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주택담보대출만 반영하는 DTI와 달리 마이너스 통장, 전세자금대출, 자동차 할부금융 등 전 금융권 대출을 망라한다. 개인의 빚 상환부담을 드러내주는 가장 정확한 지표라 할 수 있다.
 
DSR이 여신심사의 지표로 도입되면 은행은 기존 보유한 대출의 상환부담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고객엔 신규 대출을 거절하거나 대출한도를 크게 줄이는 식으로 관리하게 된다. 그동안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 등 대출을 여러 건 많이 받아놨던 다중채무자라면 추가 대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DSR이 몇 퍼센트이면 추가 대출이 안 된다는 일률적인 기준선은 정하지 않기로 했다. DSR 상한선은 각 금융회사가 대출자의 소득·신용도를 반영해 그룹별로 설정토록 했다.  

 
DSR 산출 시 논란 중 하나가 마이너스 통장이었다. 만약 만기가 1년인 마이너스통장의 대출 한도를 모두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에 포함시킨다면,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엔 5년 또는 10년 동안 만기가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한도의 5분의 1, 또는 10분의 1만 DSR에 반영키로 했다.
 
④분양 생각하면 중도금대출에 유의
부동산 시장이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분양시장은 ‘로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겁다. 이번 대책에 중도금대출 관련 규제가 포함된 것도 청약 열풍으로 집단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를 현재 6억원에서 5억원으로(수도권, 광역시, 세종시 기준) 낮추기로 했다. 적용 대상은 내년 1월부터 분양 모집 공고를 내는 사업장부터다. 아울러 HUG와 주택금융공사가 현재는 금융회사에 중도금대출의 90%까지 보증해주고 있지만 이를 80%로 낮추기로 했다. 보증비율이 낮아지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대출로 인한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 심사를 강화하게 된다. 특히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이나 단지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을 꺼리게 될 수 있다.  
 
⑤부동산 임대업자, 대출 깐깐해질 듯
금융감독원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 임대업자가 받은 대출 규모는 140조5000억원에 달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위해 임대주택 투자를 늘리면서 부동산 임대업자의 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 대책엔 부동산 임대업자의 대출 증가세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간접 규제인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년 3월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내용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부동산 담보대출 중 유효담보가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분할상환을 하도록 했다. 전액은 아니지만 대출금 중 일부는 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엔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산출해서 참고지표로 운영키로 했다. 연간 임대소득이 이자비용 대비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RTI가 150%가 넘어야만 대출을 내주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소득이 이자비용의 1.5배는 최소한 돼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대업자 관련 규제는 일괄 적용할지, 점진적으로 적용할지 등을 논의 중"이라며 "이자상환비율은 우선 참고지표로 운영한 뒤 향후 규제비율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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